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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오신 충무공 보수되어 되돌아오신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영하의 추위에 온 세상이 꽁꽁 얼어도, 조국을 수호하는 장군의 위용은 서릿발보다도 더 당당하다. 세간의 논란 끝에 보수되고 정비되어 그 자리에 다시 서게 된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 논란의 시비를 떠나서 이순신 장군의 입장으로 생각해 보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될 것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으로 외면한다고 문제의 근본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 국적불명, 정체불명의 동상을 세우고, 장군의 위업을 기릴 수는 없다. 일제 총독부 건물을 허물어 버릴 때처럼, 대통령의 결정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가? 그때도 미사려구로 총독부 건물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아도 백 번 잘한 일이었다. 공원처럼 잘 정비된 ..
감은사지, 그리고 문무대왕릉 정초부터 하늘빛이 변화무쌍하다. 깜깜한 하늘이 조금씩 밝아지더니, 파랗게 열리기 시작했다.그리고, 엷은 구름이 약간 번져있는 하늘로 산봉우리에서 빨간 태양이 솟아올라왔다.산 속을 달리는 차속에서 바라보는태양이라 선명하지 않았다.지나치는 산그림자들이 태양을 가리는가 하면,갑자기 나타나는 터널들이 시야를 가로 막았다. 다행스럽게도 흐리지 않았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었다. 그런데, 경주를 지나서 구불구불한 산길로 감포를 향해갈 때, 하늘엔엷은 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1. 감은사지 바다로 향한 직선의 좁은 도로를 달릴 때, 차창 왼편으로 야트막한 산 아래에 서있는두 개의 석탑을 발견했다.전에도 이 길을몇 차례 지났는데, 그 때 보지 못했던 것은 왠 일일까, 스스로 반문하며, 탑의 아래 동쪽 주차장에 차를 세웠..
당포, 그리고 충렬사 1. 당포항 맑고 깨끗하고 상쾌하다. 박경리 기념공원에서 되돌아나와 미륵도 해안을 달린다. 박경리 공원 가까운 곳에 당포항이 있었다. 당포항이 한 눈에 보이는 포인트를 그만 스쳐 지나버렸다. 순간의방심으로 놓쳐버린 포인트를 아쉬워하며 당포항 안으로 깊숙히 들어갔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아름답고 평화로운 포구였다. 이순신 장군의 전승지 당포,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포구가 매우 아늑해 보였다. 맑은 해역이라 그럴까, 부두에 근접한 곳에 가두리 양식장이 널려 있었다. 대형 활어트럭들이 끊임없이 들락거리며 활어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어지러히 갈매기들이 날아다니며 활어를 탐내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400년전에 이곳은 더 맑고 깨끗하고 아름다웠을 것이다. 그 평화스런 마을을 탐욕스런 섬나라 도적깡패들..
박경리 기념관 통영의 햇살이 참으로 따스하다. 전국이 영하의 혹한에 떨고 있다는 데도 봄날씨처럼 포근하고 화창했다. 통영시 산양면에 조성된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의 묘소를 찾았다. 얕으막한 동산을 병풍삼아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선생의 기념관과 묘소가 있었다. 산양초중학교를 지나, 작은 언덕 너머, 길가에선생의 기념관이 있었다.기념관 옥상 위 오른쪽 산봉우리가 미륵산 정상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2층으로 올라가면 바로 전시관이다. 입구 오른쪽 코너에 마련된 선생의 년보표 기념관 안에 재현된 소박하고 검소한작업실로, 소탈한 선생님의 성품이 우러나는 듯했다. 멀리서 바라본 기념관 2층, 기념관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공원이 있고, 공원의 맨 위에 선생의 묘소가 있다. 공원으로 가는 길 좌측에 ..
