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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장절공 신숭겸 묘

장절공 신숭겸을 아시나요? 신숭겸은 고려의 개국공신으로 왕건을 위해 목숨을 바친 명장이었습니다.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과 싸울 때, 적군에 포위되어 죽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신숭겸이 나서서 왕건에게 갑옷 바꿔입기를 간청했다지요.왕건의 갑옷을 입은 신숭겸은 왕건이 지휘하던 수레를 타고 왕건인냥 행세하며 후백제 견훤군과 용감히 싸웁니다. 그 사이 왕건은 샛길로 빠져나가 목숨을 구하게 되지요. 왕건의 갑옷을 입었던 신숭겸은 결국 후백제군에의해 장렬히 전사를 하게 됩니다. 목숨을 구한 왕건은 전투가 끝나고 머리없는 신숭겸의 시신을 끌어안고 통곡을 했답니다. 그리고, 신숭겸의 고향인 춘천에 그의 시신을 묻어 주었습니다. 적들에게 빼앗긴 머리를 찾을 수 없어 황금으로 머리를 만들어 붙여서 장례를 치렀답니다. 이 자리는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명당자리로 유명합니다.



묘역에 들어서기 전 자그마한 연못입니다.


묘의 왼쪽에 있는 홍살문, 홍살문 안에 사당이 있습니다.


장절공 신숭겸 사당


밑에서 올려다 본 신숭겸의 묘, 울창한 소나무들이 양옆으로 도열해 있고, 중턱에 묘를 썼습니다.


  죽은 사람은 한 명인데, 묘는 3기입니다. 왕건은 머리 없는 신숭겸의 머리를 황금으로 만들어 장례를 치렀는데, 도굴을 염려해서 봉분을 세 개 만들었답니다. 발굴해보면 신숭겸의 황금 얼굴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도굴을 당하지 않았다면 말이죠.


봉분 앞에는 조그만 상석과 비석 하나만 서있습니다. 무인석이나 문인석, 또는 촛대석이라도 보일 법 한데 묘자리에 비해서 너무 수수한 모습입니다.


 묘자리 위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멀리 북한강과 춘천 시가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문외한인 내가 보더라도 완벽한 배산임수 명당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신숭겸이 떠난 지 1000 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눈앞에 탁 트인 시야는 변함이 없겠습니다. 앞의 작은 연못은 인공적으로 꾸며 놓은 배산임수를 위한 장치일테지만, 옛부터 금강산에서 흐르는 북한강 물줄기가 의암댐으로 더욱 풍성한 수량을 지닌 강물이 되었음을 죽어서라도 느낄 수 있는 신숭겸의 커다란 홍복이라 생각됩니다. 


  풍수에 대해 문외한이긴 하지만, 한 가지 흠이라면, 탁 트인 전망이 동쪽이라는 것입니다. 눈앞에 펼쳐진 북한강과 춘천시, 그리고 멀리 대룡산 산줄기들은 남향이 아닌 동향입니다. 남향이라면 더욱 좋았을 텐데요.


키 큰 소나무들이 좌우로  빽빽히 서 있습니다.


  묘역을 빠져 나오니, 길 옆에 장군의 동상이 있습니다. 얼굴 모습이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해 보입니다.


  고려 때의 인물이지만, 그 충성심은 길이 본받을 만 했기에 조선 시대에도 이어져 존경을 받았나 봅니다. 고려의 정몽주처럼요. 해마다 시제 때마다 신숭겸 장군의 자손들, 평산 신씨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어 오히려 이 묘역이 좁을 지경이라네요.

  고려시대 왕건의 자손 고려 16대 임금인 예종은 신숭겸을 애도하며 노래를 지어 불렀답니다. 그 유명한 '도이장가'입니다. 신라 향가의 잔존형태로 국문학사에서 매우 유명합니다.

  1120년(예종15) 왕이 서경(西京:平壤)에 행차하여 팔관회(八關會)가 열렸을 때, 그 자리에 개국공신 김락(金樂)과 신숭겸(申崇謙)의 가상(假像)을 만들어 참석하게 한 것을 보고, 왕이 그들의 공을 추도하여 지은 노래랍니다.




"님을 온전케 하온
마음은 하늘 끝까지 미치니
넋이 가셨으되
몸 세우시고 하신 말씀
직분(職分) 맡으려 활 잡는 이 마음 새로워지기를
좋다, 두 공신이여
오래 오래 곧은 자최는 나타내신져.”




1000년의 세월 뒤에도, 장군의 충절은 변함이 없이,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바라보며 길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사족 : 찾아가는 길은 춘천 소양강 다리를 건너 화천 방향으로 직진하면 인형 극장이 나옵니다. 인형 극장 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다리를 건너면 춘천시 서면인데, 서면에서 의암댐 방향으로 내려오다가 우측을 보면 이정표가 있습니다. 서면에서 의암호까지 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환상적인 곳입니다. 해마다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볼거리도 많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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