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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월출산

  날씨 쾌청! 온도 적당... 벚꽃이 지기 시작할 즈음, 월출산에 올랐다. 2년 전 눈을 밟으며 구름다리에서 멈췄던 것이 애석하여 드디어 종주의 길을 나섰다. 천황사터에서 구름다리 - 사자봉 - 천황봉 - 구정봉 - 억새밭 - 도갑사에 이르는 여정으로 대략 5시간 예상을 하고 11시 정각에 천황사 주차장을 출발했다.


등산로 초입부터 많은 등산객들이 몸을 풀고 경쟁하듯 오르기 시작했다.

 

천황사지와 바람골이 갈라지는 3거리 이정표

 

이정표가 곧 여정이었다. 바람골 길이 좋을 것 같았으나, 일행을 따르기로 했다. 지난번 구름다리까지 오르는데도 심장이 요동쳤었다.

 

선두 그룹을 쫓다가 결국 조금씩 쳐지고 말았다. 호흡이 가빠져서 조절하다 보니 페이스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낮은 평지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가파른 급경사의 등반길이 힘들었다.

 

저 코너를 돌면 바로 구름다리... 힘을 내서 걸음을 내디뎠다.

 

구름다리를 단숨에 건너 버렸다. 건너서 아래를 보니, 바람골에서 오르는 철계단이 거의 수직으로 걸렸다.

 

골짜기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 이 구름다리가 아니면 밑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가파르게 올라야 했을 텐데...

 

구름다리 전망대에서 산자락에 취하다.

 

사자봉에 오르면서 내려다보니 구름다리가 계곡 사이에 아찔하게 걸려 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데, 한 손으로는 쇠난간을 잡고 오르니, 오히려 힘이 덜 들었다.

 

구름다리 전망대 북동쪽 암봉! 금강산보다 아름답게 생각되었다. 파인더 안에 보이는 풍경이 오히려 답답해 보인다.

 

오르면서 뒤돌아보니, 험준한 바위산 너머로 평야가 보인다. 한 마디로 장쾌하다.

 

모퉁이를 돌아서니, 내려가는 길이다. 정상까지 가려면 계속 올라가야 하는데, 내려간다는 것은 오르는 길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것이기 때문에 험한 앞길이 예상된다.

 

역시 한참을 내려가다 다시 돌길 위로 비탈을 올라갔다.

 

비탈길을 올라 고갯마루에 서니 나타나는 이정표!

 

고갯마루에서 나무를 피해 전방이 탁 트인 바위 위에 올라 전방을 바라보니, 주능선인 천황봉 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역시 아름다운 산이었다.

 

사자봉 고갯마루에서 바라본 천황봉 주능선과 산자락(클릭)

 

다시 고갯마루에서 아래로 내려갔다가 암봉 사이 비탈길을 올라갔다.

 

천황봉 주능선이 나타났다.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주변과 어울려 그림같이 보였다.

 

노란 야생화에 잠시 한눈을 팔며 호흡을 조절했다.

 

관목 사이로 나타난 주등산로, 등산로가 참 예쁘다.

 

천황봉 주능선을 오르며 뒤 돌아본 사자봉과 월출산 북동쪽 끝자락.(클릭)

 

천황봉 400미터라는 이정표에 기운이 났다.

 

잠시 뒤를 돌아다보니, 구름다리를 통과해서 사자봉으로 올랐던 길이 까마득히 보였다. 사자봉을 넘은 것이 아니라, 산봉우리 아래로 우회하여 지나온 것이었다. 계곡 사이에 구름다리가 위태롭게 걸려있다. 지나온 역정이 인생사처럼 까마득하게 생각되었다.

 

각도를 조금 옮겨 바라본 사자봉과 구름다리.

 

바람골 계곡과 구름다리, 그리고 사자봉...(클릭)

 

천황봉과 경포대, 바람골이 갈라지는 삼거리 고갯마루, 천황봉 쪽으로 직진한다.

 

이른바, 통천문! 하늘에 통하는 문이란 뜻이다. 저 바위문을 통과하면 하늘일까? 저 문을 지나며 사람들은 제 각기의 추억을 가슴에 안고 돌아갈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통천문을 통과하자마자, 나타난 것은 길지는 않았지만 또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길이었다.

 

통천문을 지나 나무 계단을 오르니 천황봉 바로 아래 고갯마루 이정표가 나타났다. 앞으로 100미터... 한숨 돌리고...

 

정상 턱밑에서 탁 트인 사방을 조망했다. 막힘이 없는 산정에서 사방은 잔뜩 허리를 낮추고 천황봉을 향해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지나온 북동쪽 방향

 

북쪽 방향, 봉우리 너머 영암 시내가 희미하게 보인다.

 

동북쪽 바람골, 천황사지 주차장 방향.

