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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

눈 내린 화성

 수북하게 쌓인 눈 위에 또 눈이 내렸다. 금년 겨울에는 혹한과 폭설이 많을 것이란 예보가 맞는 모양이다. 방한모와 두툼한 파카로 중무장을 하고 나서 길을 나섰다. 큰길은 염화칼슘덕인지 다 녹았는데, 이면도로는 마치 스키장 같다. 조심스레, 천천히 차를 몰아 화홍문 아래 주차하고 방화수류정으로 걸어갔다. 금년 여름, 태풍 곤파스덕에 나무들이 꽤나 사라져, 풍경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바람이 차가웠음에도 탐광객들이 많았다. 용감한 것은 카메라 든 진사님들이었다. 수북하게 쌓인 눈 속을 거침없이 밟고 들어가 포인트를 찾느라고 애쓰고들 있었다. 다행히 햇살이 퍼져 하늘빛이 고왔다.

 

1. 방화수류정과 화홍문

 

 방화수류정 앞 용연 안에 버드나무 섬이 휑하여 쓸쓸해 보였다. 태풍으로 부러져 나간 나무들 때문에 속알머리 없는 사내 같다. 거기에 흰 눈까지 내렸으니 풍상을 다 겪어 고풍스런 영감님 모습이었다.

 

 

화성의 안쪽에서 바라본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화홍문에서 장안문으로 가는성벽 바깥풍경

 

 

2. 장안문(화성의 북문)

 

한양의 숭례문보다도 더 크고 웅장하며, 조선조 건축예술의 백미를 보인다는 장안문이다. 6.25 때 성루가 부서진 것을, 화성의궤를 바탕으로 완벽하게 복원했단다.

 


장안문 바깥쪽 - 포루 위에서 총안 사이로 바라본 풍경

 

 


3. 화서문(화성의 서문)

 

화성의 서문으로 반달형의 성벽이 성문을 보호하고 있다. 외부로부터 적의 공격에 대응하기 쉽게 설계하여 쌓았다.

 

 


4. 서북각루에서 화성장대까지 가는, 성곽 바깥길

 

성벽의 바깥길을 따라 화성장대까지 걸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발자국들이 눈 위로 길을 내놓았다. 성 위로 걷는 것보다 힘은 들지만 경치는 비할 데 없이 아름다웠다.

 

 

 

 

 


5. 화성장대(서장대)

 

팔달산 정상에 있는 화성의 총지휘소로 화성 전역이 한눈에 보인다. 성의 서쪽에 있는 지휘소라고 하여 '서장대'라고도 한다. 동쪽에는 동장대가 있다.

 

 

 


화성장대의 남쪽

 


화성장대의 뒤태

 


장안문부터 창룡문까지 (화성의 북동쪽)

 


화성을 기점으로 한, 지구촌 각 곳에 이르는 이정표

 

 

 


6. 화성행궁

 

화성 행차 시 정조께서 머무르시던 곳으로 복원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대장금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어, 한류의 배경이 되고 있다. 수원시에서 중점적으로 정비하고 성역화하여 국제적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행궁의 정문인 '신풍루'와 왼쪽 처마 끝에 화성장대가 보인다.

 

 

화성을 반바퀴 돌았다. 신발이 젖어 눈 녹은 물이 양말에 스며들어 더 이상 오래 지체할 수도 없었다. 미 끌어 넘어질 뻔하다가, 다행히 무릎만 땅에 찧었다. 찬 바람을 오래 쐰 탓인지 돌아오는 차 안에서 깜빡깜빡 졸기까지 했다. 따뜻한 히터 바람에 온몸이 노곤했다. 집에 들어오니, 얼음 지치다 돌아온 어린아이처럼 순식간에 피곤이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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