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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둥어 오형제의 소풍 연무로 살짝 흐린 일요일 오전, 궁평항 낚시터, 낚시꾼들로 인산인해였다. 바다 위에 설치해 놓은 낚시터 위에서 문득 바다를 내려다보니 망둥어 새끼 다섯 마리가 두 눈을 물 위에 내놓고 유유히 헤엄치며 사람구경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물고기보다도 사람들이 더 많은 듯하다. 낚시터 차양 아래에선, 벌써 아침술에 취한 노익장 세 분이 신문지 바닥에 깔아놓은 회를 안주로 얼마 남지 않은 소주병을 기울이며, 큰 소리로 우정을 과시하고 있었고, 방파제와 낚시터 곳곳엔 가족들이 은박 자리 위에서 음식을 먹으며 행복을 찾고 있었다. 좁은 방파제 위로 자동차는 쉬지 않고 들락거리고, 각종 주전부리 노점상들의 튀기고 볶는 냄새가 먼지들과 섞여 바람을 타고 스치며 지나갔다. 궁평항 공터, 천막 친 간이음식점의 각설이 품바타..
가을이 지나는 길목 4월까지 폭설이 내리고, 예년에 볼 수 없던 무더위에, 폭우까지 내렸던 변화무쌍한 금년이었다. 뜨거운 열기가 어느덧 사라지고, 기우는 햇살 사이로 가을이 스멀스멀 스며들고 있다. 가까운 뒷산에 올라 가을이 오는 소리를 듣는다. 나뭇잎들이 조금씩 노랗게 물들어 가고, 하나 둘 떨어져 길 위에 피곤한 몸을 눕힌다. 일부는 바람에 날려가고 일부는 등산객들에게 밟히고, 또 다른 일부는 저희들끼리 구석에 모여 웅크리고 지낸다. 하루가 다르게 나뭇잎이 떨어져 성글어진 나뭇가지 사이로 파란 하늘이 점점 넓어져 간다. 우리네 일상사도 또 그렇게 한 해가 지나고 있나 보다. 빨갛게 물들어 갈 단풍처럼, 한 해의 소망들도 그렇게 익어갔으면......
여행 스케치 1. 낙산해변 달맞이 저녁식사 후, 낙산 해변가 숙소에서 창문을 열고 바다를 바라보니, 달이 떠올랐다. 달이 밝으니 마치 해 뜨는 풍경과 흡사해 보였다. 바람이 차가운 해변에는 동해의 해풍을 즐기는 아베크족들, 몇몇이 눈에 뜨일 뿐,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2. 한낮의 낙산해변 낙산사를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창밖을 바라보니 아침 내내 자욱한 구름들이 활짝 걷혀 있었다. 날씨가 화창하고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서, 한여름의 풍경을 보는 듯했다. 햇살이 제법 따가웠으나, 이미 그 위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전날 오후에는 추워서 자동차 히터를 틀어놓고 운행하기도 했었다. 3. 미시령 남쪽의 울산암 미시령 터널을 통과하지 않고 일부러 고개를 넘기로 했다. 고개를 넘는 차들이 예상보다 많았다. 모두들 ..
저 푸른 초원 위에 답답한 도시에서 벗어나 한적한 시골에 살고 싶은 것이 아마도 도시인의 꿈은 아닐는지. 전원생활을 말로만 꿈꾸며,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강원도 원주 아래 녘, 그야말로 한적한 산속에 집을 짓고, 용감하게 사시는 지인이 계셔서 모처럼 한가한 연휴에 그 댁을 찾았다. 집을 짓기 전에는 험한 산 속이었는데, 터를 고르고, 축대를 쌓고, 그 위에 집을 세우니, 그야말로 자연 속에 하나 된 그림 같은 집이었다. 애초에 황토로 시공하다 자꾸만 주저앉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조립식으로 지으셨단다. 우거진 잣나무, 소나무 삼림 속에 양지바른 남쪽을 향하여 앉아 있는 집터는, 대번에 양지바른 사찰을 연상하게 했다. 그렇지 않아도, 웬 스님이 절을 짓는다고 웃돈 얹어 준다며 팔라고 했다고 전하신다...