통영항과 통영중앙시장 애석하게 거가대교를 통과하지 못하고, 해떨어진 직후 통영에 도착했다. 통영시내 좁은 도로는 서울 한 복판보다도 차가 많은 듯 싶었다. 통영 IC부터 통영항까지 40분 이상 소요되었다. 통영항 부근에서 차를 돌려 숙소를 잡고, 통영 중앙시장에 가서 활어회로 저녁식사를 하고 곧바로 잠자리에 빠져 들었다. 하루종일 차 안에서 보낸다는 것도 보통일이 아닌 듯 하다. 2일 아침 해 뜬 후식사를 위해 다시 통영항으로 나왔다. 이른 아침부터 관광객들로 식당마다 만원이었다. 1. 아침 햇살이 퍼질 무렵의 통영항 2. 통영 중앙시장 시장 입구부터 통영 사람들과 관광객들로 엉키고 설키어 무척이나 어지러웠다. 시장 입구에선 수입 냉동갈치를 팔고 있었는데, 한 마리에 만 원, 엄청난 크기에 값이 참이나 헐해 보였다. 맛은 어..
차창(車窓)밖 풍경 여행을 하다보면 차창 밖 풍경에 넋을 잃을 때가 종종 있다. 내가 운전을 할 때면 어쩔수 없지만, 두 손이 자유로울 때도, 순간을 놓치고아쉬워할 때가 많다. 그야말로 순발력과 타이밍이 중요하다. 모처럼 뒷좌석에 앉아 차창밖 풍경을 시도해 보았다. 거가대교를 보려고 부산을 떨며, 업데이트 하지 못한 네비 탓에,길을 물어 가며 도로를 달려갔다. 광안대교 위를 달리며 차창 밖 풍경에 감탄한다.처음 달려가는, 이 다리 위에서아름다움에 취해서 위험을 무릅쓰고카메라를 내밀었다. 1. 광안대교 거가대교 가는 길에 부산 광안대교를 지난다. 지난 번 불이 났던황금색 오피스텔도 스치듯 빠르게 지나쳐 갔다. 불현듯, 영화 '해운대"에서 광안대교 위로 콘테이너가 떨어지고, 유조차가 폭발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2. 진해가도 엄..
간절곶 1월 1일, 우리나라에서 해가 제일 먼저 뜬다는 울주 간절곶! 바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쉼없이 해안으로 밀려와서 장렬히 부서지는 파도를 보면서 금년엔 모든 일이 파도처럼 장쾌하게 이루워지길 소망했다. 새해 첫날이라 소망을 품고 이곳을 방문한 수많은 인파에 차를 댈 곳도, 서있을 공간도 모자랐다. 가벼운 마음으로 소망 우체통에 소망엽서로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염원하였다. 간절곶 북쪽, 들어오는 길. 간절곶 해안, 파도의 물보라로 가득했다. 하얗게 일궈내는 포말처럼 우리 모두의 행복도 이곳에서 간절하게이루어졌으면... 몰려드는 엄청난 힘! 행복을 밀어주는 추진력이 되었으면... 간절곶 끝 자락, 해맞이하는 곳. 새 천 년 거북탑과 신묘년의 주인공 토끼 가족이 고래를 타고, 방문객들을 새해 인사로 맞이하..
눈 내린 화성 수북하게 쌓인 눈 위에 또 눈이 내렸다. 금년 겨울에는 혹한과 폭설이 많을 것이란 예보가 맞는 모양이다. 방한모와 두툼한 파카로 중무장을 하고 나서 길을 나섰다. 큰길은 염화칼슘덕인지 다 녹았는데, 이면도로는 마치 스키장 같다. 조심스레, 천천히 차를 몰아 화홍문 아래 주차하고 방화수류정으로 걸어갔다. 금년 여름, 태풍 곤파스덕에 나무들이 꽤나 사라져, 풍경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바람이 차가웠음에도 탐광객들이 많았다. 용감한 것은 카메라 든 진사님들이었다. 수북하게 쌓인 눈 속을 거침없이 밟고 들어가 포인트를 찾느라고 애쓰고들 있었다. 다행히 햇살이 퍼져 하늘빛이 고왔다. 1. 방화수류정과 화홍문 방화수류정 앞 용연 안에 버드나무 섬이 휑하여 쓸쓸해 보였다. 태풍으로 부러져 나간 나무들 때문에 속알머리..
