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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봄의 전령사 뒷공원에 활짝 핀 홍매화. 아직 날씨는 쌀쌀하고 추운데... ...
겨울 파도 2016년 1월 18일, 주문진, 겨울 파도
겨울 봄 여름에 내리지 않던 비가 가을부터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다. 겨울들어서도 비로 내리더니 갑작스레 새벽부터 눈보라가 휘날렸다. 바람이 불며 간혹 해빛까지 내비치며 내리던 눈이었는데 인적이 없는 곳엔 제법 수북하게 쌓였다. 가뭄때문에 고생한다더니 이젠 비때문에 가을걷이를 망쳤다고 투덜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러나 저러나 참 말많은 인간들이다. 제뜻에 제맘에 맞는 세상일이 얼마나 되랴 싶은데 투덜거림은 언제나 끝이없다. 자연에 겸손하며 살자. 가뭄의 고통을 느꼈거든 감사하며 살아가자. 내린 눈에 불편하긴 하지만 그렇게 반갑이 맞은 초겨울의 풍성한 눈이었다.
노고단 일출 지리산 온천지구에서 바라본 지리산 일출
2014 가을 가는 세월 잡을 수 있나. 금년 가을도 낙엽만 남기고 떠나가누나. 조여청사 모성설(朝如靑絲 暮成雪)이라. 길지도 않은 인생 하루살이 같아라.
임실 옥정호 붕어섬 설리 휴게소 주차장에서 국사봉 전망대에서
경복궁의 밤 경복궁 야간개장, 구름같은 인파가 몰렸다. 특히 경회루 연못가엔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겨우 간신히 비집고 들어가 몇 장을 촬영했다. 대단한 정열을 지닌 포토맨들이었다. 아쉬운 것은 경복궁 근정전과 경회루 까지가 개방 공간이었다. 향원정의 야경도 아름다울 것 같았는데...
벚꽃 향기 날리는 밤... 바야흐로 흠뻑 무르익은 봄이 지나고 있다. 동네마다 가로수마다 주변의 공원마다 산자락마다 하얀 벚꽃에 살구꽃에 목련꽃이 활짝 피어 눈이 부셔 두 눈을 뜨지 못할 지경이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추워서 콧물을 흘리며 봄바람에 떨었는데, 참으로 봄날씨처럼 변덕스럽고 얄궂은 건 없나 보았다. 창문을 열 면은 은하고 달콤한 향기가 바람을 타고 코앞에서 맴돈다. 어찌 보면 살구냄새 같기도 하고 어쩌면 목련냄새 같기도 하고... 향기에 취해 문득 밤길을 나섰다. 흐드러진 벚꽃그늘에 꽃송이만큼이나 많은 상춘객들이 몰려들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쉴 새 없이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봄, 봄 봄이다. 봄이었다.
봄 봄 드디어 봄이 왔다. 아파트 정원에 살구꽃이 활짝 피었나 싶더니 벌써 꽃잎들이 바람에 눈처럼 날린다. 날씨도 화창하고, 따스한 햇살에 나른한 춘곤증까지 밀려온다. 모처럼 봄햇살을 등 뒤에 받으며, 맨발에 슬리퍼차림으로 아파트 주변 한 바퀴를 돌았다. 살구꽃잎 떨어진 풀밭에서 마지막 봄햇살을 즐기고 있는 듯, 여기저기 피어난 민들레도 조는 듯 시들어 가고 있었다. 앙상했던 느티나무에서도 고사리 같은 작은 잎들이 고개를 내민다. 목련, 벚꽃도 흐드러지게 만발했고, 봄을 제일 먼저 알렸던 산수유꽃은 이제 탈색되어 색깔이 바래고 있었다. 기다리면 오는 것이 세월인데... 봄 가면 또 여름 오고...
궁평낙조 모처럼 일몰을 촬영하겠다고, 장시간을 한자리에 서서 석양만 바라보았다. 날씨가 풀린 줄 알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갔다가 차갑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동태가 될 뻔했다. 너무 추워서 주차장으로 되돌아가서 자동차를 해변에 대놓고, 해 떨어질 때까지 차 안에서 대기했다. 뭔 청승인가 싶어 쓴웃음마저 들었지만,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 아름다운 결과물을 기대하며 감내하기로 했다. 수평선만 바라보며 오랜 시간을 기다렸는데, 태양이 바다로 떨어질 때 맙소사, 보이지 않던 작은 산 그림자가 나타났다. 오메가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섬그늘에 가려져 일그러진 모습으로 넘어가는 석양에 실망감이 여간 큰 게 아니었다. 이래저래 예상을 빗나간 촬영이어서 기분이 씁쓸했다. 화성팔경 중의 하나가 궁평낙조라는데... 궁평항에서 회를 배..
