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의도 벚꽃길에서...
2. 서울대공원에서...
어린 시절엔 사진이 귀했었다. 어느 날, 보따리 사진장사가 우리 동네로 와서 어른들의 스냅사진에서 인물을 바탕으로 초상화를 만들어 팔았다. 갑자기 우리 동네 어른들은 의젓하신 양반이 되어 대청마루 큰 벽에 액자로 걸리셨다. 신식결혼 하지 못한 동네의 젊은 아낙들은 그들의 구식 결혼사진에서 얼굴만 오려 누군지도 모르는, 양복과 드레스에 면사포 쓴 새신랑 새색시의 몸통을 빌려 붙여 그들의 혼인사진으로 큰 액자에 넣어 신혼방에 걸기도 했었다. 빛바랜 사진 속의, 내 할아버지의 작은 얼굴도 정자관 쓰신 초상화로 바뀌어 커다란 액자로 걸리셨다.
만화 그리기를 즐겨하던 난, 그 때부터 사진 보고 그리는 초상화를 연습했었다. 몇 번은 칭찬도 들은 것 같은데, 심심풀이용이었기에, 곧 잊혀 까맣게 잊고 있었다. 봄바람 따라 나왔다가 거리의 초상화가들을 보니 문득 옛 시절이 떠오른다. 포토샵의 충격은 아예 상상도 못했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진다, 문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