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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아! 광화문

  65주년 광복절을 맞아 광화문부터 숭례문까지 광화문 복원을 축하하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뜨거운 뙤약볕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없이 몰려든 시민들로 밤 늦게까지 북적거렸다.

  충무공 동상 뒤로 세종대왕과, 덮개를 벗어버린 광화문의 모습이 북악산 산봉우리와 잘 어울렸다.


덮개를 벗고 모습을 드러낸 광화문


광화문 지나 흥례문


흥례문 지나 근정전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경회루


임금님 내외분의 후원, 향원정.


향원정 뒤, 건청궁 안의 명성왕후가 앉았던 대청 마루


명성황후가 살았던 옥호루, 이곳에서 황후는 1895년 일본 자객들에게 시해되었다. 

호기심 어린 관람객들이 문짝 아래 쪽에 뚫려있는 문살 사이로 황후의 침전을 들여다 보고 있다.


궁궐의 안주인이 즐겼을 교태전 후원, 아미산과 굴뚝.


임금께서 주무셨던 강녕전, 교태전과 강녕전 지붕 위에는 용마루가 없다.


임금께서 집무하셨던 편전인 사정전


신하들과 국정을 논의하던 근정전


흥례문의 뒷태


광화문의 뒷모습


고궁박물관 쪽에서 본 광화문


광화문 천정 봉황 문양


광화문 서쪽 해태


광화문 동쪽 해태


덮개를 벗어버린 광화문을 보겠다는 설레임에 달려 갔으나, 넘치는 인파로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운집한 시민들에다,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확성기를 켜고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큰 소리로 외치며 집회를 여는 개신교인들과 현란한 군복을 입고 자유민주주의 사수를 부르짖는 대한 경우회, 

대한 향군회의 노인들... 그야말로 북새통이자 아수라장이었다. 


무엇이 이토록 종교인들과, 수십 년 전 벗어버렸던 군복을 벗지 못하고 목에 핏줄을 세우는 노인들을 이 광장에 내세웠을까.

광복 65주년, 성스런 날에 복원된 광문을 보고 기쁨에 겨워야할 시간에, 현기증이 나도록 큰 안타까움이 밀려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귓가에서 벌소리처럼 잉잉거렸던 확성기 소음이, 내내 머물러 있었다.





"그 날이 오면"    - 심훈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이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 같이

종로의 인경 머리로 드리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이 깨어져 산산조각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리까.

그 날이 와서, 오호 그 날이 와서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기어

커다란 북을 만들어 둘쳐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꺼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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