백제의 미소 백제의 미소, 서산 마애 삼존불상을 찾았다. 이 번이 세 번째 방문인데, 전에는 전각 속에 삼존불이 보호되고 있어서, 부조에 나타나는 그림자가 흐렸기 때문에 미소를 찾아보기 어려웠었다. 그런데, 전각을 철거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제 백제의 미소를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었다. 마침 시간도 오후였기에, 안성맞춤이라 조바심까지 일었다. 단지 날씨가 흐렸다는 것이 조금 섭섭했지만... 골짜기 개울을 건너 삼존불상에 오르는 길, 나무다리를 건너 지나 돌계단으로 올랐다. 오르면서 삼존불 방향인 왼쪽을 바라보니, 전각을 세웠다가 철거한 흉터가 볼상 사나웠다. 돌담 위로 부처님 옆얼굴이 살짝드러나 있었다. 아아! 부처님, 아니, 고대 백제의 우리 할아버지! 관리 사무실 앞마당으로해서 작은 대문을 지나면, 바로 삼..
서산 개심사 마음을 여는 절집 "開心寺"에 다녀 왔습니다. 유명한 사찰로 세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해서 두 번 째로 방문했습니다만, 제 짧은 미감으로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절집에 들어가는 길에 들은 바람소리는 무척이나 청아했습니다. 나목 가지들을 통과하며 갈라졌다가 이어붙는 바람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흐린 날씨에 늦은 오후라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어서 한기를 더 느껴며 산길을 걸어 올라갔습니다. 불행하게도 지난 여름 태풍의 피해로 거목들이 부러지고 뿌리채 뽑힌 잔해들이 아직도 남아 있어서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상왕산 개심사 일주문입니다. 천왕문이 없습니다. 일주문에서 주욱 걸어 오르면 절집에 닿게 되는데, 직사각형 연못이 길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당에는 나무들을 가지런하게 잘라 쌓아 놓았습니다. 아마..
통영 미륵산 정상에서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쪽 전경. 누워있는 하트 모양의 솔숲이 박경리 선생묘소 공원, 그 앞이 당포, 오른 족 끝, 멀리 보이는 섬이 남해도.... 한려수도 정상에서 바라 본 통영항과 거제도 멀리서 바라보는 통영의 모습... 옛말대로 숲만보고 나무는 보지 못하는 처지이고 보면, 이번 산행도 안타까움이 많은 걸음이었다. 정상에 세워 놓은 안내도를 보며 대강 눈앞 전경들을 맞추어 보면서 눈짐작을 해 보았다. 통영 방문은 다섯 번이 넘는데, 아름다움을 아직도 다 느껴보지 못했다. 그 아름다움을 느껴보려면, 1년 이상은 이곳에서 살아봐야 할 것 같다. 충무공의 유적지에 친일파 예술가로 지목되는 유치진 유치환 형제의 기념관이 버젓이 세워져 있단다. 우 리주변에서 발견되는 모순이 어찌 한둘 뿐일까마는 일본인들이 ..
통영, 미륵산 강추위가 엄습했다는 12월 16일, 통영 미륵산을 찾았다. 4시간여를 걸쳐 도착한 통영엔 봄햇살이 퍼지고 있었다. 겹겹이 껴입었던 옷 때문에 땀을 꽤 많이 흘리기도 했다. 전체 소요 시간은 3시간여... 정상에서 이곳저곳을 조망하느라 넉넉하게 시간도 보냈다. 곳곳에 충무공의 전적지가 서려 있고, 우리 현대사에서 많은 예술가들을 배출하기도 했던 통영이었기에 감회가 새로웠다. 통영이란 도시의 명칭도 이순신장군이 이곳에 삼도 수군통제영을 설치했었기 때문이란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러고 보면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불렀던 보다도 통영이 더욱 사랑스럽고 애착이 가겠다. 통영시의 유래를 알고 나니 이곳이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일약 군사적 요충지로 새롭게 인식되었다. 도착시간 11시, 용화사 공터에서부터 등반을 시..
