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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향기

박경리 기념관

통영의 햇살이 참으로 따스하다. 전국이 영하의 혹한에 떨고 있다는 데도 봄날씨처럼 포근하고 화창했다. 통영시 산양면에 조성된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의 묘소를 찾았다. 얕으막한 동산을 병풍삼아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선생의 기념관과 묘소가 있었다.

산양초중학교를 지나, 작은 언덕 너머, 길가에선생의 기념관이 있었다.기념관 옥상 위 오른쪽 산봉우리가 미륵산 정상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2층으로 올라가면 바로 전시관이다.

입구 오른쪽 코너에 마련된 선생의 년보표



기념관 안에 재현된 소박하고 검소한작업실로, 소탈한 선생님의 성품이 우러나는 듯했다.




멀리서 바라본 기념관 2층, 기념관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공원이 있고, 공원의 맨 위에 선생의 묘소가 있다.

공원으로 가는 길 좌측에 조성된 펜션 단지,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박경리 공원 입구



선생의 묘소로 올라가는 길


공원의 맨 윗자락의 선생의 유택, 상석 위에 꽃병이 다소나마 쓸쓸함을 덜어주었다.




시인으로 활동하시는 서선생님이 우리를 대표하여참배하였다.


선생의 유택 아래로 미륵도의 작은 포구와 바다가 펼쳐져 있고, 따스한 햇살이 선생을 비추고 있어서, 돌아가셨어도 아름다운 고향의 산천을 굽어보며, 조국의 안위를 염려하실 듯하다.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를 들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박경리 선생을 첫째로 꼽겠다. 애석하게도 선생의 역작인 대하소설 '토지'를 전부 읽지 못했지만, 근대기에 겪었던 민족의 수난사를 재현해내신 탁월한 역량과, 어려움 속에서도 굿굿하게 현대사를 통찰하며, 나라의 앞날을 염려하셨던 겨레사랑의 큰 정신을 존경하지않을 수 없다.

가녀린 체구에서 어쩌면 그리 크신 힘이 뿜어져 나올 수 있었을까. 무책임과 자기변명, 합리화로 일관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선생의 정신은 자기통찰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비록 선생은 돌아가셨지만, 그가 남기신 커다란 족적은 후세에 길이 남아, 후손들의 삶의 방향을 올곧게 인도하실 것이다.그리고, 우리 조상들이 고난 속에서 애타게 기다렸던 미륵부처님처럼, 이 미륵도에 영면하신 선생의 정신은 활활 타오르는 통일된 조국의 미래로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