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346)
장마의 끝 무렵 오후 들어 구름사이로 햇살이 났다. 장마의 끝무렵이라는 기상캐스터의 설명이다. 아직 여름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이번 여름은 작년보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 지루한 장마에 비해서 구름 모습은 제법 아름답기까지 하다.
방화수류정, 화홍문(여름) 장마가 그치지 않았는지, 오전엔 흐렸다가 오후엔 햇살이 따갑게 내리 비춘다. 7월도 막바지, 한 여름 중간이다.멸리 갈 수 없어 해질 무렵 화성 방화수류정에 나갔다. 더위를 피해 많은 사람들이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기울어 가는 햇살이지만 어찌나 따갑던지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다. 다행스럽게도 사진 찍는 분들이 더러 눈에 띄어 쑥스러움이 덜 했다. 그래도 아직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이 어색하고 멋적어 부자연스럽다. 연무대부터 창룡문으로, 창룡문에서성밖 산책로를 걸어 화홍문에 갔다. 가는 길에 햇살은 더욱 기울어졌다. 열기가 조금 가라앉아 이동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화홍문 아래 분수대에선 물을 올리지 않았다. 물 올라가는 모습이 아름답던데... 구름 모양이 예쁘다. 눈으로 보는 것만큼 잘 찍힐 지......
장마 잔뜩 흐렸던 날,먹구름 속에서 파란 하늘에 감격하여, 잠시 동네 사찰로 산책을 나갔었다. 변화무쌍한 하늘의 조화 속에, 맑고 푸른 하늘을 잠시라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냥 좋았다.
연꽃나라 관곡지 연꽃의 계절, 7월에 연꽃나라 관곡지에 다녀왔습니다. 초행이라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가다가 두 번이나 길을 놓쳐 조금 지체했지만,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햇살이 변덕을 부리는 무더위였지만, 관곡지의 연밭은 장관이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사람의 키만한 연잎과 꽃들이 온몸으로 하늘을 받치고 있었습니다. 급하게 연밭에 들어가 조심조심 연잎들을 헤치며 둑사이로 걷다가 이내 포기해 버렸습니다. 질척한 진흙땅을 감내하기 어려웠고, 울창한 연잎들을 헤치고 나갈 여력도 없었습니다. 연밭에서 나와 조금 걷자, 연 재배 시험장이 나타났습니다. 여러 종류의 연꽃을 감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내 생애 이처럼 많은 연잎과 꽃들을 본 적이 없었기에, 배고픈 줄도 모르고 연구경만으로도 포만감을 느꼈드랬습니다. 해바라기는 덤..
만화와 영화 차이 `이끼` 영화 '이끼'를 보고 왔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대단한 스릴러물이란 평을 듣고 영화관으로 달려갔죠. 영화관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닙니다만, 좋아하는 유해진씨의 연기가 신들린 듯하다는 얘기를 듣고, 두 말 않고 달려갔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어쩔 수 없이 싫어하는 앞자리 줄에서 대형 화면에 푹 묻혀서 보았습니다. 뒷자리 중앙 좌석에서 봐야 화면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제법 객관적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좌우간, 3시간여를 보았는데 정말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생리작용 때문에 중간에 한 번 화장실에 갔다 오기도 했는데, 그 시간도 아까웠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뛰어났습니다. 원작 속에서 노인으로 등장하는 ‘천용덕 이장’ 역할에 정재영과 이장의 수족노릇을 하는 김덕천역에 ..
용경협, 천단, 이화원 1. 용경협 만리장성 다음 행선지는 북경에서 85㎞ 정도 떨어져 있고, 자동차로는 1시간 정도 걸린다는 용경협이었다. 용경협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던 차라, 하나의 협곡으로 생각했었는데, 협곡을 가로막아 댐을 만들고, 댐 위에 보트를 띄워, 유람할 수 있도록 한 관광명소였다. 1973년에 계곡을 막아 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인공 호수(저수지)로, 중국과 홍콩이 합작으로 건설하였다고 한다. 댐 높이는 70m, 전체 면적은 119㎢, 총길이는 21㎞이란다. 1996년 댐 위에까지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생기면서 북경의 16 명소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7㎞를 운행하는 유람선이 특히 유명한데, 유람선을 타고 주위 절경을 감상하는 데 총 8시간 정도 걸린다. 협곡의 좌우로 기기묘묘한 봉우리들이 잇따라 ..
