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1)
황매산 철쭉꽃 산행기 장박마을에 도착한 시각이 오전 11시 10분, 마을 입구 다리 앞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마을옆길을 통과하여 주능선이 있는 너박이 쉼터까지 굽이굽이 비탈길을 올라갔다. 숲이 우거져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었는데, 휴일날이라 사람들이 많은 게 흠이었다.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더 많아서, 모퉁이 돌아서는 구비마다 힘들어 하는 여성분을 많이 보았다. 요즘 산악회는 여성들이 대세인가 보다. 화려한 등산복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사람들이 많다 보면 모두가 무신경해져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좁은 길 한가운데서 길을 막고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요즘 누구나 다 들고 있는 스틱을 함부로 휘두르기 일쑤였다. 이웃을 배려하는 등산매너가 아쉽다. 예전에는 산에서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서 서로 인사하고..
산청 황매산 철쭉 말로만 들었던 황매산 철쭉꽃은 정말 대단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행에 민감한 건 정말 우리의 기후와 자연 때문이겠다. 그래서 분명하게도 메뚜기는 한 철이겠다. 산청군 장박마을에서부터 비탈진 산길을 올라 능선 산행에 접어들면서부터 사방은 철쭉꽃 천지였다. 내 생애 이렇게 많은 철쭉꽃을 본 건, 이번 산행이 처음이었다. 소백산 산행 때는 철을 놓쳐 시들어가는 철쭉꽃을 보곤 여간 실망했던 것이 아니었는데, 황매산 철쭉꽃은 정말 일품이었다. 때 맞추어 철쭉꽃을 보러 나온 전국의 등반객들 또한 대단히 많았다. 이따끔 길목마다 앞으로 나가기 위해선, 추석날 귀성열차표 사는 줄만큼이나 길게 줄을 서서 반걸음씩 움직였다. 인파 못지 않게 폴싹거리는 먼지도 대단했다. 이토록 철쭉꽃이 활짝 핀 장관을 본다면, 대여섯 시..
진안 마이산 날씨 쾌청. 성급한 사람들은 벌써 반팔 셔츠 차림이었다. 오전 열 시 반쯤, 마이산 남부주차장에 도착하니, 난장이 선 것처럼 벌써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기대했던 벚꽃은 볼 수 없었다. 예년보다 추웠던 탓에 다음 주 정도에 절정을 이룰 것 같다는 섭섭한 얘기를 들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순전히 산행만을 위한 것은 처음이다. 블로거들의 아름다운 마이산 벚꽃 풍경이 부러워 산행에 나섰는데, 초입부터 기대감이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좌측 샛길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로는 쾌적했다. 오솔길처럼 좌우에 우거진 나무숲 사이로 부드러운 흙길이 대부분이라 초보자들에게도 좋을 듯했다. 전구간이 비교적 평탄한 구간이라 그리 힘들지 않았다. 비룡대 전망대에 오르는 암벽이 조금..
강화 마니산 신년들어 두번 째 산행은 강화도 마니산, 일요일 강화까지 교통이 걱정이어서 목적지를 바꿀까도 생각했었는데, 다른 곳도 별 뾰족한 대책이 없어 그대로행을 강행했다. 비교적 산행이 순탄하다는 화도면 상방리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경이었다. 주차장엔 벌써 등산객들로 인산인해였다.그들과 휩쓸려 매표소에 들려 1500원씩 입장료를 내고 산행을 시작했는데, 입구 직원으로부터 마침 참성단을 개방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난 번 올랐을 땐 정원 초하루와 개천절, 또는 특별한 날 며칠만 개방한다고 해서 그 아래녘에서 스쳐 지나쳐서 매우 아쉬웠었다.이침 일찍부터 서두른 보람이 있었다 싶어 기대감이 부풀었다. 등반길은 두 갈래였는데, 하나는 계단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하나는 능선을 타고 오르는 길이었다. 북서쪽..
