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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하꼬네, 닛코, 토쿄

가깝지만 먼 나라, 미워하고 싫어하지만, 어쩔 수없이 기대는 나라, 일본.

옛날부터 왜구들은 노략질과 조선조 7년간 왜란과 근세에 이르러 강제병합하여 식민지 수탈 등, 우리 역사를 오욕으로 물들였다. 아직도 그들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못하고, 적반하장으로 독도가 지네 땅이라 우기는 소인배들이기도 하고... 그러나 한편, 우리 경제개발의 모델이 되었고, 지금도 우리가 의존하는 경제 대국으로, 손잡지 않을 수 없는 나라이기도 하다. 일본은 두 번째로 방문하는데, 이번에는 후쿠시마에서 도쿄로 여행했다. 비행기는 한적한 시골 마을 후쿠시마 국제공항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후쿠시마공항에서 입국 수속. 입국 수속이 간단하지 않았다. 비행기 안에서 작성한 입국신고서 양식이 잘못되었다고 다시 쓰란다. 기분이 좋을 리 없다. 게다가 심사대 관리는 꼼꼼하게 여권을 이리저리 살피고 나서 입국 스티커를 붙여주었다.

 

 버스에 올라 도쿄로 향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한 바퀴 돌아보았는데,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손님들의 옷차림도 수수해 보이고... 우리나라 고속도로는 3 공화국 때, 이탈리아를 모델로 해서 건설했다고 들었는데, 휴게소의 모습을 보니 휴게소는 일본을 본뜬 모양이었다. 휴게소에는 먹을거리 상점으로 가득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여행자들을 편히 쉬게 하려는 공간보다는 하나라도 더 팔아 이익을 남겨보겠다는 분위기였다.

 

 차림표의 사진과 일어만 아니라면, 우리나라라고 해도 곧이 믿을 정도였다.

 

 휴게소 밖에는 천막 친 노점도 있었다.

 

 천막 노점이 의외로 많아 우리나라 휴게소보다 장삿속이 한 수 위일 성싶다.

 

 도쿄로 향하는 고속도로변의 농지와 농가들, 우리나라와 유사한 풍경이었다.

 

 버스 차창으로 바라본 도쿄 신시가

 

도쿄에 도착하여 오다이바에 있는 후지 TV 사옥 전망대에 올랐다. 방송국은 무료로 개방하고 있었는데, 일본 방송을 우리가 잘 모르니까 복잡한 스튜디오는 관심이 없어서 전망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도쿄만을 바라보았다.

 

도쿄에서 1박 후,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이 있는 '하코네'를 찾았다.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하코네 중앙에 위치한 아시호수(芦ノ湖)였다. 이 호수는 40만 년 전의 화산 활동으로 생겨난 칼데라호수라는데, 상당히 넓었다. 호수 안에는 해적선 모양의 유람선을 운행하고 있었다.

 

 왜 하필 해적선을 이곳에 띄웠는지 모르겠지만, 배는 그들 전통의 왜구선이 아니라 서양 해적선이었다. 갑판 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치를 즐기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의외로 많았다.

 

  해적선에서 내려, 호수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된장국과 튀김, 샐러드, 그리고 밥인데, 밥에 여러 가지를 넣은 것이었다. 영양 돌솥밥도 아니고... 반찬도 조금씩 조금씩... 시장하던 차라 먹긴 먹었지만 맛은 별로였다.

 

 호수에서 오와 쿠타니로 올라가자, 일본의 상징이라는 후지산이 눈앞에 우뚝 서있었다.

 

 오와쿠다니. 300년 전 산 내부에 갇혀 있던 수증기가 폭발하면서 만들어 낸 화구의 일부이다. 올라가는 도중의 지신사당, 우리나라로 치면 아마 산신당쯤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일본에는 토속적인 것이 참 많다.

 

 올라가는 계단 옆으로 흐르는 유황이 흐르는 물, 유황 냄새가 매우 역했다.

