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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날씨 맑음, 구름 가끔. 상춘객들로 발디딜 틈 없어 보였다.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었다. 차량들이 진행하지 못하고 있던 차에 갑자기 우측 차로가 열렸다. 고맙게도 대공원측에서 입장객들의 편의를 위해우회하는 샛길을 열어 주었기 때문이었다.일렬주차로 길가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걸어서 대공원에 들어갔다. 입구에서는 라디오 공개방송까지 열고 있었다. 공원 안은 어린이들 손을 잡고 봄맞이 나온 상춘객들로 가득했다. 어린이들 세상이었다. 덕분에 오늘 나들이는 꽃구경하고 바람 쐬는 것으로 만족했다.( 더블클릭 하시면 원본크기로 동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공원 안은 몇 년 전보다 상쾌하게 단장되어 있었다. 관람을 위한 편의 시설도 많이 늘었고, 직원들도매우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서로 부딪..
거리의 예술가 1. 여의도 벚꽃길에서... 2. 서울대공원에서... 어린 시절엔 사진이 귀했었다. 어느 날, 보따리 사진장사가 우리 동네로 와서 어른들의 스냅사진에서 인물을 바탕으로 초상화를 만들어 팔았다. 갑자기 우리 동네 어른들은 의젓하신 양반이 되어 대청마루 큰 벽에 액자로 걸리셨다. 신식결혼 하지 못한 동네의 젊은 아낙들은 그들의 구식 결혼사진에서 얼굴만 오려 누군지도 모르는, 양복과 드레스에 면사포 쓴 새신랑 새색시의 몸통을 빌려 붙여 그들의 혼인사진으로 큰 액자에 넣어 신혼방에 걸기도 했었다. 빛바랜 사진 속의, 내 할아버지의 작은 얼굴도 정자관 쓰신 초상화로 바뀌어 커다란 액자로 걸리셨다. 만화 그리기를 즐겨하던 난, 그 때부터 사진 보고 그리는 초상화를 연습했었다. 몇 번은 칭찬도 들은 것 같은데, 심심..
낙화유감(落花有感) 봄이면 꽃은 피고 진다. 추운 겨우내 따스한 봄을 그리며, 추위 속에 피워낸 봄꽃들에 환호하며 기뻐한다. 이제 그 꽃마저도 바람에 흩날려 떨어지고 있다. 그동안 남녘의 봄꽃 소식에 귀 기울이며 얼마나 기다렸던가. 저 꽃이 떨어지면 내년 봄을 기다려야 하는 걸까. 그러나, 내년의 꽃은 오늘과 전혀 다른 꽃이다. 그러고 보면, 일생에 볼 수 있는 봄꽃도 그리 많지 않다.평균수명이 늘었다고 해도 유한한 생물의 한계 때문에 지는 꽃에 대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아직도 기억 저편 한 곳에서스믈스믈 살아 움직이는데, 내 심신은 쇠한 모습으로 자꾸만 지쳐가기만 한다. '조여청사 모성설(朝如靑絲 暮成雪)이라." 아침에 푸른 실 같은 머리칼이 저녁엔 눈이 되었구나!라는 탄식처럼 흘러 지나는..
비 온 다음 날 봄비 내린 다음 날 오전, 수원 팔달산 아래에선 꽃눈이 내리고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어지럽게 꽃잎들이 바람에 날려 떨어지고 있었다. 봄비가 내려도 촉촉히 젖어볼 수 없는 삭막함에, 떨어지는 꽃잎들을 바라보아도 예전의 느낌과 같지 않은 것은 세월 탓만은 아닐 게다. 바람은 아직 찼다. 일교차가 크긴 하지만 어제 비내린 탓일 게다. 봄을 그토록 그리워했으면서도, 이제 지나쳐가는 봄을 무덤덤하게 흘려보낸다. 청자빛 봄을 상상했지만, 금년 봄은 방사성공포에 봄바람에도 몸을 사리게 되고 말았다.
한강의 봄 여의도 서강대교
독산산성 독산성(세마대) 주차장 벚꽃은 아직 만개하지 않았다. 오랜 만에 찾은독산성엔 아직 봄꽃이 만개하진 않았다.제법 가파른 비탈길을 먼지를 피우며 타박타박 올라 갔다.조금 오르다 보니, 산성의 모습이 뚜렷하게 시야에 들어 왔다. 전에 보지 못했던 모습이라 퍽이나 놀랐다.작년 태풍 곤파스의 영향이 아닐까 퍼뜩 생각했던 것이 잘못된 것이었다. 성의 윤곽을 드러내기 위해 성벽을 가렸던 나무들을 모두 잘라 버렸기 때문이었다. 군대시절 사계청소처럼 눈앞을 가리던 잡목들을 시원하게 제거해 버렸기 때문에 전망이 상쾌해졌다. 휑하니 드러난 주변이 을씨년스럽긴 했지만 몇 년이면 다시 키작은 잡목들이 무성하게 될 것이다. 토요일 오후라 성을 찾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근자에 다듬은 흔적이 뚜렷한흰 돌들이 성벽을 보수한 세월이..
