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푸른 초원 위에
답답한 도시에서 벗어나 한적한 시골에 살고 싶은 것이 아마도 도시인의 꿈은 아닐는지. 전원생활을 말로만 꿈꾸며,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강원도 원주 아래 녘, 그야말로 한적한 산속에 집을 짓고, 용감하게 사시는 지인이 계셔서 모처럼 한가한 연휴에 그 댁을 찾았다. 집을 짓기 전에는 험한 산 속이었는데, 터를 고르고, 축대를 쌓고, 그 위에 집을 세우니, 그야말로 자연 속에 하나 된 그림 같은 집이었다. 애초에 황토로 시공하다 자꾸만 주저앉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조립식으로 지으셨단다. 우거진 잣나무, 소나무 삼림 속에 양지바른 남쪽을 향하여 앉아 있는 집터는, 대번에 양지바른 사찰을 연상하게 했다. 그렇지 않아도, 웬 스님이 절을 짓는다고 웃돈 얹어 준다며 팔라고 했다고 전하신다...
한강 풍경
날씨가 좋아 한참을 고민하다가 한강 시민 공원에 나갔습니다. 자전거 타시는 분들이 그리 많은 줄 몰랐습니다. 대부분의 마니아들이 몸에 밀착된 복장에다, 핼맷을 착용하고, 마스크를 한 중무장한 모습에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경쾌하게 달려들 가셨습니다. 도보로 타박타박 걸어서 걸음을 옮기려니, 햇빛도 따갑고, 발바닥도 아프고, 배낭도 무겁게 느껴져 금방 지쳐버렸습니다만, 시원하게 펼쳐지는 강풍경에 눈이 무척이나 즐거웠더랍니다. 게다가 다리 양쪽에 전망대 카페까지 마련되어 있어, 경관을 즐기기에 썩 좋았습니다. 몇 년 전 겨울, 파리의 센 강에서 유람선을 타며, 주변의 휘황한 야경과 조명에 놀라워한 적이 있었습니다. 유서 깊은 건물들과 에펠타워에서 쏘아 비추는 조명발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센 강은..
꽃비빔밥
꽃을 밥에 넣어 비벼 먹는다? 기상천외한 꽃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예쁘고 아름다운 꽃에 고추장을 넣고 비빈다는 것이 불경스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시장이 반찬이라, 쓱쓱 비벼서 먹었습니다. 특이한 맛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름다운 꽃을 먹어서인지, 내 마음도 조금 환해진 것 같았습니다. 식물원에서 재배하는 먹는 꽃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너무 배가 고프고 경황이 없어, 꽃이름을 물어보지도 못했습니다. 1인분 6,000원 내고, 쟁반에 차려주면, 본인들이 알아서 가져다 먹는 셀프 식당입니다. 어려서 진달래꽃을 먹고 입술이 파래졌었던 기억과, 아카시아 꽃을 송이채 입에 넣고 훑어 먹다가 꿀벌까지 씹었었던, 까마득한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1. 꽃비빔밥, 된장국, 김치, 고추장이 전부입니다. 2. 다양한 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