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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풍경

 날씨가 좋아 한참을 고민하다가 한강 시민 공원에 나갔습니다. 자전거 타시는 분들이 그리 많은 줄 몰랐습니다. 대부분의 마니아들이 몸에 밀착된 복장에다, 핼맷을 착용하고, 마스크를 한 중무장한 모습에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경쾌하게 달려들 가셨습니다.

 도보로 타박타박 걸어서 걸음을 옮기려니, 햇빛도 따갑고, 발바닥도 아프고, 배낭도 무겁게 느껴져 금방 지쳐버렸습니다만, 시원하게 펼쳐지는 강풍경에 눈이 무척이나 즐거웠더랍니다. 게다가 다리 양쪽에 전망대 카페까지 마련되어 있어, 경관을 즐기기에 썩 좋았습니다.

 

 

 

 

 

 

 

 

 

 

 

 몇 년 전 겨울, 파리의 센 강에서 유람선을 타며, 주변의 휘황한 야경과 조명에 놀라워한 적이 있었습니다. 유서 깊은 건물들과 에펠타워에서 쏘아 비추는 조명발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센 강은 솔직히 강이라기보다 개울 같았습니다. 강이라면 최소 한강만은 해야겠지요. 한강처럼 넓은 강만 생각하다 좁은 센 강을 바라보는 기분은 별로였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 그것도 겨울에 여의도에 가서 한강 유람선을 탔습니다. 유람선을 타고 여의도 북쪽으로 상암동 나루터까지 왕복했는데, 강만 넓었지, 무채색으로 가득한 강변의 모습이 무미건조하여 퍽이나 실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불었던 강물이 빠진 흔적이 강변에 그득했습니다. 흙탕물이 지나간 자리에 뻘처럼 진흙더미들이 갈라지기도 했고, 푸른 나뭇잎들과 키 큰 풀들이 진흙을 뒤집어쓰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습니다. 하늘도, 강물도, 강변을 스치는 시민들도 푸르게 빛나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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