수원 칠보산 1월 1일, 정월 초하루. 날씨가 흐려 거실에서 뒹굴고 있던차에 반가운 전화를 받고 산행에 나섰다. 가는 도중 눈발이 휘날려 걱정했으나, 큰 눈 예보는 듣지 못했기에 함박눈을 맞으며 산에 올랐다. 정상이 236m라 동네 뒷산이라 생각하면 꼭 맞겠다. 바위가 없고, 완만한 능선 산행이라 많은 사람들이 산책코스로 안성마춤인 곳이다. 3-40년 정도 되는 나무들이 무성해 여름철에도 햇볕에 노출되지 않고 그늘 속에 산행하며 상쾌한 공기를 호흡할 수 있는 산이다. 화성시와 수원시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주변이 논과 밭이었는데, 개발 붐을 타고 산의 동쪽인 수원에 아파트들이 하나 둘 무리지어 들어서고 있다. 눈발 속에 호매실 LG빌리지 뒤에 차를 두고, 개심사란 작은 절이 있는 골짜기에서 등산을 시작했다. 새해 첫날..
북한산 모처럼 날씨가 너무 좋아 산행길에 올랐다. 늘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 뿐이어서 낙엽진 북한산의 속살을느껴보고 싶기도 했다. 송추행 704번 시내버스를 타고 은평뉴타운을 지나 북한산성 입구에 내렸다. 일찍 출발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첫이정표 앞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30분이었다. 정상인 백운대 까지는 3.4KM...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것 같았다. 나홀로 산행에다 추운 겨울 산행이므로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수년전 이곳을 등반할 때는 포장도로를 이용했기 때문에 요번엔 계곡을 따라 올라가기로 했다. 북한산성입구 들머리 첫 이정표, 등산 출발시간 12시 30분. 계곡은 깨끗이 정돈되어 자연으로 되돌아 왔다. 계곡사이로 무수한 가게들이 행락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는데... 다리를 건너지 않고 오른쪽으로 올라갔다..
내장산 단풍은 이미 떨어져 땅바닥에 칙칙한 잔해를 남기며 부서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파는 내장사 골짜기를 가득 메우고 있어서 종종 걸음으로는 앞으로 나갈 수조차 없었다. 전날 비가 내린 까닭으로 웅덩이엔 빗물과 단풍잎들이 엉켜 있었다. 인파를 헤치고 내장사 입구직전까지 걸은 후, 우회전하여 서래봉 가는 비탈길을 올랐다. 내장사 가는 길 가파른 비탈길을 조금 오르니 벽련암(碧蓮庵)이 나타났다. 울창한 숲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서래봉 암벽능선을 보기 위해서라도 암자에 들려야 했다. 본디 백련암이었다는데, 추사 김정희 선생이 벽련암이라 이름하였다고 전한다. 계단을 올라 암자 안으로 들어서자 서래봉 암벽 능선이 병풍처럼 내장산 골짜기를 감싸고 있었다. 암자 앞 다락 위에 올라서서, 벽련암 전경을 조망했다. ..
지리산 천왕봉 5월 5일, 어린이날. 하늘은 푸르렀다. 작년 가을엔 구름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해서, 천왕봉 등정길에 다시 올랐다. 겨우내 큰 산행을 미루어 왔기에 다소 부담이 되었지만 맑은 날씨에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소형차 주차장 가는 대로에서도 천왕봉의 흰 머리는 가슴을 설레게 했다. 백두산 다음으로, 남한에서는 제일봉이 천왕봉이 아니던가. 며칠간 황사 때문에 걱정도 많았었는데 날씨가 맑아 기분에 상쾌했다. 문제는 주차장이 넘치도록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좁은 산행길이 몹시 붐빌 것 같았다. 중산리 소형주차장에서 법계사에서 운행하는 소형셔틀버스를 탔다. 법계사입구에서 내렸다.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3km 정도라 그 만큼의 시간 덕을 본 셈이었다. 차비는 1000원. 작년에는 시주함에 성의 표시로 제각기 차비를..
