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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향기

미술관 풍경-안산 경기도미술관

  봄은 바람이 몰고 오나 보다. 거침없는 강풍이 구름들을 몰고 불어왔다. 간헐적으로 불어대는 강한 바람으로 온종일 하늘은 변덕스럽게 햇볕을 수없이 거둬들였다. 이국 풍경을 보겠다고 안산 다문화 거리에 나갔다가 바람 때문에 월남 쌀국수 한 그릇 먹는 것으로 구경을 끝냈다.

 

  다문화 거리엔 정말 이방인들이 많았다. 각양각색의 피부를 지닌 사람들, 끼리끼리 모여 저마다의 언어로 정감을 나누는 모양이었다.  다문화길 골목에는 우리 재래시장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었는데, 차마 카메라를 들고 촬영할 수가 없었다. 관광지도 아니고, 이국 땅에서 고생하는 외국인들을 찍는다는 것이 거북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아예 카메라를 가방 속에 넣어 버렸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찾아간 곳이 안산의 경기도미술관이었다. 안산에 경기도미술관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지만, 안산이 공단지역으로 깨끗하지 않을 것이란 예감이 보기 좋게 사라져 버렸다. 안산시 가는 정리정돈 잘 된 교실 안 풍경처럼 참 깨끗했다. 편의 시설들도 잘 갖춰진 듯했고...

 

 경기도 미술관엔 산수화전이 마련되어 있었다. 초대형 현대 산수화들을 관람한 후 미술관 안의 커피숍에서 베트남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커피 맛에 둔한 나로서는 원산지에 따른 맛의 차이를 알 리 없지만, 미술관 안의 카페가 베트남 커피전문점이어서 안산시의 트레이드 마크가 어쩌면 다문화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한 잔의 커피 후에 미술관 주변을 천천히 한 바퀴 돌면서 아쉬운 다문화 체험을 봄바람맞이 소풍으로 대신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