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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오랑 세오녀

 

포항 구룡포 호미곶

 

 

연오랑 찾는 세오녀

 

그대 아침 바다로 나간 날,

그대의 그림자, 흔적마저 사라져

모든 것이 어둠 속 절망으로 바뀌어

하염없는 설움으로 하얗게 온 밤을 밝혔다오.

그대 돌아오지 않음에야

내 맘 속 그득했던 그대 자리에

몸 시려워

더운 날에도 전율하는 사시나무처럼

온몸을 나부끼며 찾아 헤맸다오.

 

어디로 가신 건가요?

어디에 계신 건가요?

수평선을 바라보며 소리쳐 불러봐도

돌아오는 것은 파도에 휩쓸리는 물거품뿐,

옆에 있어야 할 그대의 뜨거운 숨결

느낄 수 없는 이 커다란 외로움을

하늘님은 아실까요? 용왕님이 아실까요?

아아! 그대여! 내 사람, 연오랑이여!

 

 

 

  바닷가 조그만 바위 위에 신발만 남겨 놓고 사라진 남편을 찾으며 아렇게 절규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보았다. 한반도의 최동쪽 호미곶에 세워진 연오랑세오녀의 조각상이다. 생뚱맞은 토끼에, 역설적으로 호랑이 형상이라는 한반도, 호랑이 꼬리가 바로 이곳이라고 2001년 장기곶이던 이곳 지명을 호미(호랑이 꼬리) 곶이라고 바꾸었다. 해마다 1월 1일에 해맞이 인파로 붐빈다는 이곳에서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를 조각상으로 보게 되어 눈물겹도록 반가웠다. 설화 속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현실 속에 재현했을 때 설화는 아름다운 우리의 주변이야기로 심금을 울린다. 설화 속 이야기처럼 아름답고 정겹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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