경주 남산 4월 9일 날씨 화창, 남녘의 봄은 이미 흐드러지고 있었다. 경주 나들목 초입부터 상춘객들로 차량들이 밀리기 시작했다. 개나리는 축축 휘어져 진노랑 빛깔을 지천으로 내뿜고 있었고, 벚꽃 역시 순백색의 꽃망울을 활짝 터트리고 있었다. 남산 통일전 정문부터 산행을 시작했었는데, 산골짜기로부터 봄바람이 다소 세차게 불었다. 금오산 정상까지 이르는 길은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평탄한 길이라 산행의 묘미는 적었다.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는 경주 남산에서 유적들을 보려 찾았으나, 신작로 같은 넓은 길에서 유적들을 찾아보기란 불가했다. 아쉬움으로 큰길 따라 타박타박 무르익은 봄풍광을 즐기며 올랐다. 삼화령 부근에서, 조망 파노라마(3P) 금오산 정상석, 인증샷 금오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암릉에서 삼릉계곡 석가여래좌상을 바..
통영, 미륵산 강추위가 엄습했다는 12월 16일, 통영 미륵산을 찾았다. 4시간여를 걸쳐 도착한 통영엔 봄햇살이 퍼지고 있었다. 겹겹이 껴입었던 옷 때문에 땀을 꽤 많이 흘리기도 했다. 전체 소요 시간은 3시간여... 정상에서 이곳저곳을 조망하느라 넉넉하게 시간도 보냈다. 곳곳에 충무공의 전적지가 서려 있고, 우리 현대사에서 많은 예술가들을 배출하기도 했던 통영이었기에 감회가 새로웠다. 통영이란 도시의 명칭도 이순신장군이 이곳에 삼도 수군통제영을 설치했었기 때문이란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러고 보면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불렀던 보다도 통영이 더욱 사랑스럽고 애착이 가겠다. 통영시의 유래를 알고 나니 이곳이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일약 군사적 요충지로 새롭게 인식되었다. 도착시간 11시, 용화사 공터에서부터 등반을 시..
바람 열린 너울길 - 신시도 대각산 11월 21일, 고군산군도에서 새만금 방조제 덕에 내륙으로 편입된 신시도를 찾았다. 행정구역은 전북 군산시, 신시도의 주봉이 해발 198m의 월영봉이기 때문에 산행이라기보다는 간단한 트레킹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무엇보다도 모처럼 휴일날, 친한 친구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라는 것이 의미 깊었다. 현지에 오전 11시에 도착하여 오후 3시까지 약 4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이미 입소문 때문인지, 주차장에는 승용차들이 빼곡히 차있었고, 주차장 확장 공사와 인파로, 들어서는 초입부터 어수선했다. 등산로는 건조한 날씨 탓으로 먼지가 쌓여 걸음을 옮길 때마다, 먼지들이 폴싹폴싹 피어올랐다. 등산길에 올라 구비를 돌아, 신시도 남쪽 절개지 위에서 내려다본 배수 갑문, 연무가 심하여 시계가 맑지 않았다. 남쪽의 산..
구름 속을 걷다 - 지리산 천왕봉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얼마나 망설였는지 모른다. 다음으로 미루려고 몇 번을 마음먹었다가, 약속된 제 날짜에 감행하기로 했다. 중산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천왕봉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10시였다. 셔틀버스는 법계사에서 운행하는데, 차비는 받지 않고 승강대에 보시함을 놓고 임의대로 넣도록 했다. 1000원을 넣고 3km를 올라왔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콩나물 버스를 탄 셈이었다. 미니버스 기사는 그리 친절하지 않아서, 등산객들을 대하는 태도가 퉁명스러웠다. 국립공원 안에 있는 절들은 대체로 친절하지 않은 것이 공통점이라면 내 지나친 억측일지도 모르겠다. 입장료 징수에 눈을 부라리는 사찰 측 직원들. 절과는 상관없이 등산 왔다가 보지도 않을, 절 입장료를 어쩔 수 없이 뜯기는 관광객들... 상식적으로도 생..
