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斷想

동네 반 바퀴

어제까지 뿌연 안갯속에서 며칠을 보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정신이 번쩍 났다. 눈 뜨자마자 바라본 창밖엔 구름 하나 없는 하늘이 파랗게 물들어 있고, 아침 햇살도 말갛게 내려 퍼지고 있었다. 그 덕에 눈에 보이는 세상의 윤곽이 뚜렷하여 정신이 번쩍 났다. 오후 두 시가 넘어서, 일을 보러 상가에 나갔는데, 바람이 제법 쌀쌀했다. 길가 가로수의 나뭇잎들이 바람에 꽃잎처럼 날리고 있었다. 일을 마치고, 동네 반 바퀴를 천천히 돌아, 뒷산에 잠깐 올랐다. 쌀쌀한 바람 때문에 땀도 나지 않았다. 등산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집으로 돌아올 쯤엔, 그 새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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