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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해남 땅끝마을

  한반도 최남단 땅끝마을, 지금은 완도가 연륙되어 땅끝의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땅끝마을"이란 지역이름은 성공작으로 생각이다. 조그마한 포구에 불과한 이 마을이 대한민국 유명 관광지로,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까.

  이런 동네가 꽤 있다. 동쪽으로 최동쪽이라는 호미곶도 그렇다, 삼척에 가면 삼국유사에 나오는 수로부인 이야기의 배경을 자기 마을이라고 주장하여 기념물까지 세워둔 임해정, 헌화로도 있다. 이 밖에도 홍길동 마을, 흥부 마을도 비슷한 경우로 생각한다. 타당성이 있으면 바람직한 일이겠지만, 조작성이 농후할 땐, 보는 기분이 여간 씁쓸한 것이 아니다.

  이번 이곳 방문에 세 번 째지만, 전에는 부두 구경도 하지 않고 횟집에서 회만 먹고 스쳐 지나간 듯 싶다. 왜냐하면, 바닷가에 그 흔한 조그마한 포구와 차별성이 별로 없었던 거였다. 오늘은 날씨도 차가운데, 부두를 비롯해 제법 꼼꼼히 돌아다녀 보았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이 아래 사진인데, 대형 판넬로 제작해서 뒷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해남의 로고처럼 꽤 많이 본 그림이었다. 참으로 아름답다 생각하고 어디쯤 있을까 두리번거렸는데,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부두 옆에 있는 바닷가 쌍 바위로 이곳에선 맴섬이라 부른단다. 자그마한 바위 두 개가 이마를 맞대고 서있다. 저 아래 내려가 바위 사이에 쭈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으면 아마 위 사진처럼 장엄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쌍 바위 부근에 있는 또 다른 바위 형제다. 이 바위는 형제처럼 생겨서 형제 바위다.


카페리를 이용하여 보길도로 떠날 수 있다. 윤선도의 "어부사시사"의 고향 보길도. 아름다운 섬이겠다. 아직 못 가봤는데... 언젠가는 꼭 가봐야 할 것 같다.


페리선이 끊임없이 들락날락거린다.


부두에 정박한 배에선, 사람보다 차량이 더 많이 내리는 것 같다.


부두에서 해안선을 끼고 전망대 쪽으로 향한다. 다도해의 섬들이 지척지간에 있다. 손짓하면, 저쪽에서 뭐라고 대답할 것도 같다.


바닷가 전망 좋은 곳에 자그마한 정자가 서있다. 호남 지방의 문화는 마치 정자 문화 같다. 그만큼 정자들이 많다.



정자를 돌아가면 전망대 아래, 모래 사장이 나타난다. 양지 바른 곳이라 햇살도 따스하고, 바람도 불지 않아 모처럼 호젓하게 봄 기운을 즐겼다.


동백꽃이 만개했다. 흐드러지게 핀 동백숲으로 울타리를 한, 작고 남루한 집 앞에서 한참을 넋 잃은 듯 바라 보았다. 참 아름답고 퍽 행복할 것 같다만... 나그네의 지나친 낭만이겠다. 공연한 내 상상이 민망해서 미안한 기분이 들어 슬며시 동백숲을 떠났다.


동백꽃이 참으로 예쁘다. 정열적인 것도 같고, 추운 겨울에도 저처럼 붉은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생명력에 경외감까지 느껴진다. 이 마을을 언제나 들릴 수 있을지. 보길도를 가려면 언젠가 한 번은 또 들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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