 

드디어 천황봉 정상, 정상석이 친근스러웠다.

 

정상 위 안내도. 점심시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정상석 주변에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앉아 점심을 먹느라 바쁘다.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많았다.

 

정상에 오래 설 수 없는 것이 자연의 이치. 점심은 내려가다 먹기로 하고 이정표를 보며 하산길에 나섰다. 가운데가 향로봉,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산봉이 구정봉이다.

 

내려가는 길이 험했다. 도갑사 방면에서 오르는 길은 훨씬 수월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옳은 말은 아니었다. 얼음까지 있어서 미끄러워 두 팔로 바위벽을 의지하며 조심조심 내려갔다.

 

구정봉으로 가는 등산로가 고왔다. 빨간색 등산복이 산 위에서 참 잘 어울린다. 꼬물꼬물 움직이는 저 빨간 점이 없다면 등산로가 단조로울 것 같다.

 

향로봉과 구정봉이 까마득히 하늘에 맞닿아 있다.

 

내려가면서 잠깐잠깐 뒤돌아 보았다. 지나온 뒷모습이 참 아름답다. 앞만 보며 산행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것 같다. 산 풍경은 한 걸음 차이라도 그 각도 차에 따른 풍경은 엄청 다른 모습이다. 평면적 그림들이 각도에 따라 입체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구정봉 방향으로 관목 사이 길이 아름답다. 천황봉에서 향로봉, 구정봉까지 여정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다만 중간중간 커다란 암봉이 나타나면 암봉을 우회하기 때문에 오르내릴 뿐이었다.

 

다시 뒷 방향, 천황봉에서 내려오는 길. 산정 위 사람들의 오밀조밀한 모습이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

 

구정봉 방향 고갯길

 

천황봉 방향

 

잎방향의 향로봉과 구정봉

 

전진 방향. 능선 따라 등산로가 아기자기해 보였다. 양지쪽에 앉아 식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뒤쪽 천황봉 방향

 

역시 뒤쪽 천황봉 방향. 몇 걸음 차이임에도 다른 세계처럼 보였다.

 

전진 방향, 바위 아래 계단길이 아기자기하다.

 

뒤쪽 천황봉 방면

 

그 유명한 월출산의 남근석, 천황봉 쪽에서 봐야 그럴싸하다는데, 구정봉 쪽에서 바라보니, 그저 그렇다. 저 바위 사이를 통과해 지나왔기 때문에 되돌아가기가 귀찮았다. 맞은편이 구정봉!

 

구정봉, 경포대가 갈라지는 3거리 고갯마루, 바람재 3거리...

 

구정봉 오르는 길

 

뒤 쪽 천황봉 방향, 천황봉이 높기는 하다. 한참을 지나왔음에도 여전히 우뚝 서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향로봉 가는 길

 

뒤쪽의 천황봉!

 

구정봉 고갯마루에서 바라본 천황봉! 애석하게 여기서 5분 거리인 구정봉을 그만 놓치고 말았다.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구정봉을 가지 않았기 때문에 월출산에 대한 미련을 또 하나 남기게 되었다.(클릭)

 

도갑사 방향, 억새밭 가는 길

 

억새밭 가는 길에서 북쪽 방면, 노적봉이라던가? 산세가 아름답다.

 

길가에 있는 암굴, 호기심으로 바라보다 지나쳤다.

 

봉우리 너머 억새밭 평원이 보였다.

 

북쪽의 아름다운 산세...

 

억새밭 능선, 구릉지대처럼 산세가 완만해졌다.

 

뒤쪽의 구정봉 방향, 지나온 길.

 

역시 뒤쪽의 구정봉 방향

 

억새밭 3거리 길, 직진할 수 없는 길, 우측으로 꺾어 가야 도갑사.

 

저 끝에 두륜산 자락과 남해 강진만이 까마득히 보였다.

 

도갑사 가는 이정표.

 

직진방향으로는 끝 지점, 더 이상 갈 수 없도록 목책을 둘렀다.

 

뒤돌아 본 지나온 길

 

도갑사 방향.

 

구정봉에서 억새밭으로 오는 길, 4거리에서 좌측이 도갑사 가는 길, 우측은 무위사 가는 길(휴식년제로 폐쇄 중), 내가 서있는 곳은 끝지점...

 

도갑사 방향

 

억새 사이의 나무 계단을 따라 도갑사 방면으로 하산.

 

도갑사 가는 길의 동백 터널, 동백숲이 드문 드문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동백 낙화...

 

마치 땅 위에서 동백이 피어난 것 같다.

 

드디어 도갑사 경내 도착, 여정의 마지막 코스

 

도갑사를 빠져나오자, 왼 편 개울가에 벚꽃이 흐드러졌다. 벚꽃도 아마 끝물인 듯... 우리 사는 동네와 너무 다른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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