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山寺

안성 청룡사

  안성 최남단, 충청도와 경계를 이루는 곳, 서운면 청용리에 있는 청룡사. 저수지를 끼고 구불구불한 길을 돌아가면 1900년대 남사당 무리들이 겨울을 지내곤 했다는 사찰, 청룡사가 나타난다.

  고려시대 1265년, 서운산 기슭에 명본국사(明本國師)가 창건한 절로, 창건 당시에는 대장암(大藏庵)이라 하였으나 1364년에 나옹화상이 크게 중창하고 청룡사로 고쳐 불렀다. 청룡사라는 이름은 나옹화상이 불도를 일으킬 절터를 찾아다니다가, 이곳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청룡을 보았다는 데서 유래한다.

  절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계곡 건너 울창하게 우거진 숲 속에 자리하여, 절터 또한 풍수설을 모르는 문외한이라도 명당자리임을 한 눈에 알아챌 수 있을 것 같았다.





대웅전을 받치고 있는 기둥들은 곱게 가공한 목재가 아니라, 생긴 대로 껍질만 다듬어 세워 투박한 자연미가 일품이다.




절 안의 살림집인 듯, 장독대가 가정집과 유사하다. 항아리 위에서 튕겨나가는 빗물 방울들이 어린 시절 한가롭던 한 때를 떠올리게 했다.



 절 안을 이리저리 거닐며, 제법 운치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절 밖을 나와 문득 요란한 굉음 소리에 궂은 하늘을 올려다 보니, 낯 익은 A-10 전투기가 하늘을 가르며 낮게 날아갔다. 피안과 세속의 세계가 불과 몇 초 사이에 후다닥 바뀌어 지나간다. 내가 서있는 이곳이 21세기, 분단된 대한민국 땅덩어리임을 새삼 깨닫고는 우산을 고쳐들었다.



'山寺'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동 용궁사  (2) 2010.08.14
용주사  (5) 2010.08.08
서산 부석사  (4) 2010.07.02
운길산 수종사  (4) 2010.06.03
봉화 청량사  (4) 2010.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