호기심 날씨가 추워지니 양지쪽으로 사람들이 모인다. 여름에 그토록 뜨거웠던 태양의 열기가 오히려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공원의 정자엔 한가로움에 권태감으로 가득해 보이는 노인들이정자 마루에 걸터 앉아가을 햇볕을 즐기고 있다. 마침 강아지 두 마리가 지나간다. 노인들은 무심함으로 강아지들을 바라 본다. 노인들의 무료함이 강아지 때문에 조금은 씻겼는지도 모르겠다. 강아지들은 지나가다 세월지난 노인들을 쳐다본다. 지네들을 바라보는 노인들의 시선에 호기심 어린 눈길을 보내며 무덤덤하게 주인을 따라 유유히 지나친다. 한 순간 강아지들의 출현으로 메워졌던 공간이, 다시 따스한 가을볕만이 노인들을 돌보는 한적함으로 바뀌고 말았다.
수원 화성, 2010, 가을 1. 서북각루 화성의 서문인 화서문에서 화성장대로 오르는 첫 번째 각루이다. 성밖에 갈대를 심어 고풍스러운 정취를 더했다. 2. 화성장대 수원 화성의 총 지휘소로 서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서장대라고도 한다. 화성의 주산인 팔달산 정상에 있으며, 몇 년 전에 노숙자가 방화, 소실된 것을 다시 복원하였다. 당시 세계문화유산이 방화에 의해 소실되었다는 외신보도에 오히려 관광객이 증가했었다고 전해진다. 화성장대 아래 화성 행궁 : 정조대왕이 아버지의 묘소에 참배하기 위해 수원에 능행차했을 때, 머무르던 궁으로 사극 드라마 촬영지로 애용되고 있다. 화성장대 동남 방향 : 클릭하여 큰 사진으로 보면, 화성 성곽과 화성의 남문인 팔달문, 2002년 월드컵 축구 경기장도 찾을 수 있다. 오른쪽 끝자락의 고층빌딩들은 동탄..
바람 열린 너울길 - 신시도 대각산 11월 21일, 고군산군도에서 새만금 방조제 덕에 내륙으로 편입된 신시도를 찾았다. 행정구역은 전북 군산시, 신시도의 주봉이 해발 198m의 월영봉이기 때문에 산행이라기보다는 간단한 트레킹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무엇보다도 모처럼 휴일날, 친한 친구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라는 것이 의미 깊었다. 현지에 오전 11시에 도착하여 오후 3시까지 약 4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이미 입소문 때문인지, 주차장에는 승용차들이 빼곡히 차있었고, 주차장 확장 공사와 인파로, 들어서는 초입부터 어수선했다. 등산로는 건조한 날씨 탓으로 먼지가 쌓여 걸음을 옮길 때마다, 먼지들이 폴싹폴싹 피어올랐다. 등산길에 올라 구비를 돌아, 신시도 남쪽 절개지 위에서 내려다본 배수 갑문, 연무가 심하여 시계가 맑지 않았다. 남쪽의 산..
구름 속을 걷다 - 지리산 천왕봉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얼마나 망설였는지 모른다. 다음으로 미루려고 몇 번을 마음먹었다가, 약속된 제 날짜에 감행하기로 했다. 중산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천왕봉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10시였다. 셔틀버스는 법계사에서 운행하는데, 차비는 받지 않고 승강대에 보시함을 놓고 임의대로 넣도록 했다. 1000원을 넣고 3km를 올라왔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콩나물 버스를 탄 셈이었다. 미니버스 기사는 그리 친절하지 않아서, 등산객들을 대하는 태도가 퉁명스러웠다. 국립공원 안에 있는 절들은 대체로 친절하지 않은 것이 공통점이라면 내 지나친 억측일지도 모르겠다. 입장료 징수에 눈을 부라리는 사찰 측 직원들. 절과는 상관없이 등산 왔다가 보지도 않을, 절 입장료를 어쩔 수 없이 뜯기는 관광객들... 상식적으로도 생..