북경, 자금성, 정릉, 만리장성 1. 북경공항 오전 11시경 도착한 북경 공항, 하늘은 스모그 때문인지 뿌옇게 흐려 있고, 찌는 더위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청사 밖으로 나오자, 더위에 숨이 턱 막히었다. 스모그로 하늘이 뿌옇게 가려 답답했고 후덥지근한 것이 불쾌감이 밀려왔다. 점심을 먹으로 들른 북경 시내, 현대 아반테 택시들이 많이 보였다. 2. 천안문과 자금성 천안문 가는 길에 만난 도로 위의 승려들, 더운 날씨 탓인지 길거리에 주저 앉아 있는 모습이 몹시 지쳐 보였다. 천안문 앞 광장 중국의 상징인 천안문과 광장, 그 광활함에 놀랐다. 천안문 뒤 자금성 입구인 남문인데, 현판에 12간지를 써서 오문으로 표현했다. 천안문이 광화문처럼 궁궐의 정문이란 사실을 이곳에 와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왜 봉건적 산물인 청나..
연길, 두만강, 백두산 입국절차를 마치고 빠져나온 연길국제공항. 작고 아담했는데, 외양이 비행기 모양을 하고 있었다. 공항 밖 풍경 미니버스에 올라 여정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항을 빠져나와 대륙을 달렸다. 도로 양 편엔 가도 가도 끝없는 옥수수밭이 이어졌다. 드디어 도착한 곳은 두만강가 도문이었다. 중국에서는 투멘, 북한에서는 난양이라고 하는 표식이 서있었다. 공산주의 국가는 왜 별들을 국기에 다는 걸까. 북한 깃발의 상징적 의미는 무엇일까 나루 건너편이 바로 북한 땅이다. 강 폭이 약 100여 미터 정도나 될까. 대나무 뗏목을 타고 두만강을 유람했다. 전면이 북한 땅이다. 북한 땅 가까이 다가가도 사람들이 눈에 띄지 않았지만, 가슴은 콩닥콩닥 뛰고 있었다. 얼핏 숲 속에 몸을 숨기고 우리를 주시하고 있던 누런 군복의 인..
안성 청룡사 안성 최남단, 충청도와 경계를 이루는 곳, 서운면 청용리에 있는 청룡사. 저수지를 끼고 구불구불한 길을 돌아가면 1900년대 남사당 무리들이 겨울을 지내곤 했다는 사찰, 청룡사가 나타난다. 고려시대 1265년, 서운산 기슭에 명본국사(明本國師)가 창건한 절로, 창건 당시에는 대장암(大藏庵)이라 하였으나 1364년에 나옹화상이 크게 중창하고 청룡사로 고쳐 불렀다. 청룡사라는 이름은 나옹화상이 불도를 일으킬 절터를 찾아다니다가, 이곳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청룡을 보았다는 데서 유래한다. 절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계곡 건너 울창하게 우거진 숲 속에 자리하여, 절터 또한 풍수설을 모르는 문외한이라도 명당자리임을 한 눈에 알아챌 수 있을 것 같았다. 대웅전을 받치고 있는 기둥들은 곱게 가공한 목재가 아..
박지성도로 이제 월드컵 4강이 결정되었습니다. 우리에게 네 골의 큰 상처를 주었던 아르헨티나에게 독일이 네 골로 앙갚음을 해주었습니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우루과이가 4강으로 좁혀져 결승진출을 다투게 되었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월드컵 열기가 가라앉았군요. 사실 대부분의 국민들의 애국심에 방송사와 몇몇 업체의 장삿속이 편승하여 야단법석 떠들어댄 호들갑이었지만요. 아마 남아공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더 놀랐을 것 같습니다. 우루과이전에서 패배하고 돌아왔을 때, 거창한 환영식을 보고 무척 놀랐을 것 같습니다. 네 번 싸운 전적에서 이긴 것은 그리스전 뿐이네요. 총 4 전 1 승 1 무 2 패니까 화려한 성적은 결코 아니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1 승 1 무 1 패였었죠. 그때는 그 대회 준우승팀인 프랑스와..
서산 부석사 고려시대 건축묵물로 유명한 무량수전의 영주 부석사가 아니라 충남 서산에 있는 부석사입니다. 소재지도 충남 서산시 부석면입니다. 어쩌면 중국과 마주 보고 있는 이곳이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애절한 이야기의 실체가 깃든 곳 같기도 합니다. 일찌기 신라시대, 원효대사와 함께 중국유학을 준비했던 의상대사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습니다. 두 스님은 중국유학을 위해 당성 부근 산 속에서 노숙을 하다가 갈증이 나자 바가지로 물을 떠먹었는데, 날이 밝고 보니 그 바가지가 사람의 해골이었다는 것이죠. 이에 무상감을 느낀 원효대사는 유학을 포기하고 신라에서 민중 중심의 불교를 창시하고, 포교활동을 하게 됩니다. 반면에 의상대사는 중국으로 가서 원하던 유학을 하게 됩니다. 그 때 의상대사를 사모했던 여인이 생겼더랍니다...