봄이 지나는 길목 바람도 이젠 차갑지 않다. 태양의 고도도높아져 발코니로 들어오는 오후 햇빛의 키가줄어들었다. 아직 벚꽃은 만개하지 않았지만, 솜사탕처럼 부풀다 팝콘처럼 터져버린 목련과 화사한 살구꽃이 바람에 속살을 드러내고 활짝 웃고 있다. 민들레는 이미 홀씨들을 날리고, 뒷산에 나무들은 아주 작은 새순을 삐죽삐죽 내밀기 시작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해가는 뒷산에는 오후 한 때, 봄풍경이 바람따라 흘러 지나고 있었다.
경주 남산 4월 9일 날씨 화창, 남녘의 봄은 이미 흐드러지고 있었다. 경주 나들목 초입부터 상춘객들로 차량들이 밀리기 시작했다. 개나리는 축축 휘어져 진노랑 빛깔을 지천으로 내뿜고 있었고, 벚꽃 역시 순백색의 꽃망울을 활짝 터트리고 있었다. 남산 통일전 정문부터 산행을 시작했었는데, 산골짜기로부터 봄바람이 다소 세차게 불었다. 금오산 정상까지 이르는 길은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평탄한 길이라 산행의 묘미는 적었다.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는 경주 남산에서 유적들을 보려 찾았으나, 신작로 같은 넓은 길에서 유적들을 찾아보기란 불가했다. 아쉬움으로 큰길 따라 타박타박 무르익은 봄풍광을 즐기며 올랐다. 삼화령 부근에서, 조망 파노라마(3P) 금오산 정상석, 인증샷 금오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암릉에서 삼릉계곡 석가여래좌상을 바..
봄꽃 뜨락 비온 뒤, 1층 아파트 현관 옆을 지나치다 발견한 민들레꽃과 제비꽃! 그러고 보니 나비까지 나풀나풀 날아 다니고 있었다. 그 만큼 시간이 훌쩍 지났나 보다. 어느 새, 봄을 알리고 있었다. 남녁의 꽃들만 활짝 핀 줄 알았었는데, 봄은 내곁에 성큼 찾아 들었다. 뒷산의 생강꽃과 산수유는 벌써 흐드러지고, 목련이 하나 둘 봉우리를 터트린다. 황사만 아니라면,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산듯하고 쨍한 봄기운을 느껴 보련만...
서울모터쇼 처음으로 가 본 모터 쇼! 가 봐야 그림의 떡이겠지만 모처럼의 기회라 싶어서 일산킨텍스에 갔었다. 엄청난 인파 속에 주마간산격으로관심가는 차량을 중심으로 한 바퀴 휘돌았다. 한국GM영화 '트랜스 포머'의 주인공인 '카마로'가 공중을 날고 있는 퍼포먼스. 관객들의 관심은 모델에게 있는 듯...전기자동차 '볼트' 현대자동차 소나타의 유럽형 웨건 VF 전기자동차 '블루 온' 얼개 미니츄어 모형 전시차 기아자동차'K5' 하이브리드 카 쌍용자동차'엑티언 스포츠' 후속이라는 컨셉트 카 'SUT 1'. 내년 쯤 생산된다는 데, 앞부분의 디자인이 엑티언 보다 좀 나아 보인다. 르노삼성앞으로 나올 'SM7' - 입 벌린 라디에타 그릴이 아우디와 비슷하다.로고만 다른, 짝퉁이란 소리 듣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AD모터스 국..
샤갈전, 마지막 날 샤갈전 마지막 날, 안 보면 후회할 것 같아 서울시립미술관에 갔었다. 인산인해라 작품 관람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석판화가 제일 많았고, 유태인 중심의 성서 삽화, 그리스 신화 이야기들이 주류였었기에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주마간산격으로 관람을 마치고 나올 때의 허전함은말할 수 없이 컸었다. 현대 미술의 난해함을 이해한다는 것은발가벗은 임금님이 아닐는지...사전지식 없이 대가의 그림을 보러 갔던 내 자신부터 책망할 수밖에... 샤갈 (1887. 7. 7 러시아 비테프스크~1985. 3. 28 프랑스 알프마리팀 생폴) 러시아 태생의 화가·판화제작자·디자이너. 회화 이론을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내면의 시적 호소력을 이용하여 상징적이고 미학적인 형식 요소들과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이미지를 결합한 작품들을 많이 그..
