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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동해 최북단, 대진항 풍경

 동해 최북단 대진항에는 이제 아카시아 꽃이 한창이었다. 파아란 5월의 하늘 아래 싱그러운 신록사이로 펼쳐진 맑은 동해는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남북분단의 현실이 아니었다면 어디보다도 평화로울 대진항은 표면적으로는 긴장감을 감추고 있었다. 주민들의 대부분은 북한이 고향으로 그리운 고향 근처에 살고 싶어 이곳에 산다고 한다. 넓은 동해로 나가 해안을 바라보면, 막힐 것 없이 탁 트인 바다에서 해금강도, 금강산도, 먼발치 바다에서나마 조상들의 뼈가 묻힌 고향땅도 바라볼 수 있기에,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간다. 38 이북 땅인 이곳은, 속초부터 주민들의 말씨도 함경도 말씨에 가깝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이념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한 겨레 한 형제가 억지로 갈라서서 철천지 원수가 되어 살아가야 하는지, 분단의 현실이 가슴 아프다. 한반도의 분단은 이미 지구상에서 사라져 간 이데올로기보다는 권력을 가진 소수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집착 때문이리라. 나를 버리면, 내 가진 것을 버려서 다수가 행복하다면 기꺼이 다수를 위해 나를 버리는 것이 참다운 정치일진대, 내 것만 빼놓고 내 가족만을 포함해서 나만을 고집하니, 다수가 불행할 수밖에...

 

 

 

 

 

 

 

 

 

 

 

 

 

대진항구 앞광장, 주차하고 식사할 수 있다. 이곳에서 1인당 1만 원씩의 물회를 국삼아 아침을 먹었는데, 약간 비릿하긴 했지만 시원한 맛이 좋았다.

 

대진항 전경

 

 

여행 TIP - 동해 해안의 작은 어항마다 활어시장이 있는데, 가급적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대진항 바로 아래 가진항 활어센터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그 값이 엄청 비쌌다. 그곳 상인들은 자연산이라 비싸다고 했지만, 썰어 나온 횟감은 자연산의 쫄깃함도 탄력도 없었다. 중짜 활어회라는 것이 8 만원(매운탕 포함)이라는데 기본 반찬도 부실하여, 엄청 후회를 했다. 서비스로 나온 해삼은 어찌나 질긴지 고무 씹는 것 같아 끝내 먹기를 포기하고 뱉어 버렸다. 차라리 그 가격이라면 시내 횟집에서 제대로 격식을 갖춰 차려 나온 회를 먹는 것이 좋을 듯하다. 활어센터는 값싸고 싱싱한 회를 즐기기 위해서 가는 곳인데, 가진항의 활어센터는 기대이하였다. 외지 상인들도 아니고 지역 주민일 텐데 그렇게 장사해도 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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