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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울릉도로 떠나는 길목, 강릉항

  경포호수 아래 송정해변에 갔다가 우연히 들렸던 강릉항, 전에는 이곳을 안목항이라 불렀었다. 10년 전쯤 겨울에 이곳 안목항 방파제에서 친구들과 바다낚시를 했었다. 그때 바다낚시 초짜였던 내가 두어 시간 만에 학꽁치를 네 마리나 낚아 올려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기도 했다. 그때 그 생각으로 항구로 들어섰는데, 아아, 상전벽해도 유분수지, 우람한 방파제만 보였던 안목항이 미려한 요트항으로 탈바꿈되어 있었다. 잘 정리된 항만 안에 작은 요트들이 정박해 있었고, 수중익선인 쾌속 여객선이 저편에 떠 있었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항구 안을 돌아보았다. 한겨울 거센 해풍이 불어왔다. 추운 탓으로 인적은 끊겼으나 보이는 풍경이 너무나 고왔다.

  강릉에서 울릉도와 독도를 간다. 처음 듣는 얘기에 여객선 대합실까지 찾아갔다.  80년대 후반에 내가 울릉도 갔을 땐  중앙고속도로가 없었던 시절이라, 국도로 죽령을 구불구불 넘어서 불영계곡을 지나 울진을 지나 후포까지 가서 한밤 중에 울릉도행 배를 탔었다. 도동항 까지 7-8시간 걸려 새벽 4시쯤에 도동항에 내렸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은 이곳 강릉항에서 2시간 30분이면 울릉도 도동에 간다니 너무도 놀라운 일이었다. 울릉도 여행도 1박 2일, 아니 당일치기도 가능하단 생각에 당장에라도 울릉도로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동절기엔 휴항이란다.

 

 

 강릉항 전경- 동해 방향

 

울릉도행 씨스타 호

 

 

강릉항 대합실

 

요금과 시간 안내문, 아침에 갔다가 저녁에 돌아올 수 있다. 그런데, 겨울철에는 운항하지 않는단다.

 

시스타 대합실 부근에서 바라본 강릉항, 육지 방향.


  자그마한 어항이었던 안목항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요트항이 되었다. 너무나 깔끔한 탓에 외국의 미항에 들린 듯한 착각이 들었었다. 비린내와 오물이 둥둥 떠다니는 보통의 우리나라 항구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는 예쁘고 아름다운 항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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