백양사 가는 길 간발의 차이로 때를 놓쳐, 설악산 등반에서 단풍 보는 것을 실패하고, 단풍으로 그 유명한 백양사를 찾았다. 가을 단풍철에 백양사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 오늘 산행이 뜻 깊은 셈이었다. 더우기 백암산을 넘어 백양사를 찾아가는 길이라 유명한 단풍경관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컸다. 여정은 전남대 수련원- 몽계폭포-사자봉 갈림길-사자봉-상왕봉-백학봉-약사암-영천굴-백양사로 약 4시간 30분 예정이었다. 길가에 감나무 과수원들이 많았다. 대단위로 꽃감을 말리는 풍경도 놀라웠고, 길옆에 가로수도 빨갛게 물들어 어린애처럼 마음을 들뜨게 했다. 남창골로 들어가는 입구의 이정표 단풍보다 사람들이 더 많았다. 더군다나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처음엔 앞 사람 등만 보고, 올라갔다. 개중에는 뒤에서 밀치듯 ..
봉화 청량산 봉화군 도립공원인 청량산을 찾은 것은 이 번이 두 번째이다. 지난방문 때는, 눈내린 겨울철, 청량사에 올라 병풍처럼 둘러 싼 산봉우리들을 보며, 그 능선들을 걷고 싶었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그 소망을 아루게 되었다. 멀기도 먼 4시간의 거리를 달려 도착한 청량산, 토요일인에도, 깊은 산이라 그런지 등산객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선학정 주차장에 내려, 등반 시발점인 입석으로 아스팔트 포장로를 따라 이동했다. 청량사 일주문이 보였다. 아름다웠던 청량사를 생각하며 바쁜 걸음으로 일행들의 뒤를 쫓았다. 등반 안내도를 쳐다보며 등반코스를 그려 보았다. 입석에서 출발하여 김생굴, 경일봉, 자소봉, 탁필봉, 연적봉, 하늘다리, 장인봉, 장인봉에서 청량폭포로 하산하는 코스로 4시간30분 정도로 예상했다. 선학정에서 ..
관악산에서 조망 파노라마 날씨가 맑아 가시거리가 매우 좋기에 파노라마용으로 촬영을많이 했다. 보통 날이라면 연무내지는 스모그 때문에 가까운 곳도 뿌옇게 보일 텐데, 태풍덕분에 맑은 하늘과 사방으로 확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었다. 등산객들이 끼리끼리 모여 먼 곳을 가리키며, 환호하고 있었다. 홀로 산행이라 이야기할 사람은 없고, 그들 틈에 끼여 귀동냥으로 조금 듣다가 서먹해져서 사방을 둘러보며, 몇 장씩을 촬영하였다. 카메라의 중압감이 보통이 아니어서 쓴 웃음도 나왔다.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니다가는 디스크 나기 십상이겠다. 좌우 어깨로 번갈아 가며 대각선으로 멨다가 그것도 힘들어 스트립을 양 어깨 뒤로 넘겼더니. 베낭 끈이 적당이 높이를 맞추어 줘서,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1 연주대 부근(연주암 위 포토죤) 2. 수원 광..
