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mage

천북 석화구이

  가스불판에 생굴을 통째로 듬뿍 올려놓고 익어서 쩍 벌어진 굴을 집어든 후, 칼로 껍질을 따고 잘 익은 굴을 젓가락으로 쏙 빼서 먹는다. 요즘엔 대부도 쪽에서도 길옆에 비닐하우스 지어놓고 굴구이 한다고 간판을 걸어 놓았다. 그런데, 원조 굴구이는 바로 보령 천북 굴구이 단지이다. 굴을 굽다 보면 껍질이 탁탁 터지며  수류탄 파편 튀듯 사방으로 튀어 오르는데, 스릴까지 있다. 잘 익은 굴을 젓가락으로 집어 초고추장에 찍어서 소주 한 잔 안주로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보령시 천북항

 

  겨울철엔 천북의 석화구이가 제맛이다. 가스불에 굴을 올려놓고 탁탁 튀는 굴껍질 가루를 뒤집어쓰며, 익혀진 굴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그 맛이 감칠맛이다. 7 0-80년대가 연상되는 풍경으로 주변의 상점들이 엉성한 철골구조의 가건물이고, 구워 먹는 장소도 가게마다 주먹구구식이지만, 값도 저렴하여 겨울 한 철 맛여행으로는 그만이다.  가게마다 산처럼 쌓아놓은 굴자루들과 인심 좋게 듬북 집어주는 석화더미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온다.

'imag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꽃망울  (0) 2010.03.10
3월에 내리는 눈  (0) 2010.03.10
연오랑 세오녀  (4) 2010.03.09
봄길  (2) 2010.03.04
  (0) 2010.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