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으로 치장한 그 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번식을 위한 화려한 유혹 이상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 의미는 쉽게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감추고 있는 의미 중 하나는 생존을 위한 덫이 아닐는지. 나를 위해 아름다움으로 유혹하여 상대를 죽음으로 흡인해 버리는 치명적 덫...
식충식물 - 네펜데스 토바이카
꽃을 위한 서시 김춘수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存在)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無名)의 어둠에
추억(追憶)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塔)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金)이 될 것이다.
- 얼굴을 가린 나의 신부(新婦)여.
(1957)
Who am i? 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야 도대체... 나도 모르면서 타인을 알려고 한다.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알 수 없는 존재가 사람이다. 무엇으로도 알 수 없는 것은 인간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바탕은 본능적 성품이란 생각이다. 가르침으로, 때론 일깨움으로 상대를 움직이려 하지만 결코 움직일 수 없다. 움직이려는 시도 자체가 잘못된 계산이다.
알 수 없는 존재를 알아가려는 피맺힌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사람이라고 확신까지 했음에도 그는 자신도 모를 존재를 가리고 그저 주변인으로 서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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