관악산 09월 07일 날씨가 너무 맑았다.하늘엔 푸른빛이 너무 투명해서 티 한 점 없었다. 아랫녘에서는 태풍 말로 때문에 비상이 걸렸는데, 여기 날씨는 역설적으로 태풍이 온갖 티끌까지도 싹 쓸어 갔나보다. 주섬주섬 장비를 챙겨, 관악산에 올랐다. 오르는 도중 구름이 드문드문 나타나, 하늘 풍경을 심심치 않게 만들어 주었다. 기상 관측대 능선에 서니 서북 쪽 전망이 한 눈에 들어온다. 관악에 몇 번 올랐지만 서해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멀리 송도 신시가지 빌딩들이 시야에 들어왔다.고층 빌딩들이 표식이 되어 송도임을 쉽게 짐작할 수있었다. 정상표지석... 커다란 바위를 갓처럼 머리에 이고 있어서 관악이라 이름 지었나 보다. 정상에서 남쪽 방향, 과천 의왕 고속도로와, 그 위로 수원 광교산 주능선이시원하다. 정상에서..
주왕산과 주산지 1. 주왕산 국립공원 청송 주왕산을 일찌기 마음에 두었으나, 기회가 없어 미루던 차에 작정을 하고 한 걸음에 대달았다. 주왕산 입구에서 보이는 산세가 예사롭지 않아 벌써마음을 설레게 했다. 주왕산 주차장을 휘돌아 본 다음, 주차장 아래 다리건너에 있는 민박집을 예약하고, 차를 주차한 후 걸어서 주왕산 안으로 들어섰다. 입구에 돈을 받겠다는 대진사 직원들과 다소 실랑이를 한 후, 소위 문화재 관람료를 내고 산길을 걸었다. 천년고찰이라는 안내판이 있었으나, 불원천리 이곳에 온 것은 절을 보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지도 않을 절 관람료를 내라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설악산에서도, 치악산에서도, 등산객들에게 절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은 너무 파렴치한 일이라 생각한다. 절을 보고 가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할 일이..
광교산 이모저모 1. 노루목 오르는 계곡 2. 시루봉 정상 북쪽의 관악산, 북한산, 서울타워,그리고 청계산 북쪽 성남 방향(좌측이 청계산) 광교산 남쪽의 수원 팔달산과 화성 서장대, 화서문, 연무대 주변 서쪽의 군포 수리산 3. 상광교동 사방댐
설악산 대청봉 수원 ic에서 춘천고속도로 동홍천을 지나 한계령 휴게소까지 두 시간 반밖에 걸리지 않았다. 몇 년을 벼르기만 했던 대청봉 장정에 나섰다. 한계령부터 서북능선을 통하여 중청 대청봉에 올랐다가 오색으로 내려오는 코스인데, 대략 7시간 반 정도 예상했다. 9시 30분에 드디어 한계령 탐방로 입구에 들어섰다. 날씨는 쾌청했으나 바람이 거셌다. 설악엔 이제 봄이 시작이었다. 애기손같은 앙증맞은 연두색 어린잎들이 돋아나고 있었다. 조금 오르다 뒤돌아보니 한계령 구비구비 휘어진 도로가 강물처럼 골짜기를 흐르고 있었다. 어린 잎사귀들과 머리 위로 거친 바람들이 떼 지어 지나갔다. 몸에서 송골송골 맺힌 땀들을 힘센 바람들이 식혀주었다. 산행 때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 터란 말이 생각난다. 작은 한 걸음들이 긴 여정을 만..
영암 월출산 날씨 쾌청! 온도 적당... 벚꽃이 지기 시작할 즈음, 월출산에 올랐다. 2년 전 눈을 밟으며 구름다리에서 멈췄던 것이 애석하여 드디어 종주의 길을 나섰다. 천황사터에서 구름다리 - 사자봉 - 천황봉 - 구정봉 - 억새밭 - 도갑사에 이르는 여정으로 대략 5시간 예상을 하고 11시 정각에 천황사 주차장을 출발했다. 등산로 초입부터 많은 등산객들이 몸을 풀고 경쟁하듯 오르기 시작했다. 천황사지와 바람골이 갈라지는 3거리 이정표 이정표가 곧 여정이었다. 바람골 길이 좋을 것 같았으나, 일행을 따르기로 했다. 지난번 구름다리까지 오르는데도 심장이 요동쳤었다. 선두 그룹을 쫓다가 결국 조금씩 쳐지고 말았다. 호흡이 가빠져서 조절하다 보니 페이스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낮은 평지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가파른 급경사..
