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정방사' 소문만 듣고 가을 구경하러 불원천리 멀다 않고 찾아 갔는데, 정방사 가는 길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고속도로로 달려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나들목으로 나와 청풍명월단지부근을 거쳐 금수산 정방사 입구 2km 전 지점까지 갔다. 큰 길에서 좌회전해서 들어가자마자 비포장도로가 나오고 시멘트 다리를 지나니, 포장된 도로가 좁디좁은 1차선로였다. 때마침 정방사에서 내려오는 차량 4 대를 만나, 다리 위까지 후진하여, 사이드 거울까지 접은 뒤 교행하도록 했다. 좁은 1차선로 때문에 차를 되돌려 입구에 세워놓고, 2km의 산길을 타박타박 걸어 올라 갔다.
40분여를 걸어올라 갔는데, 시멘트 포장로라 산길다운 운치는 적었다. 다행하게도 도로 양편에는 큰 나무들이 빼빽하게 이어져 있어서 그늘을 만들어 주긴 했다. 이따끔 절에오른는 차량들이 먼지를 남기며 요란하게스쳐 지나갔다. 차를 두고 올라가기로 한 나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다라고 생각하니후외막심하였다. 포장도로 끝 지점에서 또 비포장 도로를 한구비 돌아 가니 돌계단이 보이고, 우거진 숲 사이로 절집의 추녀가 조금 보였다. 돌계단을 돌아 올랐더니 절벽 아래 탁 트인 충주호을 바라보며 절집들이 횡으로 주욱 늘어서 앉아 있었다.
돌계단을 오르니, 시원하게 벼랑과 그 아래 절집들이 한 눈에 나타났다.
종루에서 바라본 정방사.
돌계단 끝 지점에서 올려본 정방사
절 뒤의 절벽과, 절집 마당, 그리고 마당 아래 벼랑...
좁은 공간 때문인지 가람 배치는 매우 단조롭다. 횡으로 주욱 늘어서 있는데, 절집 이름이 유운당이다. 이른바 구름이 머무는 집이란 뜻인데, 높은 산 위에 있다보면, 정말 구름 속에 머무는 날이 많을 것 같다.
절 마당에서 내려다 본 충주호.
절을 지나 절집의 우측 방면에서 바라본 정방사. 담쟁이가 붉게 물든 암벽을 병풍삼아, 관세음보살 석상이 확 트인 아래 세상을 굽어 보고 있다.
절에서 내와와, 절집으로 올라가는 돌계단 시작부분에서 올려다 본 정방사방향. 생필품을 끌어올리는 레일이 인상적이다.
불교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이름난 명산을 찾아가면, 햇볕 잘드는 명당터에자연과 어울리는절집들이 있었다. 정방사의 절집들은 썩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지만, 절집이 들어선 자리가 경관이 매우 수려한곳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찾아,가을이 물드는 험하고도좁은 정방사 길을 오르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