제암리를 아시나요? 지진과 해일로 일본 열도가 난리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부숴진 원전 때문에 또 일본사람들은 공포에 떨고 있기도 하구요. 한류스타들의 기부행렬과우리나라 방송사에서 걷은성금들이 그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했겠지요? 그런데, 그 와중에도 일본 정부는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등재한다네요. 화성시 제암리를 지나다가 문득 가슴이 아려와서, 차를 멈추고 한 바퀴 돌아 보았습니다. 자주 지나는 곳이라 별 느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기분이 묘해지더군요. 지울 수 없는 일제의 악랄한 만행의 흔적들과, 일본 열도의 재앙에 대한 측은함과, 독도 영유권을 자손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일본정부의 간악함이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놀랍게도 3월의 하늘은 푸르고 맑았습니다. 차갑긴 했지만 봄바람이 정신을 맑게 해주었구요. 순백..
수원 화성 하늘이 너무 맑아 화성에 나갔다. 가는 날이 장날인지 방화수류정 앞, 용연 주변은새단장을 위해서인지 흉측한 울타리를 둘러치고 보수공사를 하는 중이었다. 작년에 태풍 곤파스에 나무들이 무참히 부러져 나간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바람이 찼다. 봄이 오다가 되돌아 갈 것 같다. 화홍문 앞에서 몇 컷 담고, 창룡문으로 이동했는데, 창룡문 옆 동북공심돈대도 해체 보수 중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보다도 중국 관광객 숫자가 더 많아 보였다. 하기사 바람이 너무 차니 내국인들의 봄나들이는 성급하다 할 수밖에... 그래도 버드나무 끝에는 봄이 찾아 들었다. 잔뜩 물먹어 파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것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화홍문(북수문)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 - 內城 창룡문 - 外城 창룡문 - 外城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문밖에 반..
고궁의 봄 수양버드나무 가지 끝에 봄기운이 맺혀 있었다. 겨울의 끝자락으로부터 봄바람이 불어와 고궁의 물결 위에서살랑이고 있었다.
도봉산 의정부로 오르내리는 큰 도로를 지나다닐 때는 저 암봉의 앞면만 바라보았는데, 등산로는 정상의 암봉을 우회하여 뒤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불행히도 날씨가 흐려 선명한 사진을 얻지 못했다. 신선대에서멀리 바라보이는백운대와 인수봉, 그리고 만경대... 신선대앞의 뜀바위와 칼바위 신선대에서 바라 본 도봉산 정상 하산길의 천축사
봄비 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보슬보슬 내리는 빗방울이 창문에 맺혀 봄기운으로 문을 두드리는 것 같다. 영동지방엔 또다시 폭설이 내린다니 걱정이다. 봄소식만 전해주고 가면 좋으련만... 우리 한반도의 기후가 아열대로 바뀌었다는데, 날씨는 왜 이리 추워졌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지구 온난화, 또는 엘리뇨, 라니냐현상으로 설명하려 하지만, 삼한사온이 정확히 들어맞던 내 어린 시절의 예상가능했던 기후가 정겨워질 뿐이다. 이 비가 그치면 따스한 봄이 더 가까이 다가왔으면 좋겠다. 그런데, 기상예보로는 다시 추워진다니 걱정이다. 응달에 남아 있던 잔설은 다 녹았다. 이제 따뜻한 꽃소식과 함께 봄기운이 풍성해지는 것만 남았으리라. 봄비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상당산성 청주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그냥 되돌아오기가 아쉬워서 상당산성에 올랐다. 봄바람이 살랑이는 산성엔 많은 청주시민들이 때이른 봄맞이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아름답게 조성된 성곽 따라 정상에 올랐다가 시간에 쫓겨 일주하지는 못했다. 겨울의 끝자락인 지금은 무채색의 풍경이었지만, 사시사철시민들의 여가생활에, 쾌적한 기쁨을 줄 아름다운 산성이었다. 산성의 남문인 공남문으로 산성의 정문이다. 이곳의 잔디밭은 문화방송의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주인공 담덕이 화살을 맞는 장면 등을 촬영한 곳이란다. 남문의 현판 "공남문" 공남문 안에서 내다 본 성밖 풍경, 성문에 그려진 도깨비의 모습이 해학적이다. 성위에서 바라본 청주시가 상당산성이란 이름은 백제의 상당현이란 지명에서 유래된 것이라 하는데, 둘레가 4.2km, ..
