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mage

망둥어 오형제의 소풍

 연무로 살짝 흐린 일요일 오전, 궁평항 낚시터, 낚시꾼들로 인산인해였다. 바다 위에 설치해 놓은 낚시터 위에서 문득 바다를 내려다보니 망둥어 새끼 다섯 마리가 두 눈을 물 위에 내놓고 유유히 헤엄치며 사람구경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물고기보다도 사람들이 더 많은 듯하다. 낚시터 차양 아래에선, 벌써 아침술에 취한 노익장 세 분이 신문지 바닥에 깔아놓은 회를 안주로 얼마 남지 않은 소주병을 기울이며, 큰 소리로 우정을 과시하고 있었고, 방파제와 낚시터 곳곳엔 가족들이 은박 자리 위에서 음식을 먹으며 행복을 찾고 있었다. 좁은 방파제 위로 자동차는 쉬지 않고 들락거리고, 각종 주전부리 노점상들의 튀기고 볶는 냄새가 먼지들과 섞여 바람을 타고 스치며 지나갔다. 궁평항 공터, 천막 친 간이음식점의 각설이 품바타령이 확성기를 통해, 묽은 안개가 번져있는 바다를 향해 퍼져 나가고 있었다.

 

 

 

 

'imag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 속으로  (2) 2010.10.29
가을소리  (4) 2010.10.19
가을이 지나는 길목  (2) 2010.10.06
여행 스케치  (8) 2010.10.03
저 푸른 초원 위에  (0) 2010.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