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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갠 날(1), 파주 헤이리에서

어제,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밤엔 천둥 번개까지 무섭게 내리치더니, 아침녘에 창문으로 햇빛이 스며들어왔다.오랜만에 만난, 진실한 친구처럼 아침햇살이 반갑고 고왔다. 창을 열고 멀리 내다보니 산에는 구름이 두둥실 걸려 있고,먼 곳의 고층 아파트 정수리들이 햇살에, 벗겨진 이마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모처럼에 만나는 가시거리 무한대의 날이다. 이런 날엔 산엘 가야하는데, 산행은너무 더울 것 같아 꾀가 났다.

그래서, 방문한 곳이 파주 헤이리 마을.

인터넷으로 대충 들어본 마을이었다. 네비게이션의 도움으로 자유로를 타고 올라가다가 오두산 통일전망대 부근인 마을에 도착했다. 헤이리는 예상보다 큰, 여러 개의 마을이었다. 마을엔 출입로도 많았는데, 처음으로 찾아들어 간 곳이 어린이 마을이었다. 그런데, 하늘 빛이 너무 고왔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먼저 하늘을 향해셧터를 눌렀다.



볼 것도 많고, 들를 곳도 많았다. 종합 매표소 창구로 가니 셋트 메뉴로 티켓을 팔았다. 뭐가 뭔지 모르는 상황이라 티켓은 보류하고, 차를 타고 마을을 돌아다녔다. 식당, 카페, 박물관, 일반 가정집... 너무나 다양해서 들어갈 곳을 찾지 못하고, 민생고 해결을 위해 눈에 띄는 빵집에 들어가 빵으로 점심을 먹었는데, 그 흔한 한 컵의 물대접도 없었다. 음료는 과일쥬스로 사서 먹으라느 것이어서기분이 살짝 좋지 않았다. 이거 뭐, 외국도 아니고... 인심좋은 한국 사회에서 너무 야박하지 않나 싶었다. 결국 음료는, 주인의 상술이 얄미워서, 자판기 쥬스로 해결하고 말았다.

점심 식사 후 본 것이, 빵집 바로 아래 엘비스 기념관이었다. 참으로 행복한 엘비스 프레슬리이다. 이국 만리 멀고도 머언 한국땅에 그의 기념관에서 추모행사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엘비스가 자동차를 좋아한 것은 아닐까. 지붕 위에 올라 앉은 것으로도 모자라, 기념관 주변에 2층 버스를 비롯해서 삼륜차를 비롯한 우리나라 고전 차량들이 줄지어 있었다.


맛있는 미술관. 맛? 멋? 'ㅏ'와 'ㅓ' 차이... 내부의 전시물들이 궁금했는데, 용케 참았다.

주출입구 매표소 옆의 어린이 마을을 운행하는 차량

특이한 외형의 까페


조금 난해한 외형의 까페

숲 속의 북까페

동산 위에는 개인 주택들이 섞여 있었다. 대부분 박스를 얹어 놓은 듯한 주택들이었다. 기존의 주택개념으로는 선듯 이해되지 않았다.

헤이리 마을산 너머



파주에 출판단지가 들어선 이후, 그 부근에 들어선 예술 마을 헤이리. 그 이웃에는 외국스러운 풍경의 파주 영어 마을도 있었다. 서울 북쪽에다가, 북한과 가깝다는 접경지역에 이런 마을이 들어선 것도 통일과 평화 분위기와 무관할 것 같진 않았다. 남북이 서로 갈등하고, 긴장감을 높이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분단되지 않았다면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로웠을 파주 땅이었다.

500원짜리 헤이리 지도를 들고 마을 골목골목을 걷는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국적 풍경, 포스트 모던한 건물들을 바라보며 조금은 놀랐다. 조금은 정리되지 않은 듯한 헤이리. 예술적인 그 무엇을 창고에서 마구 생산하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의 헤이리였다. 전체적으로 이제 막 커가는 어린이 같은 분위기라서 박물관들 내부 관람은과감하게 생략했다. 다음을 위하여 내부관람은 남겨두었다. 오늘은 하늘빛이 너무 좋았으니까 그걸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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