 

 솟아오르는 수증기가 이곳이 활화산임을 보여 주었다.

 

 멀리 보이는 일본 상징 후지산. 그림 속에서 보던 후지산을 이곳에서 질리게 보았다.

 

 오와쿠다니 유황 온천물에서 삶은 쿠로다마고(黑卵-삶은 검은 계란)를 사 먹는 사람들이다. 이곳에서 삶은 계란은 까만 달걀인데, 한 개 먹으면 7년을 장수한단다. 그래서인지 사 먹지 않는 사람이 없으니, 기막힌 장삿속으로 엄청난 돈을 벌 것 같다. 날계란을 실어 나르는 작은 케이블 상자가 줄을 타고 쉴 새 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케이블카 타는 오와쿠다니역, '대통곡역'이라고 쓴 푯말이다.

 

 계곡을 건너는 케이블카

 

  대합실 안의 안내판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갔는데, 바깥 전망이 좋았다.

 

 케이블카 안의 안내도

 

요코하마 부두. 80 년대 초 유행하던 "blue night Yokohama"가 생각나서 친숙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부두의 경치를 즐기고 있었다. 일본 최초 개항도시로 일본 근대문명의 발상지쯤 된다.

 

 요코하마 전망대

 

요코하마 차이나 타운, 날씨가 추워서 많이 돌아다니지 못했다.

 

도쿄로 돌아와 도쿄도 청사 빌딩에 갔다. 무료인 전망대에 올라 일본 최대 도시 도쿄를 돌아보았다.

 

 토교도 청사 전망대에서 조망했다. 사방이 탁 트인 벌판 한가운데 도쿄가 있었다. 아기자기한 우리의 서울과 다른 풍경이었다. 멀리 후지산이 있지만, 날씨가 흐린 까닭에 산밑동만 희미하게 보였다. 산이 많아 농지가 부족해서 약탈하지 않으면 먹을 것이 없었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광활한 평야 위에 거대한 도시가 우뚝 서 있었다.

 

 

도쿄 아사쿠사에 있는 관음사, 많은 사람들이 새 해 소망을 빌러 왔다. 많은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절 한쪽에는 난장이 섰는데, 놀랍게 고기를 구워 파는 가게들도 있었다. 사람들도 절 안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꼬치구이를 먹고 있었다.

 

 성인의 날에 절을 방문한 일본 소녀. 성인의 날 복장이 기모노인데, 이것을 입고 성인 의식을 한다. 기모노는 1000만 원이 넘는 것도 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도쿄에서 닛코로 이동했다.  닛코는 작은 마을이었는데 1617년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위패를 둔 도쇼구[東照宮]가 건조된 뒤 그 문전(門前) 도시로 발전했다. 닛코의 한 주택가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고체 알코올을 작은 1인용 알루미늄 화덕에 넣어 우동을 끓였다. 여기서도 우동국수와 밥 한 공기, 두 쪽 정도의 튀김들이 우리의 점심식사였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신사인 도쇼구(東照宮)를 찾았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는데, 매우 화려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신사였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손자 도쿠가와 이에미츠(德川 家光)가 엄청난 금액의 금과 은, 인원을 동원하여 닛코(日光:하루종일 해가 지지 않는 도시)에 그의 신사를 재건했다. 불교의 건축양식과 신사의 건축양식이 혼합된 일본의 전통적인 종교관이 그대로 나타난 문화유산으로 오랜 역사를 연구하는 일본인들에게, 종교적 역사적 지주로 남아 있는 곳이다. 목조로 된 신사의 문과 달리 이곳은 돌로 만들었다.

 

 들어가는 계단과 신사의 정문

 

도쇼구 입장권. 참배 약도를 참고하면 관람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신사 안에 들어서니,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것이 한눈에 나타난다. 황금색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건물들이 대부분이다. 일본 건축물들은 대부분 규모가 크고, 검은색으로 칙칙한 느낌을 주던데, 이곳은 웅장하지 않았지만, 아담한 크기의 건물로 호사를 한껏 부렸다.

