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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대관령 옛길

  대관령 아흔 아홉 구비, 엣 사람들은 이 길을 걸어 넘었다. 현대에 이르러 옛 차도를 넓혔던 영동 고속도로가 개통되더니, 이젠 터널을 뻥뻥 뚫어 평탄한 4차선 고속도로로 많은 차량들이 쌩쌩 달려 나간다. 옛 사람들이 걸었다는 그 길은 이젠 등산로가 되어 향수를 더듬는 등반객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버스로 대관령을 넘은 뒤, 대관령 옛길 시작점에서 대관령 박물관까지 약 5km를 걸어서 내려 갔다. 내리막길이 숲길이었기에 숲만 바라보며, 시종 그늘진 길을 시원하게 걸을 수 있었다. 길도 험하지 않았고 계곡의 물이 맑고 시원하게 흐르고 있어 간단한 도보 산책으로는 안성마춤이었다.



  출발 시작점에서 굽어본 강릉시와 동해. 연무 때문에 시계가 좋지 않았다.


맑은 계곡물에 발도 닦으며 걸었다.


옛날 주막이 있었다는 주막거리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착상이 놀랍다. 물레방아를 타고 앉아 방아를 돌리는 것은 개구리, 개구리였다. 개구리가 물레방아를 타고 앉아 방아를 돌린다는 이 기막힌 해학은 어디에서 왔을까?  백제시대 돌에 새겼던 서산 마애불의 미소,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는 하회탈의 오묘한 웃음과 해학성이 대관령 옛주막거리에서 물레방아를 돌리는 개구리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 같아서 내심 작은 미소로 화답해 주었다.


황토길 소로 끝지점 작은 펜션 단지를 지나서 올려다 본 대관령 숲. 울창한 숲이 아름다웠지만 하늘을 가로지르는 전기줄이 거슬렸다.


주차장까지는 보도 블록을 깐 포장 도로였으나, 울창한 소나무숲이 아름다웠다.


게곡을 건너는 다리 앞 바위벽에 새겨 놓은 어떤 옛사람의 이름 - 영해이씨 '세장' 어느 시대 사람이었을까?


대관령을 넘어 서울로 가면서, 강릉 친정집을 뒤돌아보며 대관령 구비에서 지었다는 신사임당의 "사친시(思親詩)"가 옛길가에 쓰여 있었다.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두고

외로이 서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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