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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관동제일루 죽서루

"...... 진주관 죽서루 오십천 내린 물이 태백산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가니 차라리 한강의 목멱에 다히고저......"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 중 죽서루 부분인데, 송강의 노래대로 태백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이 이곳 오십천 구비를 휘돌아 동해로 흐른다. 그 오십천 벼랑 위, 암반 위에 팔작지붕의 긴 다락을 짓고, 자연을 벗 삼고 희롱하던 선비들의 풍류가 저절로 그려진다. 죽서루 방문은 수차례였지만, 이 번엔 죽서루의 구석구석을 돌아보았다. 절벽의 험한 바위에 눈이 내려 미끄럽고 위험했다. 게다가 날씨도 추워 장갑 낀 손끝이 아렸다. 밤사이 서울과 중부지방엔 폭설이 내려 교통 대란과 혹한이 찾아들어 아우성이라는데, 이곳엔 희고도 고운 백설이 살짝 뿌리고 지나갔다. 이곳에서 태백산맥을 넘어 영월로 가려던 계획을 어쩔 수 없이 수정하고 모든 일정을 강릉으로 되돌렸다.

 

 

배용준과 손예진이 외출이란 영화를 삼척에서 찍고 이곳에 손바닥 조형물을 기념으로 남겨 놓았다.

 

죽서루라 멋들어지게 쓴 현판 옆에 '관동 제일루'란  글씨가 생동감이 있어서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바위의 생긴 모양을 그대로 살려 그 위에 길고 짧은 기둥들을 세웠다.

 

마루 위 들보에 붙은 시인 묵객들의 시.

 

죽서루 다락 위에서 바라본 서쪽 방향의 태백산맥, 밤사이 흰 눈이 내려 태백산을 넘은 상쾌하고 맑은 바람들이 눈 가지를 털며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여름철이라면 나무 숲에 가려 보이지 않았을 시원스러운 풍경들이 앙상한 가지 사이로 보여 상쾌함이 더했다.

 

죽서루 남쪽, 신라 문무왕 전설이 서린 용문바위이다. 신라 문무대왕이 호국용이 되어 삼척으로 날아와 오십천으로 뛰어들 때 바위를 뚫고 지나 구명이 생겼단다.


  입장료 무료, 죽서루 안에 삼척 문화원이 있다. 깔끔하게 정돈된 삼척시와 넉넉한 삼척 사람들의 여유로운 인심들이 너무 좋았다. 관광지마다 들끓는 장사꾼들의 야박함 대신, 선창가 조촐한 식당에서 반찬 하나 더 얹어주는 주인 아주머니의 작은 손길에 삼척 사람들의 따사로운 정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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