백양사 제 철에 백양사를 방문해서 단풍을 본 것이 처음이다. 사진에서 보면 새빨간 단풍에 나무와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물들어 버릴 것 같던데, 백양사에서 본 단풍은 전혀 그것이 아니었다. 물들기 시작한 것이 있는가 하면 새파란 단풍도 있고, 혹은 벌써 말라 오그라든 단풍도 있었다. 벚꽃처럼 일제히 온세상을 물들이는 단풍은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백양사 가는 길 간발의 차이로 때를 놓쳐, 설악산 등반에서 단풍 보는 것을 실패하고, 단풍으로 그 유명한 백양사를 찾았다. 가을 단풍철에 백양사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 오늘 산행이 뜻 깊은 셈이었다. 더우기 백암산을 넘어 백양사를 찾아가는 길이라 유명한 단풍경관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컸다. 여정은 전남대 수련원- 몽계폭포-사자봉 갈림길-사자봉-상왕봉-백학봉-약사암-영천굴-백양사로 약 4시간 30분 예정이었다. 길가에 감나무 과수원들이 많았다. 대단위로 꽃감을 말리는 풍경도 놀라웠고, 길옆에 가로수도 빨갛게 물들어 어린애처럼 마음을 들뜨게 했다. 남창골로 들어가는 입구의 이정표 단풍보다 사람들이 더 많았다. 더군다나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처음엔 앞 사람 등만 보고, 올라갔다. 개중에는 뒤에서 밀치듯 ..
만추 기온이 뚝 떨어진 후 가을이 무르익었다. 벌써 잎 떨어진 나목들도 눈에 많이 띈다. 산에 올라도 땀이 흐르지 않는다. 활동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점점 떨어지는 기온 탓에 다가오는 겨울철이 걱정이다. 개인적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 요즈음엔 겨울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배고픈 시절을 겪었던 사람들에게는 겨울은 시련이었다. 혹한기의 군생활도 지내기 어려웠던 고생이었고... 하늘이 참 맑다. 구름빛도 예쁘고, 황금색으로 바뀐 느티나무 잎새들도 푸른 하늘아래 빛나고 있다.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이 계절이 좀 더 풍요로웠으면 좋겠다.
공존 1. 동대문 운동장터, 조선시대 수문과 새로 지은 전시장이 과거와 현재의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2. 청계천의 전태일 다리. 우리나라 노동 운동의 선구자 전태일, 그는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에 분노하며 분신했으나, 오늘날 노동자들의 가슴속에 살고 있다.
따라 해보기 광화문 광장에 갔다가 taeddy님의 샷이 생각나서 따라해 보았다. 피사체를 보는 시각이 중요한 것 같은데, 내가 찍은 것은 영 마음에 들지 않있다.
단풍 속으로 단풍 속으로 가자 가자! 언덕을 넘어,고개를 넘어, 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몸도 마음도 붉게 붉게 물들어 간다.
덕수궁 뒷길 모처럼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다.덕수궁 정문에는 덕수궁 수문 교대식이 막 끝난 후였다. 덕수궁 돌담길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서울시청 별관을 지나 정동 교회, 서울시립문화관에 들려 전시회를 보고, 돌담길을 계속 걸어 덕수 초등학교를 통과하여 서울시 역사박물관까지 갔다. 맑은 날씨와 모처럼 깨끗한 공기때문에 걷는 일이 그리 힘들지 않았다. 이곳저곳을 거닐며, 뚜벅이 탐방을 했는데 의외로 재미 있었다. 북한산 둘레길만 좋은 산책길만은 아니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감리교회라는 정동제일교회... 서울시립미술관, 피카소전 포스터를 보고 들어 갔다가 미디어전을 관람하였다. 피카소전은 다음 전시회란다. 전시실 - 비디오 아트는 너무 어려워, 대충 둘러보곤 이동했다. 인상 깊었던 작품 "나는 칼 막스를 증오한다." -2..
경희궁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다가 시립미술관에서 "미디어 시티 서울 2010"을 관람했다. 사진들과 비디오아트 등 현대미술 전시회였는데, 그 내용이 난해하여, 이해하기 어려웠다. 비가 온다는 예보와는 달리 가을 하늘이 너무나 맑고 푸르러 뚜벅이 탐방 끝에 서울시 역사박물관을 거쳐 경희궁에 들렀다. 경희궁! 얘기는 많이 들었으나, 직접 방문해보기는 처음이어서 설레임까지 있었다. 정문인 흥화문 앞에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 사진을 포기하고 조금 더 걸어 올라갔다. 천막으로 꾸민 시립 미술관을 지나니 나타난 곳이 숭정문이었다. 궁궐치고 규모가 작아, 의아하게 생각했으나, 안내문을 보고는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은 일제의 만행이었다. 경희궁은 임란 후 광해군이 지어 사용했는데, 그 후 10대에 걸쳐 왕궁으로..