봄을 기다리며 봄날씨처럼 포근한 날씨 탓에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응달진 산길엔 잔설이 녹아 질척이고 있었지만, 호수엔 아직도 얼음이 가득했다., 유난히 추웠던 금년 겨울의상채기가 참으로 크다. 눈앞은 아직도 꽁꽁 얼어붙은 겨울인데, 바람은 귓가에 살랑이는 봄바람이다. 어디선가 꽃향기라도 날아올 것만 같다. 제주의 유채꽃, 매화꽃 소식을 떠올리며, 머지않아 찾아올 또 다른 봄을 손꼽아 기다린다.
설악산 권금성 영동지방에는 왜그리 눈이 많이 오는지, 지난 주말에 내린 폭설로 아직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해 케이블카로 올랐던 설악산 권금성! 날씨가 흐려서 시계가 썩 좋지 않았지만, 모처럼 높은 산에 올라 장쾌한 호연지기를 맛보았었다. 다행히 오늘부터 날씨가 풀려 기온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하루빨리 폭설대란을 극복하고영둥주민들의 불편이 해소되길 바란다. 아울러 따뜻한 남녘으로부터 봄바람 속에 묻어나는 꽃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리며...
백남준 아트 센터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소재 "백남준 아트센터" 경부고속도로 수원 IC에서 3분 거리에 있다. 세계적인 에술가 백남준(1932년 7월 20일 ~ 2006년 1월 29일) 기념 박물관이다. 백남준과용인시는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백남준의 관향이 '수원'이기에수원과 가까운 이곳에 그의 기념관을 건립했단다. 그가 주로 활동한 비디오 아트 부분은 나로서 이해하기 어렵지만, 박물관 건립 당시부터 관심이 있었다.바로 이웃에 경기도립 박물관이 있어서 문화체험관으로서의 고급스런 역할도 돈독히 하고 있다. 안내 데스크 로비의 봉황문, 로비에 전시된 물고기 비디오- 어항들을 'ㄱ'자로 연결해서만든 작품으로 어항 뒤의 모니터에서 쉴 새없이 영상들이 움직이며 강렬한 색상들을 쏘아대고 있었다. 전시실 내부- 3면에 대형스크린이 설..
한국을 기억하세요... 인천공항 41 탑승구에서...
자이푸르에서 델리로 오전 8 시경 델리로 가기 위해 호텔을 떠났다. 델리까지 동북쪽으로 가야 한다. 차창 밖으론 따가운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며칠 동안 오가며 보았던 언덕 위 옛 고성 위에도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떨어지고 있었다. 인도 마을은 어딜 가나 대동소이했다. 흙더미가 여기저기 쌓여 있고, 쓰레기들이 널려 있다. 그 사이를 소떼들이 어슬렁거리며 쓰레기 더미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소처럼 들개들도 한가롭게 너무나 태연히 사람 가까이에서 떠돌아 다니고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 자이푸르는 야산들이 종종 눈에 띈다는 것이었다. 공터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어비야스 말에 따르면 낙타 가죽시장이란다. 보따리를 풀어 땅바닥에 가죽들을 펼쳐 놓고 매매하고 있었다. 오른쪽 창으로 계속 햇빛이 들어 왔다. 커튼을 내리고 이따..
자이푸르 파괴의 신인 시바의 아들, 가네샤 Ganesha). 시바와 파르바티의 아들이며 코끼리 머리를 한 힌두교의 신 부와 복을 주는 신이며, 장애를 제거해 준다고 사람들은 믿고 있다. 예배를 할 때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찾는 신이며 그의 형상은 사원이나 주택의 입구에서 볼 수 있다. 문학과 학문의 보호자이고,〈마하바라타〉(바라타 왕조의 대서사시)를 받아 적었다고 하는 전설적인 서기(書記)이다. 또한 가나(시바의 시종)들의 우두머리이기도 하다. 가네샤는 보통 붉은색으로 묘사된다. 배는 항아리같이 튀어나오고 엄니 하나가 부러져 있고 4개의 팔로는 올가미와 막대기, 쌀이나 사탕을 담은 단지, 부러진 엄니를 들고 있기도 하며 사람들에게 은총을 베풀고 보호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는 쥐 위에 올라타고 있는..
