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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산 역사는 언제나 승자 편이다. 궁예는 미륵불 신앙을 가진 민중불교 신봉자였다. 그는 메시아처럼 미륵불이 민중들을 구원한다고 믿었다. 어쩌면 자신이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원할 수 있는 미륵의 존재로 행세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신라 왕족으로 태어나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박해받다가 태봉국을 세우고 왕위에 올랐다. 그리고 백성들을 떠받든다. 궁예는 궁궐 가까운 강가에서 불쌍한 백성들을 생각하며 한탄의 눈물을 흘렸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때부터 그 강을 '한탄강'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믿었던 부하가 모반을 일으켜 그를 죽이려 했다. 궁예는 자기를 지지하는 일부의 군사들을 거두어 이 산에 들어와 자신의 신하였던 왕건과 맞섰다. 그러나, 결국 궁예는 왕건을 극복하지 못한 채 이 산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궁예..
가야산 가야산이라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합천, 그리고 해인사 팔만대장경이다. 그런데, 해인사 보다 더 유명한 것이 가야산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인데도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학교 교육 때문인 것 같다. 빼어난 산을 찾아 스님들이 찾아들어 터를 잡고 절을 세웠을 게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만을 우리의 전부로 여기는 것이 현실인가 보다. 그래서 몇 번이나 마음만 먹었었던 가야산을 찾기로 결심했다. 도착한 곳은 합천이 아니라 참외로 유명한 성주군 백운리였다. 차에서 내리기 전 차창으로 얼핏 본 구름에 휘감기는 준봉들의 모습에서 이미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주차장에서 내려 산행을 준비하며, 위로 올려다본 가야산 산세가 벌써 예사롭지 않다. 설렘을 안고 출발했다. 2009-09-03-10-20 백운동 휴게..
소백산 삼가리 주차장부터 출발하여 등반을 시작했다. 평소 죽령을 굽이굽이 돌아 넘으면서, 고속도로 개통 뒤엔 터널로 단숨에 통과하던 소백산! 등반은 처음이다. 삼가리 주차장에서 비로봉까지 5.5km임을 이정표가 알려 주었다. 산길이 순탄치 않다. 움푹움푹 파이고, 나무뿌리가 흉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파여나간 등산로에 돌을 채워 넣으며 보수하고 있었다. 돌길은 힘든데... 태풍에 쓰러진 나무 중간중간엔 나무 계단을 만들고 폐타이어를 이용해서 경사로 바닥에 깔았다. 아마추어 등반객에게는 참 고마운 일이었다. 수상한 마대 자루를 발견했다. 그 안에는 돌덩이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파여나간 등반로를 보수하기 위해 헬기로 날라 온 돌이다. 문제는 이 돌길이 등반하는 사람들 관절을 그냥 두지 않을 것 같다. 등반객을 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