가을소리 어느 새 해가 짧아지고, 나뭇잎이 물들어 떨어진다.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도 벌써 기억 저편으로 물러갔다. 벌써 따스한 햇살이 그리워지는 것일까. 양지쪽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나뭇잎은 봄부터 여름내내 푸른 꿈을 키우며 새빨갛게 불타다가 이젠 떨어져 빗자루에 쓸려 치워진다. 자연은 한 해를 이렇게 명쾌히 마무리 지으며, 붉게 물들어 가는 나뭇잎 사이로 계절이 지나는데, 내 무거운 한 해의 업은 내 머리 위로 또 한 겹 쌓여 간다. 한 해가 저물며 지나는 소리에, 두보의 쓸쓸한 노래가 떠오른다. 전란을 피해 이곳 저곳으로 떠돌아 다니던 그가 49세 때 늙어가는 자신의 처지를 "江村(강촌)"으로 노래했다. 淸江一曲抱村流 (청강일곡포촌류) 맑은 강 한 구비, 마을을 안아 흐르고, 長夏江村事事幽 (장하강촌사..
망둥어 오형제의 소풍 연무로 살짝 흐린 일요일 오전, 궁평항 낚시터, 낚시꾼들로 인산인해였다. 바다 위에 설치해 놓은 낚시터 위에서 문득 바다를 내려다보니 망둥어 새끼 다섯 마리가 두 눈을 물 위에 내놓고 유유히 헤엄치며 사람구경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물고기보다도 사람들이 더 많은 듯하다. 낚시터 차양 아래에선, 벌써 아침술에 취한 노익장 세 분이 신문지 바닥에 깔아놓은 회를 안주로 얼마 남지 않은 소주병을 기울이며, 큰 소리로 우정을 과시하고 있었고, 방파제와 낚시터 곳곳엔 가족들이 은박 자리 위에서 음식을 먹으며 행복을 찾고 있었다. 좁은 방파제 위로 자동차는 쉬지 않고 들락거리고, 각종 주전부리 노점상들의 튀기고 볶는 냄새가 먼지들과 섞여 바람을 타고 스치며 지나갔다. 궁평항 공터, 천막 친 간이음식점의 각설이 품바타..
동네 반 바퀴 어제까지 뿌연 안갯속에서 며칠을 보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정신이 번쩍 났다. 눈 뜨자마자 바라본 창밖엔 구름 하나 없는 하늘이 파랗게 물들어 있고, 아침 햇살도 말갛게 내려 퍼지고 있었다. 그 덕에 눈에 보이는 세상의 윤곽이 뚜렷하여 정신이 번쩍 났다. 오후 두 시가 넘어서, 일을 보러 상가에 나갔는데, 바람이 제법 쌀쌀했다. 길가 가로수의 나뭇잎들이 바람에 꽃잎처럼 날리고 있었다. 일을 마치고, 동네 반 바퀴를 천천히 돌아, 뒷산에 잠깐 올랐다. 쌀쌀한 바람 때문에 땀도 나지 않았다. 등산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집으로 돌아올 쯤엔, 그 새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제천 정방사 천년고찰 '정방사' 소문만 듣고 가을 구경하러 불원천리 멀다 않고 찾아 갔는데, 정방사 가는 길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고속도로로 달려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나들목으로 나와 청풍명월단지부근을 거쳐 금수산 정방사 입구 2km 전 지점까지 갔다. 큰 길에서 좌회전해서 들어가자마자 비포장도로가 나오고 시멘트 다리를 지나니, 포장된 도로가 좁디좁은 1차선로였다. 때마침 정방사에서 내려오는 차량 4 대를 만나, 다리 위까지 후진하여, 사이드 거울까지 접은 뒤 교행하도록 했다. 좁은 1차선로 때문에 차를 되돌려 입구에 세워놓고, 2km의 산길을 타박타박 걸어 올라 갔다. 40분여를 걸어올라 갔는데, 시멘트 포장로라 산길다운 운치는 적었다. 다행하게도 도로 양편에는 큰 나무들이 빼빽하게 이어져 있어서 그늘을 만들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