고독 무리져 날아다니는 갈매기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하늘에서 먹잇감을 찾고 있었다. 차갑고도 사나운 바람과 거친 파도 속에서 한 떼의 무리가 하늘을 날고 있었는데, 그들의 동선은 변함이 없었다. 갈매기들이 모여 있는 까닭이 궁금해서 부랴부랴 그곳을 찾아갔다. 갈매기들의 표적은 바다에서 퍼득이는 물고기가 아니라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이었다. 공중에 새우깡을 던지면 대부분은 땅에 떨어뜨리지만 날쌘 놈들은 부리로 덥석 물고는 자랑스럽게 솟구쳐 날아가기도 했다. 갈매기들은 사냥보다도 인간들이 뿌려주는 새우깡에 더 익숙해진 듯했다. 서로서로 엉켜서 다투면서 새우깡 뿌리는 사람의 손목만을 응시하며 맴돌았다. 그때 눈에 띈 한 마리, 이 녀석은 무리들과 떨어져 파도 앞에서 한참을 혼자 앉아 있었다. 어쩌면 새우깡..
밀물 황량한 뻘만 보이던 해안에 흙탕물이 으르렁거리며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 불과 십여분 사이에 그 너른 뻘밭이 서해의 탁한 바닷물로 가득 찼다. 바다로 나가는 시멘트 도로에 파도가 출렁이며 넘실거리자 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밀물을 향해 날아들었다. 아마도 파도에 휩쓸려 도로를 넘는 물고기들이 주목표인 듯싶었다. 순식간에 벌어지는 자연의 장관을 보며, 달려드는 파도에 위압감을 느끼며 나도 모르게 뒷걸음치고 말았다.
남산 국악당 주변 "春來不似春(봄은 왔건만 봄이 아니로다.)" 봄은 왜 이리 더딘 것인지. 봄 맞이 나갔다가 찬 바람에 콧물만 흘리고 돌아 왔다. 남녘엔 매화가 활짝 피었다는데, 좁은 우리 땅에서도 이리도 생태계가 다른 것인지... 사람들도 저마다 외투깃을 곧추 세우고 종종 걸음으로 바삐 걸어 간다.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회오리 바람처럼 여기저기에서 풀썩 풀썩 불어 닥쳤다. 남산골로 올라가니 양지바른 곳이라서인지 신통하게도 바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 아래 충무로 거리만해도 차가운 돌개 바람에 오들오들 떨었었는데....
서북 항로 신도의 하늘은 쉴 사이 없었다. 요란한 항공기의 굉음이 울리면서 거대한 여객기들이 육중한 동체를 드러내며 영종도 인천공항으로 내려앉았다. 하늘 높이 날아가는 여객기를 바라보노라면, 문득 낯선 이국으로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가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과 동경은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그것이 바로 인류 문명발전의 DNA일 테지만... 그런데, 여기서 바라보는 여객기들은 대부분이 영종도를 향해 내려앉는 항공기들이었다. 떠나는 사람들이 아니라 찾아오거나 귀소하는 사람들이라, 내려앉는 여객기를 바라보는 심회가 사뭇 달랐다.
남산풍경 날씨가 제법 풀렸다. 그러나, 하늘은 잔뜩 찌푸렸다. 아직 바람에는 겨울 냄새가 묻어 있었다. 작정하고 오른 것은 아닌데, 남대문길을 걷다 보니 우연히 남산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가 보였다. 어린 시절, 시골 촌놈에겐 남산 케이블카는 엄청난 동경의 대상이었었다. 철들며 까맣게 꿈속에서 사라졌던 그 케이블카가 눈앞에서 어른거렸다. 승강장까지 천천히 걸어가 왕복표를 8000원 주고 끊어, 생애 처음으로 남산 케이블카를 타고 팔각정에 올랐다. 서울타워 아래, 드라마에서 가끔 보았던 무수한 자물쇠로 엮인 울타리를 보았다. 저마다의 사연을 적어서 굳게 채워 잠근 자물쇠 뭉치들... 문득, 형형색색의 자물쇠의 주인공들의 현재가 궁금해졌다. 자물쇠를 채울 때의 심정으로 하루들을 살아가야 할 것을... 지나가는 나그네의..