가을 풍경 맑은 가을 하늘에 취해, 인근 저수지로 산책을 나섰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으나, 햇살은 여전히 따가웠다. 물 가까이 다가서자 비린내가 화악 올라온다. 저수지가에는 녹조가 띠를 이루고 있었다. 그럼에도 강태공들이 낚시로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 낚시터는 외래종인 '배스'가 많다고 들었었는데, 요즈음은 모르겠다. 저수지 주변의 산에 올랐다가 나무 그늘에 앉으니 바람이 땀을 식혀 주는데, 말 그대로 자연풍이었다. 문득 가을이 성큼 다가왔나 보았다.
한강 풍경 날씨가 좋아 한참을 고민하다가 한강 시민 공원에 나갔습니다. 자전거 타시는 분들이 그리 많은 줄 몰랐습니다. 대부분의 마니아들이 몸에 밀착된 복장에다, 핼맷을 착용하고, 마스크를 한 중무장한 모습에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경쾌하게 달려들 가셨습니다. 도보로 타박타박 걸어서 걸음을 옮기려니, 햇빛도 따갑고, 발바닥도 아프고, 배낭도 무겁게 느껴져 금방 지쳐버렸습니다만, 시원하게 펼쳐지는 강풍경에 눈이 무척이나 즐거웠더랍니다. 게다가 다리 양쪽에 전망대 카페까지 마련되어 있어, 경관을 즐기기에 썩 좋았습니다. 몇 년 전 겨울, 파리의 센 강에서 유람선을 타며, 주변의 휘황한 야경과 조명에 놀라워한 적이 있었습니다. 유서 깊은 건물들과 에펠타워에서 쏘아 비추는 조명발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센 강은..
상처(傷處) 9월 2일 아침 태풍 곤파스가 지나간 뒤, 오후에 뒷산에 올랐는데, 등산로가 모두 막혀있었다. 굵은 참나무와 아카시아 나무들이 빗물에 흠뻑 젖은 무른 땅과 자신의 몸에 불은 물의 중량을 극복하지 못하고, 거센 바람에 뿌리째 뽑혀 쓰러져 등산길을 막고 막았다. 지난겨울, 폭설이 내렸을 때도 나무들이 쓰러지긴 했어도 이번 곤파스의 위력에 비하면 별 것 아닌 성싶다. 쓰러진 나무들을 헤치고 우회하여 산에 올랐으나 곳곳에 쓰러지고 찢긴 나무들의 잔해가 사방에 널브러져 있었고 아직 여물지 못한 밤송이들이 허무하게 떨어져 뒹굴고 있었다. 그러나, 자연의 힘을 어찌하랴. 산 골짜기에 쓰러져 썩어가는 고목들, 그 고목들도 자연의 일부인 것을... 날씨는 아직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 먹구름 속에 소나기가 간간 내리다..
도심 속의 피서
소나기(2) PM - 12 : 22 : 43 PM - 12 :23 :02 PM - 12 : 38 : 13 PM - 01 : 01 : 24 금년에는 날씨가 너무 고르지 못합니다. 30도가 넘는 폭염에다 열대야 현상으로 숨쉬기조차 힘들어집니다. 외국에선 더위로 죽은 사람들이 부지기수고요. 러시아에서는 밀농사가 흉작이랍니다. 재빠르게 중국에서는 옥수수 사재기를 시작했다네요. 곡물값이 들썩거린답니다. 우리나라도 지금 농산물 값이 폭등하고 있잖아요. 슈퍼마킷에서 쌀값은 아직 오른 것 같지 않은데... 금년 농사가 잘 되길 바라야지요. 수입 곡물로 식량을 충당하는 우리나라이기에 걱정부터 듭니다. 괜한 청승이라구요? 아~ 비가, 소나기가, 폭우가 한바탕 지나고 가서 그런가 봅니다. 이런, 또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네요. 또 한 번..
소나기(1) 8월 5일 오후, 뜨거운 뙤약볕에 머리칼이 타는듯한 더위였습니다. 끈적한 습도가 충만한 가운데, 뭉게구름이 몰려다니더니 스콜처럼 비를 뿌려댔습니다. 빗방울의 포말들이 비늘처럼 튀어 오르고, 물보라가 바람에 날려가도흐르는 땀은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비 그친 뒤, 거짓말처럼 햇볕이 쨍 나고는, 달궈진 쇠를 물에 담글 때처럼 뜨거운 수증기가 대지 위에서 무럭무럭 피어올랐습니다.