바라춤 천태종의 본산인 소백산 구인사에서 본 바라춤입니다. 춤의 의미는 문외한으로서 알 수 없었지만 스님들의 춤동작과 평소 듣지 못했던 나발소리가 너무나 특이했습니다. 불교무용의 하나로 양손에 바라를 들고 빠른 동작으로 전진후퇴(前進後退) 또는 회전(回轉)을 하며 활달하게 추는 춤이다. 불가에서는 모든 악귀를 물리치고 도량(道場)을 청정(淸淨)하게 하며, 마음을 정화하려는 뜻에서 춘다고 한다. 춤의 종류는 천수(千手) 바라춤 ·명(鳴) 바라춤 ·사다라니(四茶羅尼) 바라춤 ·관욕게(灌浴偈) 바라춤 ·먹(막) 바라춤 ·내림(來臨) 바라춤 등 6가지가 있다. 무복(舞服)은 고깔에 장삼을 입으며, 타령 비슷한 장단으로 반주한다. 최근 속화(俗化)되어 임의로 무대에 올려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반염불 굿거리장단을 쓰기도 ..
정몽주 선생의 묘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 능원리에 있는 포은 정몽주(1337∼1392) 선생의 묘소입니다. 선생은 고려말 이성계 회유에 동조하지 않아 죽임을 당한 만고의 충신으로 알려져 있죠. 포은의 묘는 선생이 순절한 후, 개성 풍덕군에 묘를 썼다가, 후에 고향인 경북 영천으로 이장할 때, 경기도 용인시 수지면 풍덕천리에 이르자 앞의 명정이 바람에 날아가 용인시 모현면 능원리 이곳에 떨어지자, 영정이 떨어진 이곳에 묘를 썼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성계의 다섯 째 아들인 이방원(후에 조선조 태종)에게 자기편이 아니라는 이유로 타살된 포은은 만고의 충신으로 추앙을 받게 되고,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세우고 나라의 기초를 다졌던 개국공신 삼봉 정도전은 이방원의 왕위 쟁탈 정변 때 제일 먼저 피살된 후, 역적으로 몰려 그의 현란한..
淸明山길 우리 동네 뒷산 이름이 청명산입니다. 해발 190여 미터로 작고 아담한 산이지만 이곳 수원시 영통동과 용인 신갈지역에서는 제일 높고 유명한 산으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다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청명산도 개발의 참화를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능선을 뚝 잘라 도로를 내기도 하고 기슭을 파내고 아파트를 짓기도 하며, 산 중턱에 드믄드믄 철탑을 세우고 고압송전탑을 세웠습니다. 남북으로 길게 뻗어 광교산으로부터 이어온 주능선은 뚝뚝 도로로 잘려나가 생태계를 단절시켜 버렸지만, 오소리, 청설모, 다람쥐, 딱따구리, 꿩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징그러운 뱀도 있구요. 며칠 전 숲 속 오솔길을 걷다가 숲길을 가로지르는 뱀을 보고 등골이 쭈삣 선 적도 있고, 땅거미질 무렵엔 오소리 새끼 삼 형제와 맞닥친 적..
五月有感 푸른 잎에 내린 눈처럼 하얀 순수를 뽐내던 이팝나무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에 무슨 일이 있었지? 날씨가 어땠지? 벌써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집니다. 오월의 한 때를추억합니다. 오늘도 지나면 과거가 되고, 과거들이 모여서 인생이 되고 역사가 됩니다. 하루의 반듯한 일상들이 올바른 역사가 되겠지요. 모든 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 반듯한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회, 우리 이웃들이 분노에 차지 않고, 절망하지 않는 일상들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봄은 시들어 지나가고... 슬금슬금 다가왔던 봄은 언제 갔는지도 모르게 스멀스멀 사라졌습니다. 3월 말까지 눈 내리고, 날씨가 춥다 덥다를 반복하더니, 봄은 제풀에 사라져 이젠, 유월 중순 초여름에, 어느덧 30도를 오르내립니다. 동네 뒷산을 찾았던 봄도 예년과 달리 철 늦은 아카시아 꽃을 슬며시 피우더니, 이젠 코를 찌르는 밤꽃 향기를 남기고 떠나버렸습니다. 지난봄을 아쉬워 추억하며, 이제 그 흔적들을 더듬어 추억합니다. 시들어 떨어진 하얀 아카시아 꽃잎들의 잔해를 보며 이번 봄을 보내는데, 예년과는 달리 뭔가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추웠던 겨울 내내 그토록 기다렸던 봄이었는데, 활짝 피지 못하고, 희미한 흔적만 남기고 떠나갔습니다. 가뜩이나 어수선한 세상에 날씨마저 정체를 찾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여름지나 가을 오고..
