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여행

비오는 날의 남도 풍경

 남도 여행 내내 빗속의 강행군이었다. 세차게 내리는 비 때문에 목적지 도착해서도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되돌리기 일쑤였다. 대기상태로 꺼내 논 카메라를 들고 풍경을 살펴보았지만 빗줄기 속을 뚫고 나가기는 엄두조차 못 내었다. 남해의 길은, 섬 전체가 구불구불한 슬로우 로드(?)였다. 비까지 내리니, 어쩌다 관광버스가 길을 막고 앞에서 달리면, 한참을 그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녀야 했다.

 

 목적지 보리암에 도착했는데, 주차장 안내 직원이 구름과 안개, 빗발이 들이쳐서 미끄럽고 위험하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차를 돌려 나오며, 남해의 명소를 찾아보았으나, 생각 없이 떠난 길이라, 우왕좌왕 헤맬 수밖에 없었다.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엉뚱한 곳에 가있기 일쑤였다.

 

 내비의 도움을 받아 찾은 곳이 다랭이 마을이었는데, 비바람이 너무 세찼다. 궁벽한 비탈로만 알았던 다랭이 마을은 이미 관광명소였다. 관광버스들은 줄지어 도착했다간, 비바람 때문에 승객들을 내려주지도 않고 줄줄이 떠나갔다. 승용차로 온 사람들 중, 극성맞은 사람들만이 전망대까지 가서 비바람 속에 스마트폰으로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재빠르게 떠나갔다. 우리도 차에서 내려 카메라를 내미는데, 맞바람에 비가 정면에서 들이쳐 렌즈 표면에 빗방울이 튀었다. 재빠르게 몇 장을 찍고 차를 타니, 참으로 허망한 일이었다.

 

 구불구불한 길을 돌고 돌아 그 유명한 독일마을에 갔는데, 고개 마루 언덕에 구름이 내려앉아 20여 미터 전방은 보이지도 않았다. 관광객들은 비를 피해 고갯마루 커피점에서 북적거렸다. 차를 타고 도로변에서 유럽풍의 독일마을을 스치듯 살펴보고는 별도리가 없어 차를 돌려 남해를 벗어나기로 했다. 남해를 벗어나서 비 맞아 우중충한 기분을 달래려고 목욕탕을 수소문했으나, 한적한 시골에서 사우나 목욕탕 찾기가 그리 수월한 일은 아니었다. 결국 마산으로 가려던 길을 수정해서 진주까지 비를 맞으며 국도를 달리고 달리었다.

 

남해, 이름 모를 길가에서


다랭이 마을


삼천포 창선대교에서


산청, 이름 모를 길을 달리며


산청, 정취암 가는 길

'국내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주 한옥마을  (6) 2012.05.02
2012 고양국제 꽃박람회  (2) 2012.05.01
비내리는 광한루  (6) 2012.04.24
안산 다문화마을 특구  (2) 2012.04.08
풍차가 있는 풍경 - 소래습지 생태공원  (2) 2012.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