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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화성시 제부도

  밀물이 들어오면 섬이 되고, 썰물로 물이 빠지면 육지가 되는 섬, 제부도.

  우리나라엔 그런 곳이 꽤 많이 있지요. 그 중 대표적인 곳이 제부도입니다. 수도권에 위치하기도 하지만, 유명해진 탓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입니다. 그 덕에 섬의 서쪽 해안에는 횟집과 놀이 시설, 모텔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차라리 계획적으로 개발이 이루어지면, 모양새는 보다 좋아질 텐데, 난개발이라 어수선합니다. 2-30 년 전 한가로운 서해안 어촌이었을 때가 더 낭만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80년대 후반에 이 섬에서 하룻밤을 텐트 치고 자면서, 주민들에게 맛조개를 사서 삶아 먹다가 진주 알을 씹은 적이 있었습니다. 어찌나 놀라고 신기했던지, 그 진주 알을 고이 간직하다가 값을 물으니 상품성이 전혀 없다는 거였습니다. 너무 싱거워서 그냥 웃고 말았지만, 그래도 너무 신기했던 경험이라 제부도하면 그 때의 추억이 떠오릅니다.지금은 서해대교 건설 이후 그 많던 맛조개들이 사라졌답니다. 사람들의 개발 행위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이토록 크답니다.



  제부도의 서남단에 있는 매바위입니다. 바닷가 바위에 굴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원하면 그 자리에서 캐, 생굴로 먹을 수도 있습니다. 알갱이가 작긴 하지만... 시꺼먼 바닷물에 행궈서 그 작은 굴을 입에 넣는 모습은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습니다.


섬의 서쪽 해수욕장입니다. 물이 차면 해수욕장이 되지만, 물이 빠지면 모래사장 아래 시커먼 뻘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해수욕하기엔 물이 맑진 않습니다.


바닷가에 축대를 쌓고 길을 내고, 그리고 식당들과 숙박업소들이 그득하게 들어섰습니다.


 이침 바닷길이 열리고 나서 곧, 걸어서 제부도를 빠져 나와 보았습니다. 시멘트 길에 아직 바닷물이 남아있었습니다.


육지로 걸어 나오면서 뒤돌아 본 제부도입니다.


육지로 나가는 차들이 달릴 때마다 바닷물이 빗물 튀듯 튕겨 뿌려집니다.


  가운데 보이는 등대섬은 썰물이 되면 전곡항에서 걸어갈 수 있습니다.


  예전엔 1차선 도로에다 중간 중간 교행 지점을 만들어 차량 운행시 시간이 제법 걸렸는데, 지금은 2차선이라 차량들이 제법 속도를 내며 지나갑니다. 제부도까지 이어지는 교통망도 좋아져서 접근성이 매우 좋아졌습니다.

  인근에 전곡항이 요트항으로 개발이 되었습니다. 또, 제부도 남쪽 해안 궁평리에 궁평항이 조성되고, 궁평항 아래는 갯벌을 막은 제방 위로 길이 생겨 화성시 조암면 이화리 기아자동차 공장 일대와 이어졌습니다. 궁평리는 99년 6월에 씨랜드 사건으로 유명해진 곳입니다. 조잡한 레저 타운으로 개발했었는데, 그 덕에 컨테이너로 지어 올린 청소년 수련원 씨랜드에 불이나서 체험학습왔던 유치원 어린이들 19명과 인솔 교사 및 강사 4명 등 23 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 당하는 참사가 일어났었죠. 그 후로 그 일대는 개발이 중지되었지만, 대체로 서해안 일대가 개발되어 가히 상전벽해를 이루었습니다. 서해안 일대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눈앞의 이윤 추구만을 생각하는 성급하고 졸속적인 개발 행위는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처럼 섬에서 육지로 바닷길을 걸어 나오니 '출애굽기' 한 장면은 아닐까 착각에 빠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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