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단
몇 년 전, 북경에 갔다가 중국 황제가 하늘에 제사 지내던 천단을 보고, 그 웅대함에 놀란 적이 있었다. 황제는 天子, 즉 하늘의 아들이니, 하늘과 소통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고종황제 때 하늘에 제사지내는 환구단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 실체를 본 적이 없어 매우 궁금했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환구단을 검색했더니, 소공동 조선호텔 뒤에 있었다. 독립된 지역이라는 느낌보다는 호텔의 한 구역같아서, 호텔과 거리가 먼 내 처지에 찾아 가는 것이 망설여졌다. 그래도 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상세히 검색한 후, 서울 시청으로 갔다. 가다 보니, 프레지던트 호텔 옆에 환구단 이정표가 있어서 화살표 방향대로 호텔 옆 호텔 주차장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50여 미터쯤 골목길 끝 부분의 계단을..
`곰치국`에 대한 단상
십여년 전, 삼척에 들렸을 때, 삼척에 사는 절친으로부터 곰치국 얘기를 들었는데, 비위가 약하면 먹기 어렵다고해서 겁먹고, 대신에 콩나물 해장국을 먹었었다. 그 때, 곰치국은 삼척에만 있었던 것으로 생소한 것이었는데, 불과 몇 년 후,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서, 오늘날엔 숙취해소용 음식 중 으뜸으로 꼽히고 있다. 엊그제 신문에서 송아지 한 마리 일만 원, 곰치 한 마리 12만 원이란 기사가 대서특필된 것을 보았다. 그 전엔 생긴 모양이 흐물흐물하고 흉칙해서,어물전 천덕꾸러기였던 곰치가, 이젠 없어서 못파는 귀하신 몸이 되었다. 4-5 년 전 낙산에서 1박하며 과음해서, 속초의 유명하단 곰치국집을 찾았는데, 문전성시 발 디딜 곳조차 없었다. 좁은 자리에 가슴펴지도 못하고 모잽이로 겨우 앉았는데, 아뿔사, ..