장마의 끝 무렵 오후 들어 구름사이로 햇살이 났다. 장마의 끝무렵이라는 기상캐스터의 설명이다. 아직 여름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이번 여름은 작년보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 지루한 장마에 비해서 구름 모습은 제법 아름답기까지 하다.
장마 잔뜩 흐렸던 날,먹구름 속에서 파란 하늘에 감격하여, 잠시 동네 사찰로 산책을 나갔었다. 변화무쌍한 하늘의 조화 속에, 맑고 푸른 하늘을 잠시라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냥 좋았다.
연꽃나라 관곡지 연꽃의 계절, 7월에 연꽃나라 관곡지에 다녀왔습니다. 초행이라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가다가 두 번이나 길을 놓쳐 조금 지체했지만,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햇살이 변덕을 부리는 무더위였지만, 관곡지의 연밭은 장관이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사람의 키만한 연잎과 꽃들이 온몸으로 하늘을 받치고 있었습니다. 급하게 연밭에 들어가 조심조심 연잎들을 헤치며 둑사이로 걷다가 이내 포기해 버렸습니다. 질척한 진흙땅을 감내하기 어려웠고, 울창한 연잎들을 헤치고 나갈 여력도 없었습니다. 연밭에서 나와 조금 걷자, 연 재배 시험장이 나타났습니다. 여러 종류의 연꽃을 감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내 생애 이처럼 많은 연잎과 꽃들을 본 적이 없었기에, 배고픈 줄도 모르고 연구경만으로도 포만감을 느꼈드랬습니다. 해바라기는 덤..
만화와 영화 차이 `이끼` 영화 '이끼'를 보고 왔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대단한 스릴러물이란 평을 듣고 영화관으로 달려갔죠. 영화관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닙니다만, 좋아하는 유해진씨의 연기가 신들린 듯하다는 얘기를 듣고, 두 말 않고 달려갔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어쩔 수 없이 싫어하는 앞자리 줄에서 대형 화면에 푹 묻혀서 보았습니다. 뒷자리 중앙 좌석에서 봐야 화면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제법 객관적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좌우간, 3시간여를 보았는데 정말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생리작용 때문에 중간에 한 번 화장실에 갔다 오기도 했는데, 그 시간도 아까웠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뛰어났습니다. 원작 속에서 노인으로 등장하는 ‘천용덕 이장’ 역할에 정재영과 이장의 수족노릇을 하는 김덕천역에 ..
박지성도로 이제 월드컵 4강이 결정되었습니다. 우리에게 네 골의 큰 상처를 주었던 아르헨티나에게 독일이 네 골로 앙갚음을 해주었습니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우루과이가 4강으로 좁혀져 결승진출을 다투게 되었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월드컵 열기가 가라앉았군요. 사실 대부분의 국민들의 애국심에 방송사와 몇몇 업체의 장삿속이 편승하여 야단법석 떠들어댄 호들갑이었지만요. 아마 남아공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더 놀랐을 것 같습니다. 우루과이전에서 패배하고 돌아왔을 때, 거창한 환영식을 보고 무척 놀랐을 것 같습니다. 네 번 싸운 전적에서 이긴 것은 그리스전 뿐이네요. 총 4 전 1 승 1 무 2 패니까 화려한 성적은 결코 아니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1 승 1 무 1 패였었죠. 그때는 그 대회 준우승팀인 프랑스와..
