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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세월이 비껴 지난 왕곡마을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 왕곡마을은 함경도 민속마을이라 해야 알맞겠다. 마을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경주 양동마을과 비슷해 보였으나 양동마을에 비해 양반과 상민 가옥의 구별이 뚜렷하지 않다. 14세기 고려말 두문동 72현 중의 한 사람인 양근 함씨 함부열이 이성계의 조선건국에 반대하여 간성에 낙향하여 은거하였다. 그 뒤, 그의 손자 함영근이 이곳 왕곡마을에 정착한 이후 함씨 후손들이 대대로 이곳에서 생활해 왔다. 특히, 동학혁명 때 동학민들이 흘러들었는데, 이때를 전후하여 함경도식 전통한옥과 초가집들이 원형을 유지한 모습으로 오늘에 전해지고 있다.

 이런 연유로 왕곡마을은 고려말부터 양근 함씨와 강릉 최씨가 집성촌을 이루며 600년 세월을 이어온 전통민속마을로서 역사적,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0년 1월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왕곡마을은 외지인이 임의대로 이주해서 살 수 없다. 당연히 매매도 불가하며, 비어있는 집들은 전통한옥숙박체험으로 활용된다. 관리 사무소 담당자에 의하면, 숙박체험은 최소 3일 전에 인터넷으로만 가능하며, 방 하나를 빌리는 것이 아니라 집 한 채를 통째로 빌려 사용하게 되는데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다고 한다.

 

고성 왕곡마을 홈페이지 주소 : http://www.wanggok.kr

 

 뻐꾸기 울음이 마을에서 들리는 유일한 소리였다. 수려한 자연 속에 어우러져 정갈하게 보존되어 전하는 왕곡마을 마을길엔 굴러다니는 휴지 한 장 없었다.

 

북쪽인 함경도에 눈이 많이 오기 때문에 마루가 없는 왕곡마을엔 툇돌이 높다. 거기에 울타리가 없는 것도 이 마을의 특징이다. 집집마다 설치되어 있는 위성 안테나만 없다면 조선시대로 돌아간 느낌이겠다.

 

고요한 적막감 속에 인적까지 드문 마을이고 보면,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그러나,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었다.

 

왕곡마을 관리 사무소

 

관리 사무소 안

 

강릉 함씨 효자비각

 

 양곡마을에서 속초로 내려오는 길가에 있는 송지호, 파도에 밀려온 모래둑(사주)때문에 생겨난 석호 송지호는, 물 맑은 담수호로 도미와 전어 등의 바다물고기와 잉어 같은 민물고기가 함께 살고 있으며, 겨울철엔 고니의 도래지이기도 하다. 또, 재첩이 많아 인근에서 재첩국을 별미로 여긴다고 한다. 송지호 길 건너는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송지호해변이다.

 

송지호

 

송지호 철새관망타워 앞엔 해당화가 붉게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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