군포 수리산 광교산에 오를 때마다 서쪽에 있는 수리산 준봉을 바라보며 벼르기만 하다가 드디어 날을 잡았다. 인터넷으로 수리산 등반로를 검색한 후, 군포 도서관에서 출발하여, 태을초등학교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했다. 집에서부터 대중교통은 불편하고 시간도 더 걸려서, 부득이 승용차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동군포 IC에서 빠져나가 군포 중앙도서관으로 갔다. 군포 중앙도서관 부근에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인근 아파트 상가에 임시방편으로 주차했다. 벌써 많은 행락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을 오르고 있었다. 단독산행이라 지도 표시대로 옮겼지만, 임도 오거리라는 곳에 이르니, 그 많던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인적이 없어 모처럼 한산한 산행을 하게 되었다. 아래 지도의 2코스 - 5코스로 예상 시간은 3시간 30분 ..
해남 달마산 3월 중순임에도 밤새 내린 폭설로 또다시 한겨울을 맞은 미명에, 땅끝마을 해남을 향해 불안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다행히 차도에는 길이 살짝 얼어붙은 정도여서 차량운행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또한 하늘이 맑아 행선지에 도착하면 문제가 없을 것 같기도 했고... 고속도로로 나가자 도로 옆 나무들이 모두 하얀 눈을 뒤집어 쓰고 있어서, 마치 영화 "의사 지바고"의 한 장면쯤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해남으로 접어들자, 빨갛게 갈아엎은 황토밭과 가로수로 심은 동백이 우리를 반기었다. 눈은 찾아 볼 수 없고, 싱그러운 봄 기운이 무르익고 있었다. 적어도 차 안에서는 봄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차가운 강풍이 온 몸을 휘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백꽃은 새빨간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사나운 바..
덕유산 향적봉 2월 4일, 향적봉을 향해 길을 나섰다. 10시 30여분, 덕유산 국립공원 삼공지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덕유산정엔 흰 눈이 쌓였다. 덕유산 산행이 이 추운 겨울 마지막 눈꽃산행이었다. 국립공원 안내 표지. 부지런하게도 벌써 내려오는 분들도 있었다. 덕유산 국립공원 전체 안내도. 백련사까지는 포장도로였다.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는 산행이 어색해서, 산길을 택할까 고심하다가 포기하고 사람들 뒤를 따라 올라갔다. 도로 위에는 눈 뭉친 얼음 덩어리들이 간간 있었고, 추운 날씨답게 가끔 강풍이 큰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노출된 귀와 볼을 싸매고 모자를 뒤집어 쓴 채 얼음 계곡을 따라, 도로를 한참 걸었다. 그늘 쪽엔 눈길이 얼어 있었고 간간 모래를 뿌려 놓았으나 미끄러웠다. 계곡의 경..
관악산 과천 향교에서 출발하여 오르는 관악산 코스인데, 올라가는 길목에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주인장의 마음씨가 아마도 따스한 듯하다. 올라가야 할 등반로 안내문 저 멀리 산정의 천문대와 송신소가 보였다. 계곡 사이의 다리를 건너고, 등반 계단로를 지났다.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 연주암에 올랐다. 멀리 보이는 건 청계산인데 그 정상이 망경대이다. 일찍 올라온 사람들은 연주암에서 점심 공양을 했나 보다. 이 연주암 마루로 건너와 막간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천문대와, 송신소, 그리고 벼랑 위에 지은 연주대. 깎아지른 벼랑 위의 맞배지붕의 빨간 연주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찌 저런 험한 곳에 절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 싶다. 관악산 정상과 연주대 관악산 정상과 표지석. 무르익는 가을빛 속에 등반객들의 옷색깔이..