 

 입구에서 왼쪽에 있는 건물인데, 지붕 아래 새겨 넣은 원숭이 조각들로 사람들에게 세상살이를 풍자하고 있다.

대표적인 원숭이 조각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듣지 않고, 말하지 않고, 보지 않는다"는 처세관을 보여준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뒤를 이어 여러 가지 정책을 수행하여 일본 근세 봉건제사회를 확립하기까지 숱한 세월을 그는 인내하며 때를 기다렸다. 온갖 굴욕까지도 감내하면서 기다린 끝에 자신의 야망을 이룰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신사 문이 나타났다.

 

 전형적 일본 무사 모습의 조각이다. 쭉 찢어져 날카롭게 치솟은 눈매가 무서워 보였다.

 

 도쿠가와가 타고 다녔다는 가마를 보존하는 건물로 역시 황금 장식으로 치장했다. 건물 안에 도쿠가와의 가마가 보였다.

 

 도쿠가와를 모시는 사당 출구인데, 저 안에서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며, 사진 촬영도 금하고 있었다. 복도를 따라 들어갔던 신사 안에선, 일본 전통 예복을 입은 사람이 관람객들의 참배를 집전하고 있었다. 서늘하고 어두운 목조 건물 안에 음산한 분위기가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 일본 영화에서 보았던 사무라이들의 음기 서린 살기가 신사 안에 넘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주젠지호 게곤 폭포 등이 있는 국립공원이다. 가파르게 높은 산을 버스가 지그재그로 오르고 내렸다. 산세가 험해 위태로운데, 운전기사가 베스트 드라이버 같다. 길가에서 먹이를 구하는 야생 원숭이들과 분화구에 물이 고여 호수가 된 주젠지호와 꽁꽁 얼어붙은 게곤 폭포를 관람했다.

 

이어서 후쿠시마현 아이즈와 카마츠시의 아시노마키 온천을 방문했다. 가을철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라는데, 눈 덮인 겨울이라 풍경이 쓸쓸했다. 우리가 1박 한 온천 여관이었다. 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밑으로 내려가기에, 처음엔 깜짝 놀랐다.

 

 바로 계곡 골짜기에 건물을 세웠기 때문이었다. 주변에는 계곡을 의지하여 세운 건물들이 많았다. 여름철이면 참 시원하겠다 싶은데, 겨울철이라 한기가 심했다. 온천물은 더더욱 기대 이하였다. 다만 감격했던 것은, 서빙하는 종업원들의 태도였다. 전통 복장을 한 여종업원들은 하나같이 모두 우리가 식사할 때 상 옆에 무릎 꿇고 앉아 정성을 다해 서빙했다. 속내는 모르겠지만 시종일관 무척 친절했다.

 

 전통적인 일본 다다미 방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다다미 위에 이불 두 개가 전부다. 화재 염려는 없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방 안에 있는 작은 tv는 한국산 대우 제품이었다.

 

방 앞의 발코니, 발코니에서 차를 마시며 바깥 계곡의 경치를 음미하면 좋을 것 같은데, 날씨가 너무 추웠다. 다다미 방이라 더 추운 것 같았다. 따뜻한 온돌방이 제일일 것 같은데, 이것도 체험이라니, 즐거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공항으로 가는 길, 많이 내린 눈 때문에 자동차 운행이 어렵다. 가뜩이나 좁은 길에 치운 눈이 양쪽에 담처럼 둘려 제약을 많이 받았다.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본 경차도 조심조심 지나갔다.

 

 고속도로 휴게소 들어가는 길, 쌓인 눈의 규모가 놀라웠다.

 

 다시 후쿠시마 국제공항 안, 아담한 공항 청사가 인상적이었다.

 

 이륙 후, 창밖으로 구름 위에 솟은 후지산을 보며 일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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