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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물향기 수목원 날씨가 흐리고 차창엔 살짝 빗방울이 비쳤지만 봄향기를 위해 수목원을 찾았다. 궂은날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아침 일찍부터 붐비고 있었다. 온실 안 원숭이 조형물로 어린이들이 좋아했다. 어렸을 때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었던 바나나... 야외 조류장에서 만난 타조, 근접해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수족관 안의 철갑상어, 한 마리라 외로워 보였다. 흐리고 쌀쌀한 봄날씨였지만 많은 상춘객들이 가족들과 봄을 즐기고 있었다. 도심 가까운 곳에 아름다운 자연이 있어 매우 좋았다. 이곳은 경기도립 수목원으로 본디 임업시험장이었던 것을 수목원으로 꾸며 운영하기 때문에 주차료와 관람료도 저렴했다. 도시인들의 한나절 산책 코스로 매우 좋을 듯싶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 많은 학습자료를 마련하였기에, 아이들 자연학습장으로 좋..
死亡遊戱(사망유희) 번지점프를 해보셨나요? 남이섬에 갔다가 우연히 점프대를 발견하고는, 점프 순간을 지켜보았습니다. 허리에 맨 밧줄의 길이만큼 엄청난 중력의 속도로 떨어지다가, 수면 가까이에서 멈추는 순간, 밧줄의 탄성으로 다시 공중으로 솟구쳐 오른 후, 다시 떨어졌습니다. 몇 번의 출렁거림 후에 강 위에서 대기하던 배에 내려 지상 위로 올라왔습니다. 처음 점프할 때는 호기 있게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뛰던 사람들도, 다시 튕겨 오른 후, 다시 떨어질 때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습니다. 공수부대 제대한 친구의 말을 빌리면 점프낙하를 하면 할수록 공포감이 더하다고 하던데요. 떨어질 때 무슨 생각이 들지 궁금합니다. 죽음의 공포는 없었을는지... 스카이 다이빙 하는 사람, 페러글라이딩하는 사람들 역시, 추락의 공포를 극복했겠..
2010 03.... 3월 22일 오후... 3월 23일 오후 변화무쌍한 3월이다. '마지막 눈이겠지...' 하면 또 내리고, 또 내리고... 이번 겨울은 퍽이나 길다. 그래도 봄은 찾아들겠지. 많은 눈이 내렸음에도, 따뜻해진 날씨에 여기저기에서 봄꽃을 피운다. 오는 세월 막을 수는 없겠다.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봄기운에 심호흡을 크게 해 본다. 지루한 3월이지만, 그 3월도 벌써 끝나간다. 이제는 정말 봄이겠지.
동백꽃과 산수유 1. 동백꽃(생강나무 꽃) 2. 산수유 꽃 나는 약이 오를 대로 올라서 두 눈에서 불과 함께 눈물이 퍽 쏟아졌다. 나뭇지게도 벗어 놀 새 없이 그대로 내동댕이치고는 지게막대기를 뻗치고 허둥허둥 달려들었다. 가까이 와 보니 과연 나의 짐작대로 우리 수탉이 피를 흘리고 거의 빈사 지경에 이르렀다. 닭도 닭이려니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눈 하나 깜짝 없이 고대로 앉아서 호드기만 부는 그 꼴에 더욱 치가 떨린다. 동네에서도 소문이 났거니와 나도 한때는 걱실걱실히 일 잘하고 얼굴 예쁜 계집애인 줄 알았더니 시방 보니까 그 눈깔이 꼭 여우 새끼 같다. 나는 대뜸 달려들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큰 수탉을 단매로 때려 엎었다. 닭은 푹 엎어진 채 다리 하나 꼼짝 못 하고 그대로 죽어 버렸다. 그리고 나는 멍하니 섰다가 ..
동네 뒷산 눈길 높고 깊은 산 위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눈꽃들을 뒷산에 올라 풍성하게 보았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도 예전엔 볼 수 없 었던 엄청난 양이어서 작은 나무들은 휘어져 지표면에 끝이 닿았다. 내리던 비가 나뭇가지를 적시고, 그 위에 점도 높아진 눈덩이들이 쌓여 무게를 더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듯 발자국이 어지러웠다. 사람들의 발자국이 없는 골짜기엔 이름 모를 동물들의 발자국들이 외줄기로 찍혀 있었다. 너구리? 아니면, 오소리? 혹은 족제비는 아닐는지. 눈 내리면 가장 힘든 것이 산짐승들일 텐데. 동행했던 이웃은 이들이 불쌍해서 고깃덩이라도 길목에 매달아 줘야겠단다. 간혹, 쌀이나 옥수수 알갱이들을 산에 뿌려주는 분들도 보았다. 거룩하신 그분들의 마음을 헤아려보며, 자연에도 인색한 내 자신을 반성..