꽃비빔밥 꽃을 밥에 넣어 비벼 먹는다? 기상천외한 꽃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예쁘고 아름다운 꽃에 고추장을 넣고 비빈다는 것이 불경스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시장이 반찬이라, 쓱쓱 비벼서 먹었습니다. 특이한 맛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름다운 꽃을 먹어서인지, 내 마음도 조금 환해진 것 같았습니다. 식물원에서 재배하는 먹는 꽃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너무 배가 고프고 경황이 없어, 꽃이름을 물어보지도 못했습니다. 1인분 6,000원 내고, 쟁반에 차려주면, 본인들이 알아서 가져다 먹는 셀프 식당입니다. 어려서 진달래꽃을 먹고 입술이 파래졌었던 기억과, 아카시아 꽃을 송이채 입에 넣고 훑어 먹다가 꿀벌까지 씹었었던, 까마득한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1. 꽃비빔밥, 된장국, 김치, 고추장이 전부입니다. 2. 다양한 꽃들..
외암 민속마을에서 1. 시집가는 날 처음엔 모델인 줄 알고 사진 찍는 걸 허락 받고,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런데, 초례청에 입장하며 혼례 올리는 걸 보고서야 실제로 시집가는 아씨란 걸 알았습니다. 연출 아닌 실제 상황이고,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라 망설이다가 축복하는 뜻으로 조심스럽게 올려 봅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좁은 가마 속에서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만, 신부의 표정이 너무 밝아 행복해 보였습니다. 신부는 근엄한 전통 혼례임에도 웃음을 듬뿍 머금어 보는 이들의 축복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2. 마을 풍경 입구에서 바라본 민속마을 전경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위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실제 사는 집들이란 점에서 박제된 민속촌은 아니었습니다. 낙안읍성처럼 잘 정리된 민속마을은 아니지만, ..
茶 한 잔의 여유 녹음이 우거진 古家만으로도 한가로움이 물씬 풍겨 나는데, 시원한 그늘 아래 정겨운 사람끼리 모여 앉아 차를 나누며 정담을 나누노라면 고달픈 인생사도 헛말이겠다. 앞뜰에 고즈넉한 노송 몇 그루와 연륜을 흠뻑 머금은 느티나무, 그리고도 여러 나무들... 그 사이를 맑은 물이 졸졸 흐르는 귀엽기만한 도랑. 조경에 대해서 문외한이지만, 나무들과 오래된 집, 맑은 도랑물, 그리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 풍경이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그 풍경을 아름답게 담아내지 못하는 내 능력 탓일 게다.
춘천 호반 1. 공지천변 2. 의암호 주변
1971, 춘천, 소양로 2가 시간이 멈춰버린 곳. 그것도 40년 동안이나... 강산이 바꿨어도 네 번 이상은 변했을 텐데...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없었다.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면 폐가처럼 돼버린 골목 안의 퇴락한 집모양에서나 가능할 일이었다. 골목길에 들어서서는 40 년 전에 내가 살았던 집 앞을 스쳐 지나갔다. 그동안 집주인도 몇 번은 바뀌었을 터, 낯선 사람들이 집 앞에 서서 뭣인가를 골똘히 의논하고 있었다. 집 앞에 가지런히 세워 놓은 화분에서 지금 주인의 부지런함을 조금 엿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달라진 것은 미닫이 문을 현대식 철문으로 바꿔 달아 놓은 것뿐, 골목 안 풍경도 옛날 그대로이다. 다만, 골목에서 조금 떨어진, 지붕 위로 보이는 아파트가 적어도 70년대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었다. 큰길에서 한 블록 떨..
