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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매바위-화성시 제부도

 꽃샘추위라던가. 화창한 날씨에 취해서 화성시 제부도에 나갔었다. 때마침 바닷길도 활짝 열려 바닥을 드러낸 시멘트 길을 따라 봄기운을 만끽하며 섬 안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런, 바람이 장난이 아니었다. 황해의 꽃샘바람은 거세고 차가웠다. 봄맞이차림의 가벼운 옷차림이 낭패였다. 체감온도가 낮을 것이란 예보가 있어 예상은 했었지만, 생각보다 꽃샘바람은 차갑고 매서웠다. 바람 때문에 눈물이 흘러 파인더를 통해 보이는 피사체가 흐려져 초점 잡기조차 어려웠었다. 멀리서 바라보던 제부도의 매바위가 성에 차지 않아 물이 빠진 틈에 매바위 근처까지 다가서서 서해의 갯벌과 우람한 매바위 풍경을 바람 속에 바라보았다.

 성급한 상춘객들도 추위 때문에 바위 뒤에 웅크리고 서서 바람을 피했다. 그래도 메뚜기도 한철이라는데... 그까짓 3월의 꽃샘바람쯤이야. 

 

 

 

 

 

 

 

 

 

 

 

 

 

  예전에는 해안 쪽 바위 근처에서 굴을 채취해서 바닷물에 헹구어 먹어본 적도 있었는데, 처음으로 매바위 너머까지 걸어 들어가 바위 전체를 바라보았다.  언제나, 제부도 해안에서 바라보던 매바위는 세 덩어리의 작은 기암에 불과해 보였었다.  반대쪽에서 바라보는 매바위는 엄청난 크기의 기암괴석이었다. 수많은 세월의 풍화를 거치며 제부도의 역사를 지켜보았을 우람한 대자연의 큰 조각이었다. 그 웅장함에 놀라며, 바위에 붙어 삶을 이어가는 무수한 생명체들에 경외감을 느끼며, 새로운 풍경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사족 : 제부도 들어가는 입구 매표소에서 1인당 1000원씩 받던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웬일인지 이유를 알아보니 화성시 의회에서 2009년부터 입장료를 폐지하기로 의결했다고 한다. 애당초 외지인들이 섬에 들어간다고 입장료 받는다는 것부터 바람직한 일은 아니었다. 제부도 방문은 바닷길이 열리는 물 때를 맞춰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