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술의 향기

하동군 평사리-`토지`의 무대

태풍으로 폭우가 간헐적으로 쏟아지던 날, 섬진강, 유명한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를 찾았다. '토지'의 배경으로 잘 알려진, 최참판댁이 있는 곳으로, 내가 도착했을 때 빗줄기는 소강상태였다. 마을 초입의 주차장을 지나 중턱까지 올라 갔다. 그곳 주차장에 차를 대고, 매표소에서 10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하고서 탐방에 올랐다. 예쁘게 포장된 마을길에 길 양옆으로상점들이 서있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염색가공한 옷파는 가게를 비롯하여,먹거리, 기념품 가게들이 빗속의 손님들을 맞고 있었다. 마을 뒷산에서는 비구름들이 솟아 오르고 있었다. 간간이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이정표를 따라 위로 올라 갔다.

(클릭하시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도로에서 좌측으로 돌아 TV 드라마 '토지' 셋트장을 경유하여마을로 올라 갔다. 드라마 셋트장의 초가집들은 실제보다작았는데, 돼지우리와 외양간에는돼지와 소들이 정말로 살고 있었다.




셋트장을 벗어나서 마을 위로 오르자 큰 사거리가 나타났고,이정표가 우측의 최참판댁을 가리키고있었다.


마을 맨 위에 자리잡은 최참판댁, 경주 양동마을처럼 양반집이 마을의 높은 곳에 앉아서 마을과 농토를 내려다 보며, 손바닥 손금 들여다보듯, 소작인 또는 노비들의 동태를 주시하며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음을 짐작케 했다. 무슨 일인지 어울리지 않게 경찰순찰차가 대문 앞에 서있었다. 차가 빠지기를 기다렸으나, 차를 뺄 기미가 없어 그냥 촬영하고 말았다.


대문 안에서 내려다 본 평사리와 섬진강. 잔뜩 내려 앉은 구름 아래로 푸른 들판과 섬진강 구비가 서로의 이마를 맞대고 있었다.


대문 앞 순찰차 부근에서 내려다 본 평사리와 섬진강 전경, 논 가운데 그 유명한 부부 소나무가 정답게 서로를 의지하고 서있었다. 저 너른 들판에 두 소나무가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했을까? 소나무 두 그루로 저 들판의 단조로움을 벗겨낸 옛사람들의 혜안이 놀라울 뿐이다.


사랑채 마루 위에선 참판 복색의 노인께서 탐방객들에게 구수한 언변으로 옛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었다.


최참판댁의 구중심처라 할 수 있는 별당, 서희가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곳이다.별당 앞에 작은 연못이 있고, 키 큰 수양버들이 푸르고도 기인 머리칼을 연못의 수면 위로 드리우고 있었다.


최참판댁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길, 평사리 평야가 참 반듯하다. 산과 산 사이에 있는 들이 어쩌면 저리 바둑판 모양으로 반듯할까. 옛날에도 저랬을까 싶다. 그 뒤로 섬진강구비가 은비늘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마을의 우물, 표주박을 준비해 두었다. 평소 같았으면 물 한 모금 쯤으로 목을 축였을 텐데, 빗방울이 오락가락하는 탓으로, 그냥 지나쳐 버렸다.


마을 아래로 내려가는 큰 길, 지붕 위에 수없이 세워 올린 솟대가 특이한 풍경이었다. 그러고 보니 요즈음 왠만한 곳엔 모두 솟대를 세워 두었다.



박경리 선생의 '토지'로 일약 국민관광지로 떠오른 평사리! 간헐적으로 폭우가 내렸지만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하회마을이나, 양동마을처럼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은 아니지만, 소설의배경이었기에, 마을의 전설들이 실감나게 전해지는 듯 싶었고, 우리의 옛 전통마을의 체취를 조금이나마 체험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예술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진기행-다산과 영랑  (0) 2011.08.05
`상록수`의 모델 `최용신` 기념관  (7) 2011.06.07
풍자와 해학의 대가 - `채만식` 문학관  (0) 2011.05.16
박경리 기념관  (6) 2011.01.05
봄봄-김유정문학관  (2) 2010.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