대관령 대관령 바람은 참으로 셌다. 고갯마루에 서니, 내륙으로부터 불어오는 눈 섞인 칼바람에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었다. 차가운 바람은 두꺼운 방한복 안에까지 파고들었다. 날씨가 맑았으나 하늘빛과 바다가 한 빛이라 수평선을 찾기가 힘들었다. 밖 경치를 두루 즐기려 했으나, 추위 때문에 오래 머물 수 없었다. 언제나 고개마루에 서면, 아스라이 멀리 바라 보이는 풍경에 마음이 설렌다. 낯 설고 처음 보는 풍경일 땐, 가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동경이, 낯익은 풍경일 땐 고향을 찾는 푸근함이 가슴에 전해진다. 오랜만에 옛 대관령을 넘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1. 대관령 너머 강릉 방향 2. 대관령 안쪽 평창 방향
일출 오늘도 어김없이 태양은 뜨고 진다. 바다는 호흡해야 살 수 있는 생명체 같다. 쉴 새 없이 해안으로 파도를 밀어내 제 육신을 부숴대며 하루들을 살아간다. 현대 인간의 삶은 어쩌면 바다를 닮았는지도 모르겠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밖에 나가 세상과 부딪히며 제 몸을 부수며 살아간다. 때로는 알면서도 뛰어나가 부딪히고, 때로는 영문도 모른 채 밀려나가 부딪힌다. 바다의 푸르디푸른 쪽빛 머리가 바위에 부딪혀 하얀 물보라로 산화되어 흩어진다. 흩어진 바다의 포말들은 다시 대지에 떨어져 바다가 된다. 아침에 나갈 때 검은 머리가 세파에 흰머리로 한 올 한 올 산화되어 저물 무렵 귀가한다."조여청사모성설(朝如靑絲暮成雪)"이라고 아침엔 푸른 실 같던 머리칼이 아뿔싸 해가 저물 무렵엔 흰 눈 같은 백발이 되었구나. 영겁..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 2011.12.31. 명동성당...
북한산 파노라마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은 특이하게도 바위산이다. 커다란 바위 봉우리들이 희끗희끗 솟아올라 서울을 울타리처럼 감싸고 있다. 그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강이 흘러, 산과 물, 그리고 사람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도시를 이루었다. 북으로는 우람한 삼각산 흰 암봉들과 남으로 관악산의 거대한 바위들이 복작거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굽어보고 있다. 높은 빌딩 없이 한옥들만 있었던 조선의 한양을 상상해 보면 그 정경이 너무 아름다울 것 같다. 북한산 자락 아래 성을 쌓고 도읍을 만들어, 한강을 앞에 두고 자연과 더불어 살았을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처럼 아름답게 그려진다. 모처럼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에 올라 동서남북 사방을 조망하며 아름다운 풍광을 맛보았다. 도시의 거대한 빌딩들의 높이도 한 점,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수원화성 볼일이 있어서 수원 팔달문 근처 지동에 나갔다가, 화성의 갈대꽃이 보고 싶어 화서문에 들렸다. 성 아래 갈대 군락지에 갈대들이 역광에 흰머리를 날리며 출렁이고 있었다. 갈대꽃은 순광보다 역광이 아름다운데, 태양을 마주 보자니 자신이 서질 않는다. 태양을 숨겨가며 역광과 순광으로 섞어서 몇 컷을 촬영했는데, 역시나 하늘빛과 갈꽃의 흰색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하늘빛을 살리면 갈꽃의 색깔이 죽고, 갈꽃의 흰색을 강조하자니 하늘빛이 사라지곤 했다. 찍으면 찍을수록 사진이 어려우니 내가 생각해도 안타깝고 어려운 일이다. 화서문에서 산책로를 따라 올려다 본 서북각루 서일치 앞머리에서 화서문 방향으로 바라본 서일치와 서북각루 서북각루 앞에서 내려다 본 화서문과 서북 공심돈 화서문 앞머리에서 - 서북공심돈과 북포루..
고궁의 가을 구름이 많은 날이라 햇볕이 오락가락했다. 바람은 스산하여 쓸쓸한 심회를 돋구었고, 가로수들도 잎사귀를 떨구어 나목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스산한 가을 날씨 때문인지 행인들도 그리 많지 않았다. 어찌보면 사진 찍기엔 안성마춤인 그런 날이었는데,자주 접하는 대상이라 큰 감동이 일어나지 않았다. 광화문 광장을 가로질러 가을 바람을 쐬다가, 결국 경복궁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내국인보다 일본사람, 중국사람들이 더 많아 보였다. 수학여행 온 일본 학생들을 바라보며, 일제총독부 건물을 들어내기를 썩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훼손된 경복궁을 바라보는 마음이 좋지 않은데, 아직도 총독부 육중한 건물이 서 있다면 민족적 자존심이 아직까지도 비참함 속에 빠져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것을 바라보며 자랑스러워..