마니산 9월 26일, 민족의 성산이라는 마니산! 그동안 벼르기만 하다가 드디어 날을 잡아 산행에 옮겼다. 함허동천 쪽에서 올라가는 길과 화도면 상방리 코스가 있는데, 화도 쪽 등반이 무난하다는 말을 듣고, 화도면 상방리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만난 강화 안내도. 마니산이 있는 이곳은 본디 강화도 남서쪽의 고가도라는 섬이었는데, 조선조 1600년대에 강화유수유수가 강화도의 가릉포와 고가도의 선두포에 둑을 쌓아 강화도와 고가도를 연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등산로 입구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받았다. 국립공원 입장료도 없어졌는데, 왜 받냐고 물었더니 그냥 씨익 웃었다. 하기사 특별하다 싶은 동네 들어가는데도 차단기를 설치해 놓고, 입장료를 강요하는데, 여기선 아름다운 산 관리를 위해 좀 받겠다는데, 뭘. 주차장에서..
수원 광교산 생각나면 불쑥 오르는 산이다. 전에는 가까이 있어도 소 닭 보듯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었는데, 요즈음은 광교산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높지 않아서 아기자기하고 맑은 날이면 한 걸음에 달려갈 듯 남산 서울타워까지 한눈아래 다가온다. 숲이 좋아 여름땡볕도 시원하게 가려주고 곳곳에 쉼터가 마련되어 숲 속에서 상쾌하게 기분전환도 할 수 있고, 등산로 또한 잘 정비되어 시민들의 휴식을 위한 수원의 제일강산이다. 토요일 일요일에는 사람들로 넘쳐 산 전체가 몸살을 앓지만, 나름대로 수원시에서 관리를 잘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요즈음 광교신도시 조성사업으로 산발치 아래를 깎아먹어 고층아파트로 채우고 있다. 벌써 수지 방면 산자락은 무분별한 용인 관계자들과 업자들 때문에 지렁이 토막 나듯 토막토막 잘려나..
속리산 12월 3일. 스산한 겨울비가 내렸다. 현관문을 나설 때 날리는 빗방울에 예감이 좋지 않았지만 약속된 산행인지라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섰다. 방풍복 위에 작은 빗방울들이 맺혀 굴렀다. 다행히 버스가 남진했을 때, 그쪽은 잔뜩 흐리기만 했을 뿐 비는 내리지 않았다. 간혹 구름사이로 빼곡히 얼굴을 내민 흐린 날씨 탓에 달빛 같은 태양도 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며 경북 상주 화북에서 등반을 시작했다. 등반경로는 문장대에 올라 주능선을 타고 천황봉까지 갔다가 그 너머 법주사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흐린 날씨였지만 시계는 양호하여 출발이 순조로웠다. 30년도 더 지난 예전에 문장대에 올랐던 적이 있었기에 이번 산행은 의미가 있었다. 강산도 세 번은 더 바뀌었을 세월에 젊은 시절의 추억들이 피어올랐다. 문장..
청계산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엎드려 간절히 자신의 소망을 빌고 있습니다. 그들의 소원은 모두 동일합니다. 자식들의 수능고득점! 수능고득점을 위해 빌고 또 빕니다. 절에서, 교회에서, 또는 점집에서, 부처님께, 하느님께, 신명님 또는 대감님께 열심히 빌고 또 빕니다. 비는 정성에 비례하여 점수가 나오길 갈망하지만 결과는 반드시 그렇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산에 오르며 저분들의 소망이 이루어지시기를 염원해 봅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자라나는 아이들을 착취의 대상으로 여겨 왔습니다. 젖 떨어지기 무섭게 유치원에 입학해야죠. 아이들은 초등학교 다니면서부터 방과 후, 몇 개의 학원을 돌면서 생존을 위한 학습활동에 힘씁니다. 중학생이 되어선 특목고에 가기 위해, 또 특목 학원에 다녀야 합니다. 해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