江村 風景 과거의 추억을 한 웅큼 간직한 강촌마을엔 6월의 초여름 햇살이 시간 속에 멈춰있는 듯 했다. 곧, 경춘선 복선 전철이 완공되면 철도역이 폐쇄된다는 소문에, 퇴락해가는 강촌역사와,한무리 젊은이들을 쏟아내고 세월 속으로 사라질 열차를 바라보며, 시간 저편에서 스믈거리던 추억들을 끄집어 냈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였던 강촌역이 사라지면, 이곳은 어떤 모습으로 탈바뀜 될는지... 흑백사진처럼 가슴 속에 남아있던 젊은 시절의 추억들은 어디로 떠날는지, 잛은 시간 안에 복잡한 상념들이 춘천으로 사라지는 열차의 꽁무니처럼 스쳐 지나갔다.
운길산 수종사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까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수종사, 거기에 절에서 제공하는 향기 좋은 차 한 잔까지 공양받을 수 있는 곳, 수종사까지 길은 가파르고 험했다. 거친 시멘트 포장도로에 승용차 두 대가 겨우 교행할 수 있을 만큼 좁은 도로에 많은 차량들이 다녀서 먼지와 배기가스 냄새가 풀풀 솟아올랐다. 차량들이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서 거친 시멘트 도로와 타이어가 미끄러지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뿜어내는 굉음과 연기도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들에겐 고역이었다. 쉬엄쉬엄 올라가 절에서 내려다본 전경은 올라올 때의 괴로움을 한 순간에 씻어주었다. 때마침 차공양 시간이 끝나가 직전이어서 운 좋게 향기로운 차 한 잔을 얻어 마실 수 있었다. 오후 5시가 공양의 마감 시간인데, 다실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
주왕산과 주산지 1. 주왕산 국립공원 청송 주왕산을 일찌기 마음에 두었으나, 기회가 없어 미루던 차에 작정을 하고 한 걸음에 대달았다. 주왕산 입구에서 보이는 산세가 예사롭지 않아 벌써마음을 설레게 했다. 주왕산 주차장을 휘돌아 본 다음, 주차장 아래 다리건너에 있는 민박집을 예약하고, 차를 주차한 후 걸어서 주왕산 안으로 들어섰다. 입구에 돈을 받겠다는 대진사 직원들과 다소 실랑이를 한 후, 소위 문화재 관람료를 내고 산길을 걸었다. 천년고찰이라는 안내판이 있었으나, 불원천리 이곳에 온 것은 절을 보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지도 않을 절 관람료를 내라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설악산에서도, 치악산에서도, 등산객들에게 절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은 너무 파렴치한 일이라 생각한다. 절을 보고 가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할 일이..
광교산 이모저모 1. 노루목 오르는 계곡 2. 시루봉 정상 북쪽의 관악산, 북한산, 서울타워,그리고 청계산 북쪽 성남 방향(좌측이 청계산) 광교산 남쪽의 수원 팔달산과 화성 서장대, 화서문, 연무대 주변 서쪽의 군포 수리산 3. 상광교동 사방댐
광교산 파노라마 1. 광교산 시루봉에서 바라본 북한산(좌로부터 관악산, 가운데 북한산, 그 아래 남산, 맨 우측엔 창계산 망경대) 2. 광교산 시루봉 아래 암봉에서 바라본 동남서 방향(좌측의 용인 수지, 가운데 수원시전역, 우측 안산 서해 바다까지) 시계가 너무 좋아 광교산에 올랐는데, 구름이 있어 생각만큼 산뜻하지는 않았다. 벌써 숲이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기에 급경사 오르막길을 제외하곤 땀을 흘리지 않았다. 광교산 정상에 오르면 관악산과 청계산 사이의 북쪽 방면만 시계가 트였기 때문에 선명하게 나타난 북한산과 서울타워를 바라보다가 그 아래 수지 쪽 암봉인 수리봉으로 이동했다. 수리봉은 숲사이에 돌출되었기에 동서남쪽의 전망이 알망무제로 탁 트여 있다. 모처럼 깨끗한 시야를 즐기며 촬영을 했으나 결과물은 그다..
설악산 파노라마 1. 한계령에서 서북능선 삼거리를 오르며(클릭) 2. 서북능선 삼거리에서 중청봉 가며 돌아 본뒷방향 3. 끝청에서 뒤돌아 본 설악 능선(좌측 가리봉부터 우측 울산암까지) 4. 중청 산장 마루재에서 바라본 북설악
초파일 부처님은 참 좋은 날 태어나셨다. 하늘은 푸르고 신록이 우거진 가운데 아카시아 꽃향이 세상을 뒤덮었다. 자비로운 부처님의 사랑이 아카시아 향기처럼 온세상에 가득하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