바라춤 천태종의 본산인 소백산 구인사에서 본 바라춤입니다. 춤의 의미는 문외한으로서 알 수 없었지만 스님들의 춤동작과 평소 듣지 못했던 나발소리가 너무나 특이했습니다. 불교무용의 하나로 양손에 바라를 들고 빠른 동작으로 전진후퇴(前進後退) 또는 회전(回轉)을 하며 활달하게 추는 춤이다. 불가에서는 모든 악귀를 물리치고 도량(道場)을 청정(淸淨)하게 하며, 마음을 정화하려는 뜻에서 춘다고 한다. 춤의 종류는 천수(千手) 바라춤 ·명(鳴) 바라춤 ·사다라니(四茶羅尼) 바라춤 ·관욕게(灌浴偈) 바라춤 ·먹(막) 바라춤 ·내림(來臨) 바라춤 등 6가지가 있다. 무복(舞服)은 고깔에 장삼을 입으며, 타령 비슷한 장단으로 반주한다. 최근 속화(俗化)되어 임의로 무대에 올려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반염불 굿거리장단을 쓰기도 ..
淸明山길 우리 동네 뒷산 이름이 청명산입니다. 해발 190여 미터로 작고 아담한 산이지만 이곳 수원시 영통동과 용인 신갈지역에서는 제일 높고 유명한 산으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다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청명산도 개발의 참화를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능선을 뚝 잘라 도로를 내기도 하고 기슭을 파내고 아파트를 짓기도 하며, 산 중턱에 드믄드믄 철탑을 세우고 고압송전탑을 세웠습니다. 남북으로 길게 뻗어 광교산으로부터 이어온 주능선은 뚝뚝 도로로 잘려나가 생태계를 단절시켜 버렸지만, 오소리, 청설모, 다람쥐, 딱따구리, 꿩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징그러운 뱀도 있구요. 며칠 전 숲 속 오솔길을 걷다가 숲길을 가로지르는 뱀을 보고 등골이 쭈삣 선 적도 있고, 땅거미질 무렵엔 오소리 새끼 삼 형제와 맞닥친 적..
五月有感 푸른 잎에 내린 눈처럼 하얀 순수를 뽐내던 이팝나무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에 무슨 일이 있었지? 날씨가 어땠지? 벌써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집니다. 오월의 한 때를추억합니다. 오늘도 지나면 과거가 되고, 과거들이 모여서 인생이 되고 역사가 됩니다. 하루의 반듯한 일상들이 올바른 역사가 되겠지요. 모든 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 반듯한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회, 우리 이웃들이 분노에 차지 않고, 절망하지 않는 일상들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봄은 시들어 지나가고... 슬금슬금 다가왔던 봄은 언제 갔는지도 모르게 스멀스멀 사라졌습니다. 3월 말까지 눈 내리고, 날씨가 춥다 덥다를 반복하더니, 봄은 제풀에 사라져 이젠, 유월 중순 초여름에, 어느덧 30도를 오르내립니다. 동네 뒷산을 찾았던 봄도 예년과 달리 철 늦은 아카시아 꽃을 슬며시 피우더니, 이젠 코를 찌르는 밤꽃 향기를 남기고 떠나버렸습니다. 지난봄을 아쉬워 추억하며, 이제 그 흔적들을 더듬어 추억합니다. 시들어 떨어진 하얀 아카시아 꽃잎들의 잔해를 보며 이번 봄을 보내는데, 예년과는 달리 뭔가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추웠던 겨울 내내 그토록 기다렸던 봄이었는데, 활짝 피지 못하고, 희미한 흔적만 남기고 떠나갔습니다. 가뜩이나 어수선한 세상에 날씨마저 정체를 찾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여름지나 가을 오고..
꽃비빔밥 꽃을 밥에 넣어 비벼 먹는다? 기상천외한 꽃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예쁘고 아름다운 꽃에 고추장을 넣고 비빈다는 것이 불경스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시장이 반찬이라, 쓱쓱 비벼서 먹었습니다. 특이한 맛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름다운 꽃을 먹어서인지, 내 마음도 조금 환해진 것 같았습니다. 식물원에서 재배하는 먹는 꽃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너무 배가 고프고 경황이 없어, 꽃이름을 물어보지도 못했습니다. 1인분 6,000원 내고, 쟁반에 차려주면, 본인들이 알아서 가져다 먹는 셀프 식당입니다. 어려서 진달래꽃을 먹고 입술이 파래졌었던 기억과, 아카시아 꽃을 송이채 입에 넣고 훑어 먹다가 꿀벌까지 씹었었던, 까마득한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1. 꽃비빔밥, 된장국, 김치, 고추장이 전부입니다. 2. 다양한 꽃들..