청계천 동화 청계천 유등축제가 한창이다. 밤에 봐야 제 맛일 테지만, 낮에 보는 풍경도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 비록 물 위에 고정되어 흐르진 않지만 어린 시절,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 섬세하게 빚어낸 조형미도 아름답고, 해학적인 모습에 절로 미소를 머금게 했다. 여기가 한양! 도사님과 12지신상 '시집가는 날' 일부 효녀 심청 백조 일본 아오모리 현 협찬 백마 탄 단종 임금-영월 단종릉 사당에 있는 그림으로 영월군 출품 날아라 슈퍼 보드의 손오공과 삼장법사 저팔계
가을비 비 한 번 내릴 때마다 겨울은 한 걸음 더 다가선다. 스산한 바람 속에 날리던 낙엽들이 물기를 흠뻑 머금은 채로 엉켜있다. 제 떨어질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자동차 위에 소복이 쌓이고 말았다. 점점 짧아지는 낮 길이 때문에 하루가 빨리 저문다. 그렇지 않아도 빠르게 지나는 세월인데, 눈 꿈뻑일 때마다 세상이 달라 보이는 것 같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지난 시절, 바쁘게 사느라고 소식 한 번 제대로 나누지 못했던 사람들의 얼굴들이 떠오른다. 흐르는 빗물처럼, 떨어지는 낙엽처럼 그들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시월의 마지막 날 시월이 간다. 가슴 한 구석이 휑하니 구멍이라도 뚫린 듯 몹시 시리다. 예년에 느끼지 못했던 상념들이 쓸쓸하게 다가온다. 밤늦게 지인들의 부름을 받고 대폿집에서 막걸리를 받아 마시며 지나는 세월을 달래었다. 무성했던 머리칼이 세월 따라 성글어져, 한 올 두 올 셀 수도 있을 것 같다. 서로 마주 보며 한참을 실없이 웃었다. 늘어가는 얼굴의 잔주름과 머리칼은 반비례해서 머리를 살짝 털기만 해도 낙엽처럼 떨어진다, 아까운 청춘들이 마구마구 떨어져 간다..... 아아! 시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잊혀진 계절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를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 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 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
가을 서정 길가의 은행나무에서 노란 잎들이 제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 바람에 날린다.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들을 드러내 보이며, 또 한 해를 떠나보낸다. 하루가 다르게 짧아지는 한낮의 길이만큼이나 세월의 걸음이 성큼성큼 지나간다. 배고픈 어린 시절에는 배불릴 수 있는 가을을 손꼽아 기다렸었는데, 반세기 넘은 삶을 떠나보낸 지금에는 계절의 쓸쓸함이 가슴에 저며 온다. 연록의 새순으로 세상에 머리를 내밀어 이파리 큰 녹엽이 되었다가 새빨간 단풍으로 불태우곤 바람에 팔랑팔랑 떨어지며, 우리네 인생을 반추시키는 시월의 마지막 날이 지나고 있었다.
한국인의 초상 국립 중앙 박물관에서 열리는 초상화 전시회에 갔었다. 실물은 아니지만 우리 한국인의 얼굴들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관람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좋았다. 비록 초상화들의 보존상태가 썩 좋지 않았고, 서양화처럼 입체감이 없어 사실성이 부족한 듯싶었지만, 초상화를 그리는 정성과 정밀함이 뛰어났고, 관심 있는 인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준비성이 부족하여 단렌즈가 아닌 광각렌즈를 사용한 탓에 왜곡이 많았다. 전시장 입구의 타이틀 영조의 즉위 전 초상, 연잉군 시절 강화도에서 나무하고 물고기 잡으며 살다가 세도정치 덕에 제왕으로 즉위했던 강화 도령 이원범, 철종의 초상 비운의 황제 고종 조선을 개국했으나, 자식의 권력투쟁으로 피눈물 나는 아픔으로 불행하게 살았던 태조 이성계, 부분 서산대사..
사유하며 미소짓는 부처님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정신줄을 놓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반가사유상 전시실이다. 어두운 방 안에 홀로 모셔진 미륵반가사유상은 너무나 신비해서 한참을 들여다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침묵 속에 잔잔한 미소로 세속의 때를 씻어낸 듯 고요한 표정은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마치 염화시중의 미소처럼 부처님의 깨우침이 마음속으로 잔잔하게 전해지는 듯하다. 일요일 오후 초상화 전시회에 갔다가 3층으로 달려가 사유상을 찾았다. 본디 연꽃 화관을 머리에 얹고 상체를 탈의한 채, 한 다리를 꼬고 앉은 국보 83호 반가사유상을 생각하며 달려갔으나, 그 자리엔 아름다운 관을 쓰고 단정하게 의상을 갖춘 78호 반가사유상이 앉아 계셨다. 반가사유상은 우아하고 부드러운 곡선의 흐름이 일품이다. 보일 듯 말듯한 미소와 깨달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