눈꽃망울 반쯤이나 벌어졌던 개나리 꽃망울에 눈이 쌓였다. 변덕스런 날씨에 개나리가 얼지는 않았을지 걱정이다. 포근한 봄기운에 고개를 내밀다 된 시련을 겪고 있다. 안쓰러운 마음으로 개나리 가지를 흔들어 눈을 털어보았지만, 개나리 숲더미 전체를 감당할 수 없음에 어찌할 수 없어 그만두고 말았다. 우리네 곡절많은 인생처럼 봄맞이하던 개나리도 역경에 빠져들고 말았다. 다행히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 눈들이 녹아내리기에 개나리도 곧 극복하겠지만... 한글학자셨던 일석 이희승 선생님의 수필인 "딸깍발이"한 구절이 생각난다. 가난한 남산골 샌님이 불도 지피지 못해 얼음장 같은 냉골에서 이불을 휘감고 오들오들 떨면서도 "요놈, 요 괘씸한 추위란 놈 같으니, 네가 지금 이렇게 기승을 부리지 마는, 어디 내년 봄에 두고 보자."라..
3월에 내리는 눈 3월에 내리는 눈은 서설이라던데, 서설치곤 너무 많이 내렸나 보다. 아침부터 출근길 교통이 말이 아니라는 뉴스에 걱정이 앞선다. 그럼에도, 눈꽃이 너무 아름다워 애들처럼 부랴부랴 카메라를 들고 뒷공원으로 나갔다. 비가 내리다가 그 위에 눈이 내려 나뭇가지마다 눈꽃이 수북수북 쌓여 피었다. 나뭇가지들이 눈무게를 감당 못해 부러질 듯 축 휘어져 지표면으로 늘어졌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핸드폰을 꺼내 모처럼의 진풍경을 이리저리 찍는다. 잠시나마 동심의 세계에서 순백색의 자연에 빠져 든다. 눈발이 차츰 가늘어지며 햇살도 조금 비친다. 이번 겨울의 마지막 눈일 것이라 생각하며 동네 공원 주변을 한 바퀴 돌아, 따스한 봄을 고대하는 마음으로 철 지난 자연의 성찬을 만끽해 보았다.
연오랑 세오녀 포항 구룡포 호미곶 연오랑 찾는 세오녀 그대 아침 바다로 나간 날, 그대의 그림자, 흔적마저 사라져 모든 것이 어둠 속 절망으로 바뀌어 하염없는 설움으로 하얗게 온 밤을 밝혔다오. 그대 돌아오지 않음에야 내 맘 속 그득했던 그대 자리에 몸 시려워 더운 날에도 전율하는 사시나무처럼 온몸을 나부끼며 찾아 헤맸다오. 어디로 가신 건가요? 어디에 계신 건가요? 수평선을 바라보며 소리쳐 불러봐도 돌아오는 것은 파도에 휩쓸리는 물거품뿐, 옆에 있어야 할 그대의 뜨거운 숨결 느낄 수 없는 이 커다란 외로움을 하늘님은 아실까요? 용왕님이 아실까요? 아아! 그대여! 내 사람, 연오랑이여! 바닷가 조그만 바위 위에 신발만 남겨 놓고 사라진 남편을 찾으며 아렇게 절규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보았다. 한반도의 최동쪽 호미곶에 세..
봄길 눈 녹은 삼나무 숲 저 편에 아지랑이라도 올라올 듯하다. 자동차 다니는 큰 길을 피해 삼나무 나목 사이를 걷는다. 오늘 햇살은 밝고 찬란한데, 바람이 차다. 예보에 의하면,비나 눈이 내린단다. 이번 겨울은 참 눈이 많이 내린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풍년이라지만. 그제 3월 1일 하루 종일 비가 내렸는데,또 내린다니, 생활이불편해진다. 가는 세월 막을 수 없다는데, 따뜻한 봄을 이렇게 기다리면, 오늘 하루들의 의미들이 적어진다. 그만큼 세월은 빠르게 지나가니, 내 인생사가 덧없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나는 소식도 별로 없고, 좋지 않은 경기와 어수선한 정치판 소식 탓에, 유난히도 눈이 많았던 이 번 겨울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천북 석화구이 가스불판에 생굴을 통째로 듬뿍 올려놓고 익어서 쩍 벌어진 굴을 집어든 후, 칼로 껍질을 따고 잘 익은 굴을 젓가락으로 쏙 빼서 먹는다. 요즘엔 대부도 쪽에서도 길옆에 비닐하우스 지어놓고 굴구이 한다고 간판을 걸어 놓았다. 그런데, 원조 굴구이는 바로 보령 천북 굴구이 단지이다. 굴을 굽다 보면 껍질이 탁탁 터지며 수류탄 파편 튀듯 사방으로 튀어 오르는데, 스릴까지 있다. 잘 익은 굴을 젓가락으로 집어 초고추장에 찍어서 소주 한 잔 안주로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보령시 천북항 겨울철엔 천북의 석화구이가 제맛이다. 가스불에 굴을 올려놓고 탁탁 튀는 굴껍질 가루를 뒤집어쓰며, 익혀진 굴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그 맛이 감칠맛이다. 7 0-80년대가 연상되는 풍경으로 주변의 상점들이 엉성한 철골구조의 가건물..
용인 미리내 성지(09.04.24) 가끔 방문하곤 하는 김대건 신부님을 모신 용인 미리내 성지. 주변의 자연이 아름다워, 전원풍경을 맛볼 수 있으며, 인근에 조병화 시인 기념관도 있다. 봄 여름 가을 풍경마다 아름다워,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도, 드라이브 후 산책하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