茶 한 잔의 여유 녹음이 우거진 古家만으로도 한가로움이 물씬 풍겨 나는데, 시원한 그늘 아래 정겨운 사람끼리 모여 앉아 차를 나누며 정담을 나누노라면 고달픈 인생사도 헛말이겠다. 앞뜰에 고즈넉한 노송 몇 그루와 연륜을 흠뻑 머금은 느티나무, 그리고도 여러 나무들... 그 사이를 맑은 물이 졸졸 흐르는 귀엽기만한 도랑. 조경에 대해서 문외한이지만, 나무들과 오래된 집, 맑은 도랑물, 그리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 풍경이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그 풍경을 아름답게 담아내지 못하는 내 능력 탓일 게다.
춘천 호반 1. 공지천변 2. 의암호 주변
광교산 파노라마 1. 광교산 시루봉에서 바라본 북한산(좌로부터 관악산, 가운데 북한산, 그 아래 남산, 맨 우측엔 창계산 망경대) 2. 광교산 시루봉 아래 암봉에서 바라본 동남서 방향(좌측의 용인 수지, 가운데 수원시전역, 우측 안산 서해 바다까지) 시계가 너무 좋아 광교산에 올랐는데, 구름이 있어 생각만큼 산뜻하지는 않았다. 벌써 숲이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기에 급경사 오르막길을 제외하곤 땀을 흘리지 않았다. 광교산 정상에 오르면 관악산과 청계산 사이의 북쪽 방면만 시계가 트였기 때문에 선명하게 나타난 북한산과 서울타워를 바라보다가 그 아래 수지 쪽 암봉인 수리봉으로 이동했다. 수리봉은 숲사이에 돌출되었기에 동서남쪽의 전망이 알망무제로 탁 트여 있다. 모처럼 깨끗한 시야를 즐기며 촬영을 했으나 결과물은 그다..
설악산 파노라마 1. 한계령에서 서북능선 삼거리를 오르며(클릭) 2. 서북능선 삼거리에서 중청봉 가며 돌아 본뒷방향 3. 끝청에서 뒤돌아 본 설악 능선(좌측 가리봉부터 우측 울산암까지) 4. 중청 산장 마루재에서 바라본 북설악
초파일 부처님은 참 좋은 날 태어나셨다. 하늘은 푸르고 신록이 우거진 가운데 아카시아 꽃향이 세상을 뒤덮었다. 자비로운 부처님의 사랑이 아카시아 향기처럼 온세상에 가득하시길 바라며...
영상기자재전 등 1. 영상기자재전시회 2. 성공회 성당 3. 맥커리 사진전 4. 쌈지길
조팝꽃 겨울 가시 간밤에 보인 가시나무 앙상한 겨울 가시 하나 몸을 뒤집고 온몸을 뒤척이고 다시 뒤집던 내 여윈 가슴팍 찔러 종내 내 意識에 걸려 있다. 바람 불어 흔들리던 초승달 하나 보이지 않는 슬픔 안고 어둠 속 당신의 눈망울 속에 끝내 울고 있다. 안개 속에 잦아지는 街路燈처럼. 개울가 살랑이는 조팝나무 실가지 하나 어두운 햇살더미, 冬眠의 대지 위에 자꾸만 저린 눈 감지만 4월의 화사한 滿開를 꿈꾸는 것을. 계절은 아직도 기인 겨울 차가운 바람 속에 얼음보다 더 단단히 머물러 있건만 길게 누워 있는 傷處입은 내 의식 하나 가시나무 앙상한 겨울 가시 위에 움트는 것을.
황매화 조팝나무 찍으러 산에 올랐더니, 조팝꽃은 이제 몽우리져 한두 개 터트리고 있었기에, 그 대신 찾아 나선 것이 탐스럽게 피어난 황매화였다. 늘 그 자리에서 쓰러져 썩어가는 고목을 뒤덮고 피워낸 그 모습에서 올해도 유감없이 진정한 봄을 발견한다. 비록 날씨는 흐려 화창하진 않지만, 그토록 기다렸던 봄이었기에, 만발한 노랑꽃을 보고 비로소 온전한 봄기운을 느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