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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평낙조

 모처럼 일몰을 촬영하겠다고, 장시간을 한자리에 서서 석양만 바라보았다. 날씨가 풀린 줄 알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갔다가 차갑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동태가 될 뻔했다. 너무 추워서 주차장으로 되돌아가서 자동차를 해변에 대놓고, 해 떨어질 때까지 차 안에서 대기했다. 뭔 청승인가 싶어 쓴웃음마저 들었지만,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 아름다운 결과물을 기대하며 감내하기로 했다. 수평선만 바라보며 오랜 시간을 기다렸는데, 태양이 바다로 떨어질 때 맙소사, 보이지 않던 작은 산 그림자가 나타났다. 오메가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섬그늘에 가려져 일그러진 모습으로 넘어가는 석양에 실망감이 여간 큰 게 아니었다. 이래저래 예상을 빗나간 촬영이어서 기분이 씁쓸했다. 화성팔경 중의 하나가 궁평낙조라는데... 궁평항에서 회를 배불리 먹은 것 빼고는 소득이 없었던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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