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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寺

남북통일 염원을 담은 천안 각원사

  한 때 동양 최대좌불을 봉안했다는 각원사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10여 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 천안을 지나니, 각원사 이정표가 나타났다.천안 외곽의 큰 길에서 작은 도로로 한참을 달려가니 각원사 아래, 눈에 익은 작은 저수지가 눈에 띄었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절의 경내까지 차량이 들어갈 수 있었다. 전혀 차량을 통제하지 않는 여유로움이 있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 규모의 장대함이었다. 1975년에 창건했다는 이 절은 전후 좌우에 즐비한 전각들의 크기가 유명한 전통사찰을 능가했다.

  이 절을 창건한 경해법인 큰스님께서는 한국전쟁(6.25사변)때 통일염원 성전 건립의 서원을 세우고 오랫동안 교학과 수행정진 과정에서 태조산에 인연되어 재일동포 ‘김영조(金永祚) 거사’와 ‘ 부인 정정자(鄭貞子)보살’의 시주로 1977년 5월 9일 좌대를 포함해서 높이 15미터, 무게 60톤의 거대한 아미타불 좌불상 "남북통일기원 청동대불"(南北統一祈願 靑銅大佛)을 태조산 중봉에 봉안하였다고 한다.


 국내에서 목조 대웅전으로서 가장 큰각원사 대웅보전은 건평 200평으로 34개의 주춧돌이 놓였으며, 100여만 재의 목재가 투입된 외 9포, 내20포의 전면 7칸, 측면 4칸의 법당으로 건립되어 1996년 10월 15일에 낙성식을 가졌다. 


 중앙 불단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에 두고 좌우로 대자대비 관세음 보살, 대성자모 관세음 보살님은 협시보살로 봉안하고 있다. 후불탱화의 주불은 석가모니불, 좌우로 아미타불 약사여래불과 그 회상이다.



  산신신앙은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우리 민족의 토속신앙을 불교 전래이후 사찰에서 이들 산신을 호법선신으로 포용하여 사찰 경내에 전각을 짓고 산신님을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맨 앞에 산신전, 그리고 천불전, 대웅보전...


  칠성각은 우리나라 사찰 특유의 전각 중 하나로서 칠성은 수명신의 구실과 함께 가람수호신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 칠성이란 북두칠성을 일컫는 말로서 사찰에 칠성님을 모시게 된 것은 중국의 도교사상이 불교와 융화되어 나타난 것이다. 칠성은 인간의 수명장수와 길흉화복을 맡고 있으며 도교에서는 칠원성군이라 하고 불교에서는 치성광여래불로 모셔지고 있다. 즉, 불교 칠성신앙의 대상은 북두칠성이 아니라 여래의 증명을 거치고 7여래의 화현으로 나타난 칠성신이라는 것이다. 


  북두 제1(北斗第一)은 자손에게 만덕을 주고, 북두 제2는 장애와 재난을 없애주고, 북두 제3은 업장을 소멸시키고, 북두 제4는 구하는 바를 모두 얻게 하고 ,북두 제5는 백 가지 장애를 없애주고, 북두 제6은 복덕 (福德)을 두루 갖추게 해주고, 북두 제7은 수명을 오래도록 연장시켜 준다.


  청동아미타불상 앞으로 가자, 어디선가 좌불을 세 바퀴 돌고, 설법전으로 들어오라는 스피커 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라서 좌우를 둘러보니, 좌불상 옆에 있는 설법전에서 스님이 밖을 내다보며,우리를 향해 하시는 말씀이었다. 내방객들에 대한 스님들의 친절한 안내가 고마웠다.


  태조산 각원사에 모셔진 청동좌불상(높이 15미터 무게 60톤)은 아미타부처님으로서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아 1977년 5월 9일에 봉안되었다.아미타불은 한량없는 광명을 지니고 중생의 번뇌와 어둠을 밝히는 한편, 한량없는 생명을 지녔기에 생멸이 없는 부처님이라는 뜻이다. 서방정토 극락세계의 교주이며, 어떤 중생이라도 착한 일을 하고 아미타불을 지극 정성으로 부르면 서방극락의 아름다운 정토(淨土)로 맞아 가는 그런 부처님이다. 아미타불은 사바세계에서 서쪽으로 십만억불토(十萬億佛土)를 지나서 있는 극락세계에 머무시면서 현재까지 설법을 하고 있다.


  아미타불님의 인자한 인자한 미소로 우리의 소원인 남북통일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강대국 틈바구니 속에서 시련을 겪고있는 민족의 운명이 풍전등화처럼 느껴진다. 이념보다는 몇 사람의 권력에 대한 야욕 때문에 둘로 나뉘어 끝없는 동족 간의 갈등을 빚고 있다. 세계의 역사에서 동족간에 400만 이상을 살상한 민족은 우리말고 없다고 한다. 자스민 향기는 거침없이 한반도까지 불어오는데, 변함없는 북녘을 생각하면 참으로 가슴 아프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의 성공과 건강을 위하여, 그들의 소망을 글로 적어 절집 위에 올린다. 그 소망들은 그들의 염원대로 부처님의 자비로 모두모두 이루어지길 바란다. 기왓장에는 의미도 알 수 없는 이방인의 낯선 문자도 보였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뜻은 인종을 뛰어넘어 모든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일 것이다.


 때마침 12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왔다. 법당 안에서 참배하던 신도들로 하나둘 밖으로 나와 공양실로 들어 갔다. 불청객에다가 불교 신자도 아닌 탓에 쭈삣거리고 있노라니, 참배하시던 어느 분이 친절하게도 공양실로 가라고 일러준다.이곳의 공양실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다고 한다. 산신전 아래 공양실에서 소박하면서도 정성스레 장만한 점심을 공양받았다.

 각원사는 그 규모는 장대했으나,자연과의 어울림은 그리 뛰어나지는 않아 보인다. 인위적으로 쌓아올린 축대며, 마당에 깔아 놓은 자잘한 자갈들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깨트리고 있었다. 그러나, 절집 안에서 만난 모든 분들의 친절함과 배려가 10여 년 만에 잠시 들렸다가 떠나가는 나그네의 마음을 가볍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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