아그라의 타지마할 1. 아그라까지 여정 카주라호에서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까지도 험난한 여정이었다. 오전 11시경 카주라호 사원 관광을 마치고 또다시 작은 SUV에 몸을 맡기고 잔시역으로 이동했다. 엉성한 포장도로는 노지의 오프로드 같았다. 작은 7인승 SUV 맨 뒷자리에 이틀 동안 타고 이동한 탓에 온몸이 쑤셨다. 잔시역에서 특급열차를 탄다고 해서 편안한 여행을 기대했었으나, 말로만 특급열차였다. 잔시역에서 오후 3시 20분 기차를 타고 3시간 30 분여를 달려, 7시경 어둠 속에 아그라역에 도착했다. 엄청난 강행군에 몸은 극도로 피곤해져,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속까지 니글니글해서 식사도 거의 하지 못해, 몸 컨디션은 말이 아니었다. 푸르고 아름다운 강도 건넜다. 그리고, 수많은 작은 마을들을 지났다. 마을마다 왜 ..
카쥬라호 애로틱 사원 카쥬라호는 우리나라 면소재지만한 작은 마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로틱 사원이 22개나 있어서 하루 한 차례 오가는 여객기를 운항하는 유명 도시이다. '카쥬'란 '야자'나무란 의미이며 라호는 뒤(後)라는 뜻이다. 옛날 성곽 뒤에 황금야자나무가 많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란다. 카쥬라호 사원들은 힌두 예술이 융성하던 9 세기 경에 달(月) 신의 후예라는 찬델라 왕조가 세웠는데, 이슬람교 세력이 이곳을 지배하면서 우상숭배라며 85개나 되는 사원들을 부숴버리고 22개만이 남아 오늘에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1. 카쥬라호까지 여정 바라나시로부터 소형 SUV로 9시간을 달려야만 했다. 산이 거의 보이지 않는 인도의 지형이지만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매우 불편했다. 때로는 움푹 파이고, 때로는 역주행하는 차량까..
바라나시 사르나트와 갠지스 강 1. 델리에서 바라나시까지 델리에서 바라나시 가는 야간열차 속에서 새벽부터 에어컨 바람 때문에 발이 시려워 잠을 자지 못하고 3층 침대에서 내려와 오들오들 떨었다. 좁은 침대칸에서 뒤적거리다가 열차 이음새 통로에서 한참을 서성이며 시간을 보냈다. 동터 올 무렵 열차의 출입문을 열고 안개 낀 들녘을 몇 컷 찍었다. 이른 새벽 원주민 한 명이 철로를 향해 쭈그리고 앉아 큰일을 보고 있었다. 야간 열차는 3층 침대 열차로 중앙 등받이 부분을 들어 올리면 3단 침대칸이 된다. 열차 칸은 벽으로 구분된 독립 공간이 아니라 커튼으로 가림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통로가 좁아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리를 뚝뚝 건드리고 지나가기도 했다. 열차는 공간을 극대화하여 6인용 침대칸 옆으로 작은 통로를 두고 그 옆에 세로로 만든..
델리 영하 15도를 밑도는 추위 속에 미지의 나라, 인도로 간다. 기껏해야 '물레 젓는 간디'의 나라로만 알고 있는 인도,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였던 나라. 중국 다음의 인구를 가진 나라... 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인도에 대한 상식이었다. 2011년 1월 인천 공항의 날씨는 눈까지 내린 가운데 춥고도 맑았다. 델리행 여객기는 마니산 상공을 빙 돌아 서남향으로 떠올랐다. 델리까지 9시간 비행... 지루했다. 비행기의 창문마저 닫아버리고 모든 승객들이 피로에 지쳐 좁은 좌석에서 뒤척거릴 때, 누군가가 '에베레스트 산'이 보인다고 말했다. 나도 창밖을 보았다. 처음에는 구름과 눈에 덮인 산맥들이 구분이 잘 가지 않았다. 비행기는 가로로 길게 뻗은 히말라야 산맥을 멀리 옆으로 끼고 날고 있어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
겨울바다 경포대의 아침, 구름 때문에 일출은 볼 수 없었다. 해는수평선 위로 떠올라 구름 속에서 강하게 빛을 쏘아대고 있었다. 눈 쌓인 경포해변의 모래 위엔차가운 겨울 바람만 쓸쓸히 불어왔다. 아마도 넓은 모래사장만이 제 몸 속에, 켜켜이 쌓인 여름철의 열기를, 추위 속에서 뜨겁게 반추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