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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홍유릉

  조선왕릉을 찾아다니다 보니, 마지막 왕인 고종과 순종의 능에도 관심이 생겼다. 고종과 순종의 능은 그리 멀지 않은 남양주 금곡에 있다. 고종은 몰락해 가는 조선 왕조를 부여 안고 안간힘을 써보지만, 이미 썩을 대로 썩은 정부 관리들과, 호시탐탐 조선을 노리는 열강들의 견제와 간섭에 결국 국권을 잃고 말았다. 조선을 두고 러시아와 청나라를 상대로 싸워 이긴 일제는 강제병합으로 500년 조선왕조에 굴욕적 최후를 안겨 주고 말았다. 하루아침에 나라 잃고 망국민이 돼버린 조선의 백성들은 무슨 죄가 있었을까. 나라 잃고 도탄에 빠진 백성들과는 달리 일제와 야합한 매국노 친일파들이 부귀호사를 누리며, 활개 치는 세상이 되어버렸으니, 참으로 개탄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홍유릉은 조선조 마지막 왕인 고종과 비운의 명성황후의 홍릉과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황제와 순명효황후 민씨, 순정효황후 윤씨의 묘소인 유릉을 말한다.

 

1. 홍릉

 

  홍릉은 조선 제26대 왕 고종과 명성황후 민씨의 묘소로 동봉이실 합장릉이다. 하나의 능침 안에 왕과 왕후의 석실을 각각 두어 합장하였다. 고종은 1919년 1월 21일 덕수궁 함녕전에서 67세로 승하, 같은 해 3월 3일 남양주시 금곡동에 초장봉릉(初葬封陵)되었다. 명성황후 민씨는 1895년 8월 20일 경복궁내 건천궁, 옥호루에서 일본 낭인들에게 시해당하였다. 1897년 11월 22일 한성부 동부 인창방(仁昌坊) 청량리(현 숭인원)에 처음 장사 지냈으며, 1919년 1월 16일 현재 위치로 능을 옮겼다.

  능 상설(象設)의 특징은 고종이 대한제국 선포에 따라 황제의 능으로, 능역 조성을 명나라 태조의 효릉(孝陵) 방식에 따랐다. 능침을 수호하는 보호석(護石)인 양석(羊石)과 호석(虎石) 대신침전 앞에서부터 기린·코끼리·사자·해치·낙타 각 1쌍, 마석(馬石) 2쌍을 2단의 하대석 위에 올려놓았다. 또, 종래의 정자각(丁字閣) 대신 일자형(一字形)의 정면 5칸, 측면 4칸의 침전(寢殿)을 세웠으며, 문인석의 금관조복과 무인석의 장식이 강조되었다.

 

황제의 묘법에 근거한 석물과 침전. 석물은 홍살문으로부터 말 2쌍,낙타, 해태, 사자, 코끼리, 기린 각 1쌍을 도열시키고, 무인석과 문인석을 세웠다.

 

침전의 단위에서 바라본 왼쪽 석상들- 석물들은 대체로 키가 크고 홀쭉하여 마른 모양이었다.

 

오른쪽 석상.

 

황제의 격식에 맞게 정자각 대신 들어선 침전과 그 옆의 비각

 

침전 뒤에서 바라본 능인데, 능침은 보이지 않는다.

 

고종황제의 왼 편에 명성황후를 합장했다는 비석

 

비각 뒤에서 바라본 능침

 

문신석

 

무신석

 

기린

 

사자

 

해태

 

낙타

 

왼쪽부터 말, 낙타, 해태, 사자, 코끼리, 기린, 무신, 문신석물

 

재실쪽으로 이동하면, 침전 뒤의 능침이 보인다.

 

재실 측면

 

재실 안, 관리인이 처마 밑의 거미줄을 제거하고 있다.

 

대문을 들어서며 바라본 재실

 

2. 유릉


  유릉은 조선왕조 마지막 왕인 순종과 순명효황후 민씨, 순정효황후 윤씨의 묘소로 동봉삼실 합장릉이다. 순종은 1926년 4월 25일 대조전에서 53세로 승하해 같은 해 6월 11일 이곳에 초장 봉릉되었다.  순명효황후 민씨는 1904년 9월 28일 경운궁 강태실에서 33세로 죽어 같은 해 11월 29일 양주군 용마산 내동 현재 어린이대공원 경내에 초장 되어 유강원이라 하였다. 1907년 황후로 추봉 되고 능호도 유릉으로 했으며, 1926년 6월 5일 이곳에 천릉되었다.

  순정효황후 윤씨는 1966년 1월 13일 72세로 죽어 이곳에 묻혔다. 능의 상설로 홍살문과 석물 침전은 일직선상이나 능침은 옆으로 비꼈으며, 현대 감각을 주는 문인석·무인석은 사실적으로 입체감을 잘 나타내고 있다.

 

  홍릉에서 유릉으로 이동하면서 바라본, 유릉 앞의 관리실

 

유릉의 배치는 홍릉과 유사하다. 다만, 석물들이 보다 시실적이며 입체감이 있어 현대적 느낌을 생생히 보여주었다.

 

침전 뒤로 능침이 보인다.

 

사실적인 무인석

 

문인석

 

침전에서 바라 본 홍살문 방향

 

침전 뒤 처마 아래에서 바라본 능, 능침은 역시 보이지 않았다.

 

순종황제를 중심으로 왼쪽엔 순명황후, 오른쪽엔 순정황후를 합장했다는 비석

 

홍유릉 경내에 있는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의 영원과 이구의 회인원은 비공개지역이다.

 

  망해버린 제국 황제의 능이다. 독립적 연호도 쓰지 못했던 조선 왕조와 달리, 대외적으로 조선의 자주권을 선포하며 대한제국을 선포했건만, 오히려 더욱 초라해져 버린 대한제국. 불과 1세기 전, 대한제국의 몰락을 바라보는 현대의 우리는 대오각성하여 국격을 높이고, 국방을 보다 튼튼히 해서 국가의 자존을 대외에 과시해야 할 터인데, 사회 지도층 인사들과 정치인들의 부정과 비리, 또, 엄청난 예산을 들인 국산 방위장비들이 불량품이라는 뉴스들은 자다가도 가슴이 철렁거려 벌떡 일어날 정도로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제발 몰락해 버린 제국의 전철은 다시 밟지 말아야 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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