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斷想

가을 서정 - 블러그를 시작하며

 

 

 

  비 뿌린 후, 여름날의 풍요는 과거 속에 묻혀가고 있다. 공원엔 뼈대만 남은 나무들이 여름살이 흔적들을 선명한 색깔들로 떨어낸다. 우리네 하루하루의 일상들도 가을 빗속에 씻겨 흘러간다. 조금 더 세밀하게 나타나는 주름살들과 희끗희끗 탈색되는 머리칼들이 삶의 자취들을 일깨워 준다. 바람에 날리는 여름날의 껍질들을 보며 또 한 해가 그렇게 지나감을 새삼 느껴 본다.

 

  사진을 찍으면서,  컴퓨터 하드 한 구석에 쌓여만 가는 데이터들을 활용해 볼 생각을 하다가 정리해 보기로 했다. 정리의 한 방법이 바로 블로그에 사진들을 정리하여 내 일상들을 기록하는 것이었다.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 보지만, 쉽지만은 않다. 그동안의 산행이나 여행 중에 찍은 사진들에 생활의 단상들을 적어보기로 했다. 블로그에 서툴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조심스럽게 순간들의 의미들을 정리해 본다.  하루가 쌓여 일상이 되고, 그 일상들이 세월이 되어, 내 작은 인생이 될 것이다. 잠자던 사진들과 일상들이 이 블로그를 통해 작으나마 의미들을 가졌으면 좋겠다.

'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을 기다리며  (0) 2010.02.23
겨울비  (0) 2010.01.27
눈 오는 날  (0) 2010.01.04
새 해에는  (0) 2009.12.31
겨울서정  (2) 2009.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